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남에게 되어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루가 6,27-38)
오늘은 봄비가 소리없이 내립니다. 날씨마저 포근하니 한결 가깝게 봄
의 문턱이 다가온 것처럼 연록의 새잎이 그리워지는 주말입니다.
우리 집에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는 예로니모가 있습
니다. 수영도 잘하고 태권도도 잘하고 저학년때에는 천자문도 마치기도하
였지만 평상시 잘난척을 하지도 않는 성격과 늘 마음이 평화롭고 도무지
걱정이나 근심이 없는 천하태평입니다. 그런데 단점은 잘 잊어버리고 약속
을 정말 잘지키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밖에서 하기로 했는데 약속시간이 훨
씬지나도 돌아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도대체 한 두번이 아니어서 버릇을
고쳐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불도 다끄고 현관문도 열어주지않고 아무도
없는것처럼 해서 혼내주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늦은시간에 돌아와 초인종을 다급히 누르자 어른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초등생 마리아는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불안해하며 오빠가 불쌍하다고 소리
내어 우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사람이 없는 것을 아는지 초인종을 그만 누
르고 내려가는 오빠의 발자욱 소리가 나자 마리아는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서
는 아파트가 떠나 가도록 울며 오빠~~하면서 찾으러 다녔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을 살다보면 자녀는 부모가 다 마음에 들 수 없을 것이고 자녀
또한 부모가 다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솥밥을 먹는 가족들도 각자
의 개성과 사고의 차이가 많아 자신의 마음에 쏘옥 들기란 하늘에 별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관계속에서 살아가는 삶안에서 만나는
이웃들 모두가 내맘같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원망어린 투정을 할 때
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는게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여유가 있다면 모든 것이 그냥
그런대로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하지만 집안에 큰 행사를 앞두고 있고 또한
가정사에 어려운 일이 있다보면 각자의 개성과 사고의 차이가 싸움과 상처의
온상이 되는 듯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면 내맘같지 않은 사람을 원망하며 내
주변에는 왜 도움되는 사람이 없는건지 불만을 토하기도 합니다.
복음에서 "너희가 남에게 되어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라는 말씀
처럼 내가 진정 남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내가 바라는 만큼 나도 남에게
대해주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성찰해봅니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주
조금만 더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섬긴다면 보다 우리의
삶은 봄바람처럼 한결 가볍고 따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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