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의 삶을 생각한다

나는 마태오 복음의 행복선언에 대한 말씀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던 몇년동안 난 얼마나 이 말씀을 생각해 왔는지 ..
어머니에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안았던 나는
어머니만 보면 늘 화가 났었다.

그리고 병이 드신 후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마주 앉으면 웬지 모를 화가 나를 짓누르곤 했다.

6년전인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봉헌을 위한 33일간의 준비”기도를 하며 매일 묵상과 기도를 하고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사랑으로 어머니 손 한번 안잡아본 내가
언제부터인가부터 어머니 손을 잡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면서
진심으로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일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삶을 하나 하나 되돌아 보면서
한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겪어야 했을 인생 여정에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부잣집 외동딸로 곱게 자란 어머니는 너무도 일찍 결혼해
나이가 많은 아버지를 따라 강원도에 가서 살게 되셨다.
그 곳의 군수로 계시던 아버지와의 결혼 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던 같다.

큰언니를 배고 소양강에서 빠져 죽으려고 했을 때
굼틀거리는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고 삶을 택하셨단다.

그리고 강원도에서 본 농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농군 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와
70년 가까이 농촌 계몽운동에 몸바쳐 오셨다.

오랜세월 일제시대, 육이오,, 전쟁후의 농촌 살리기에
얼마나 애쓰셨는지…..우리들의 어린시절은 그 뒤에 가려져
너무 외로웠다…

그러나 이렇듯 옳은 일에 철저하게 자신을 투신하여 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버지가 남겨놓은 그 많은 재산도 자식을 위해 써보지도 못하고
오직 농촌 운동에 물거품처럼 사라져 갔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으셨다.
우선 나같이 못된 딸을 하느님 안에서 바꾸어 놓으시고..
아니 하느님께서 어머니를 위해 그렇게 이끄셨으리라….

치매로 정신을 놓아 버리셨지만
그 동안 갈라졌던 딸 다섯의 마음을 다 모으셨다.
어머니 임종하기 전부터 큰언니 내외가 와 있었고,,
미국에서 동생이 오고
사정상 오지 못한 둘째 언니는 거의 매일 국제 전화로…

그리고 함께 사는 동생도 거의 일년을 다른 일 다 제쳐놓고
어머니 돌보아 드리는데 온 힘을 다했다..

본당에서도 임종전 며칠 전부터 끊이지 않고 방문하여주는 신자들의 기도 소리
임종도 손주들 사위들… 온가족이 모인 가운데
임종기도와 성가 소리에 아주 고른 숨을 쉬시며 편안히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

장례 일정 중에도 많은 분들이 그 더운 여름에 하루에도 몇번씩 다녀 가며
연도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령회장님도 5년 임기동안 이렇게 많은 신자들이
장례일정에 참여 해 준 것은 처음보았다고 놀라셨다.

사회적으로도 (세군데 큰신문에 나왔었다)
신문을 보고 왔다는 예전의 동료들도 후배들,, 제자들도 있었다..

결코 외롭지 않게 임종과 장례를 치루며
나는 이 성경 말씀을 줄곧 생각했다..

하느님께서 이렇듯 돌보시는구나…..

이제 나흘 후면 (11/5) 100일이 된다.
연도를 매일 드리지만 난 슬프지 않다.
그리고 난 늘 성가 68번을 흥얼거린다.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에 계실 내 어머니 에스텔을 생각하며….

219.254.88.107 이 헬레나: 어머니 에스텔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복음말씀이 중복된 줄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묵상으로 함께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은저녁되세요 [11/01-19:31]
211.203.236.52 지나다가: 하느님께 감사! [11/0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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