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오늘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 입니다. 설은 한 해의 첫 날로서 새로운 몸가짐과 정신으로 어른들께 세배하고 이미 돌아가신 조상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가끔은 마지막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2주간 성지순례를 다녀오니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그리고 탈상까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설에 뵐려고 했는데…
예전에 본당 신부님께서 항상 설이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이 자리에 있지만 다음 설에는 이 자리에 없을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이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십시오..”
가끔은 죽음을 생각하면서, 나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시작하고, 하루 하루를 시작한다면 축복 받는 나날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35 “여러분의 허리는 동여매고 등불은 켜놓고 있어야 합니다.
허리에 띠를 띠라는 이야기는 소아시아의 옷을 만드는 법과 입는 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의 옷은 길었기 때문에 여행을 할 때나 활동을 할 때에 옷자락을 들어 허리에 띠를 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허리에 띠를 띤다는 것은 일을 하기 위한 준비 혹은 일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뜻합니다.
등불을 켜 놓는 것은 밝은 데서 잘 보며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항상 기다리고 있는 종들처럼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이 세상 사물에서 이탈해야 할 것이며, 모든 소망을 하늘나라에 기울여야 한다고 가르치신 후, 지금은 착한 뜻을 가지고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에 잘 맞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이십니다.
36 여러분은 자기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과 같아야 합니다. 주인이 언제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든지, 와서 (문을) 두드리면 즉시 열어 주려고 말입니다.
히브리인은 밤늦게 혼인잔치를 벌이는(마태25,1) 습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을 영접하기 위해 종들을 등불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주인이 집을 비우고 있을지라도 돌아오는 주인을 맞아들이기 위해 모두 밤을 새워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임을 말씀하시는 것이요, 심판하러 오시는 예수님을 깨어서 영접해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은 오실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도 그분이 언제 오실지는 알지 못합니다.
예전에 부모님이 장에 가시면 아이들은 부모님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특히 설이나 추석을 앞두고 대목을 보러 나가시면 설빔이나 추석빔을 얻어 입었기에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부모님이 장에서 이것 저것을 사오시기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낼때, 그 하루가 어찌나 긴지…하지만 그 긴 기다림 끝에 오는 기쁨은(선물, 먹을 것, 입을 것…).
이처럼 예수님을 깨어서 기다린 제자들도 주님께로부터 축복을 받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 축복을 말씀해 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식사 시중을 들어 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생각이랑 전혀 다릅니다. 종이 주인을 맞이하고 대접해야 하는데 오히려 주인이 종을 대접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당신을 깨어 기다린 이들에게 당신 영광의 혼 몫을 부여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자들을 영예롭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37 복되도다,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기다리고) 있는 그 종들은! 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주인이 (허리를) 동여매고는 그들을 (식탁에) 자리잡게 하고 다가와서 그들에게 시중을 들어 줄 것입니다. 38 주인이 밤 이경이든 삼경이든 와서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종들을) 보게 되면 그들은 복됩니다!”
깨어 기다리는 종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이 받을 상이 더 할 나위 없이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주인은 그의 식사 시중을 들어 줄 것입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바와는 정 반대의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종이 주인처럼 대접받으며 주님이 그의 종처럼 처신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깨어 있는 이들에게 당신 영광의 한 몫을 부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광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나라에 환영하여 맞아들이는 이들을 위한 잔치에 비유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손님(깨어 기다렸던 자녀들)에게 시중을 들어 주심으로써 그들을 영예롭게 하실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처음의 그 아름다운 마음이 무뎌집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되고, 누가 열심히 하려하면 비웃거나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찰과 통회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늘 새롭게 하고 언제나 처음처럼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주인을 깨어 기다리는 자세입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마지막 날에 큰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또한 축복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연히 해야 될 몫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분을 찬미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며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나의 삶이어야 합니다.
예전에 신문에 자신의 개를 위해서 막대한 수술비를 지출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개는 좋은 애완용 개도 아니었지만 그가 퇴근을 해서 대문을 열면 항상 그 개가 반겨 줬다고 합니다. 주인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그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가족들은 그 개처럼 그를 맞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공부하기에 바쁘고, 아내는 텔레비전이나 모임에 바쁘고, 그리고 더러는 피곤해서 먼저 잠자리에 누워 있고…
그래서 언제나 변함없이 그를 맞아 주던 존재가 개였기에 그 개가 아팠을 때 막대한 돈을 들여서 그 개를 고쳐 주었다는 것입니다. 주인을 향했던 그 마음이 보상을 받았던 것입니다…
38 주인이 밤 이경이든 삼경이든 와서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종들을) 보게 되면 그들은 복됩니다!”
밤은 4시경으로 나뉘고, 제1시경은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제2시경은 9시부터 12시까지, 제3시경은 12시에서 새벽 3시까지, 제4시경은 그때부터 6시까지였습니다.
39 “여러분은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곧 도둑이 어느 시간에 올는지 집주인이 안다면 자기 집을 뚫도록 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40 여러분도 준비하고 있으시오. 사실 여러분이 생각지도 않은 시간에 인자는 옵니다.”
신앙인들은 늘 깨어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도둑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것을 깨우쳐 주십니다. 도둑은 기초 없이 맨땅에 세워진 집의 담 밑에 구멍을 파고 들어오려 할 때, 집주인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들도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를 정확히 안다면 틀림없이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이 오시리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가 언제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늘 깨어서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40 여러분도 준비하고 있으시오. 사실 여러분이 생각지도 않은 시간에 인자는 옵니다.”
요즘 유행어에 “편견을 버리십시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내년 설에도 살아 있을 수 있다는 편견을 버리십시오”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설을 지내면서 기뻤던 일과 결심했던 일,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봅시다.
2.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며 인사하고, 세배 오는 사람들에게 축복해 줍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