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 말을 새겨들어라.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마르 7,14-23)
며칠 전 레지오 단원을 오래한 본당에 자매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병원에
서 연도를 드리고 마침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중인 비신자 형제님을
남편과 함께 방문하였는데 잠시 자리를 비워서 기다렸다가 만나니 참으로 기
뻐하였습니다. 온전히 건강이 치유되어서 왕성한 직장생활을 무리없이 하고
이 기회에 하느님을 진정으로 영접하기를 기원하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입원 전 형제님은 산도 잘타고 운동도 잘하여 무리없이 몸관리를 잘해오고
모연구소 간부사원으로 최고의 지식층으로 큰소리 치며 살았는데 최근 경영
불안과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과로가 겹쳐서 그만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면서도 기도해 주는 것을 허락하고 반신불수의
몸으로 눈을 감고 기도드리는 모습과 대화를 나누면서 예전의 날카롭고 강한
힘이 느껴지던 모습은 간곳이 없고 나약하고 가련해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더럽히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으로 음행·도둑질·
살인 간음·탐욕·악의·사기·방탕·시기·중상·교만·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이라고 말씀하시지요.
참으로 이세상 삶은 짧기만 합니다. 너무나 짧은 삶을 출세를 위해서, 실적
을 위해서 무리를 하게 되고 욕심을 내다가 때로는 악의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뜻대로 되지않으면 방탕하다가 마음의 분노가 일고 마침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다 크고 작은
질병이 갑자기 찾아오거나 몸에 이상이 있을 때에는 불안해하며 믿고 의지
할 분을 찾아 희망의 빛을 간절히 애원하기도 하는 나약한 우리네 삶이지요.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이번 기회에 그 형제님이 좌절하거나 실망하
지 않고 이제 삶의 힘과 용기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만났으면 합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욕심없이 깨끗하고 맑은 마음으로 살 수없는 우리의 연약한
삶이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회개하고 마음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서는 성체안에
오시는 예수님을 자주 만나고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마음안에 가득
차 있는 악한 생각과 탐욕의 쓰레기로 인해서 악취가 나고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을 반성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산제사를 봉헌하는 삶을
청해봅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