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내쫓으시다
오늘 제자들 참으로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벙어리 영이 들린 간질병자 아이를 고쳐주려 했다가 고치지 못하고 망신을 당하고 맙니다. 제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나는 저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저런 기회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제가 가짜라는 것이 들통 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나의 모습을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같은 작은 믿음이라도 요구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런 믿음을 제 안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4 그들이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다볼산에서 돌아오셨을 때, 제자들은 몹시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었습니다. 군중들도 예수님을 기다렸고, 제자들도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제자들은 자신들의 능력 없음에 대한 변명이었을 것이고, 스승이신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율법학자들은 제자들의 무능력을 보고 스승까지도 매도하지 않았을까요?
15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군중들은 제자들과 이야기를 했지만 제자들의 답변과 치유능력은 그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그들은 예수님께로 달려옵니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상황 설명을 했습니다. 아휴. 부끄러워라. 그냥 예수님께 고쳐 달라고 할 것이지 제자들이 못 고쳤다고 왜 고자질을 하는 것인지…
그런데 지금 베드로 사도, 야고보, 요한 사도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그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체험하고 내려온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부탁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하지만 공동 운명체이니 함께 자신들의 부족한 신앙을 부끄러워해야 했을 것입니다.
저한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7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바로 벙어리 영이 들린 아들을 데리고 온 아버지였습니다. 이 아버지는 아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아이를 예수님께로 데려왔지만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예수님의 제자들을 만났던 것입니다.
18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의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했음을 탓하고 있습니다. 치유해 줄 수 있음을 믿었던 것이 아니라, 치유할 수 있으면 해 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제자들이 치유하지 못했다 해서 제자들에게 시비를 걸 필요는 없습니다. 제자들을 원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믿음을 탓해야 하는 것입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수님의 참된 사명과 권능에 대해서 깨닫지 못한 군중들은 예수님께 올바른 믿음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참된 믿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 속에 혼자 서 있는 고독감을 느끼시고, 그 괴로움에 짓눌리시는 예수님! 그분 말씀 안에는 슬픔과 노여움이 넘쳐흐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그분은 불행한 처지에 있는 이의 청을 한번도 외면하신 적이 없는데 갑자기 불평을 털어 놓으십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 전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셨고, 거룩한 변모를 하신 다음에 제자들에게 돌아온 상태입니다.
메시아의 고통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으나 사람들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였으며 제자들까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고통은 우리가 상상하거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고통은 사람들의 무거운 불신의 태도에서 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행동과 가르침에 대한 배은망덕에서 오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을 예수님께서는 홀로 기도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것입니다. 밤을 새워가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더욱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병자의 아버지와 군중들입니다. 병자의 아버지는 군중들과 함께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와서 고쳐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런데 군중들 중에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제자들을 조롱하는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제자들은 그들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고 당황했을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잘하는 것이 있어도 부담을 주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를 고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게다가 지금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라는 팀의 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태니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믿음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이 있었으나 아직 견고하지 못하니 흔들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신앙이 견고해지면 못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20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예수님께서는 아이에 대해서 물어보십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마귀는 주님께서 앞에 계심을 알아차리고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놀이터를 뺏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21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마귀가 들려서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부모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지 않았을까요?
22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아이의 아버지는 예수님께 고쳐 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실 수 있다면”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예수님께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예수님께 대한 신뢰가 크지 않습니다. 너무도 심한 병이기에 부족한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있습니다. 100% 가능하신 분이라는 것을.
그런데 가끔 신앙생활하면서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하실 수 있다면, 이것을 만약 해 주신다면… 부족한 마음입니다. 부족한 믿음입니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고 말씀하시자,
예수님께서는 아들을 위하여 간곡히 청하는 아버지를 측은히 여기십니다. 하지만 아이의 아버지의 믿음은 너무도 부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이의 아버지의 믿음을 키워 주십니다. 활짝 열어 놓을 것을 요구하십니다. 믿는 사람에게는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아이 아버지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24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그러자 아이 아버지는 즉시 큰소리로 고백합니다.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주십시오.”
나 또한 매 순간 믿음의 부족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쉬울 때만 그렇게 고백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경우는 잊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악령에고 호통을 치십니다.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말씀 한마디로 창조하신 것처럼 한 마디 명령으로 악령을 몰아내시고 아이를 살리십니다. 아이에게 붙어있는 악령은 말 못하고 듣지 못하게 하는 악령입니다. 생각해보면 말 못하고 듣지 못하면 나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용서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더 잘해보자고 말하지 못하는 것.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용서하겠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더 잘해보자는 말을 듣지 못하는 것. 그 사람은 바로 죽은 사람입니다. 바로 저 자신입니다.
26 그러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악령을 몰아내주시고, 나를 살려 주십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먼저 죽어야 합니다. 악령과 함께 하는 나를 죽이고, 예수님의 말씀과 함께 하는 나로 다시 살아나야 하는 것입니다.
27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쑥스러운 제자들. 머리를 긁적이면서 예수님께 왜 자신들이 악령을 몰아내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기본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기본기는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믿음이 생겨나고, 믿음을 통해서 예수님의 창조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2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기적을 의심하지 않는 믿음입니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예수님의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저 사람에게 신앙을 권유할 수 있을까?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에게 신앙을 권유할 수 있을까? 남들이 나를 비웃지는 않을까?
“……,”
신앙인이 해야 될 일은 인간을 변화시켜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완전한 신앙인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들어주실 것입니다.
믿음의 힘은 이 모든 것은 가능하게 합니다. 믿음의 힘은……,
3.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내가 믿음의 힘으로 행한 것들 중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함께 나눠 주세요
2. 예수님께 무엇인가를 청할 때 나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한줄기 의혹도 없이 굳게 믿습니까? 아니면 “해주시면 고맙구요. 아니면 말구요…”라는 약한 마음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