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합사건(2)

 



“가롤로야! 그 상자에는 아주 귀중한 것들이 들어 있단다. 그 상자 안에는 교회의 서적과 성물, 그리고 북경에 계신 주교님과 연락했던 편지들과 주문모 신부님의 편지가 담겨 있단다. 교회내에서는 중요한 것들이지. 그런데 그것이 박해자들의 손에 드러난다면 커다란 파장이 일어날 게야. 그 서찰과 관계된 모든 이가 죽음을 면치 못할 게야. 물론 이 아비도 마찬가지겠지. 그걸 보관하고 있던 필립보 형제도 마음의 부담이 컸겠지.”




“아버님! 그러면 제가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겨 놓을까요?”




“아니다. 그것을 이리로 가져오라고 해야겠다. 필립보 형제에게 연락하면 필립보 형제가 적당한 사람을 보낼 게야. 만일 내가 없더라도 너는 그것을 뒷마당에 묻어 놓도록 하여라. 그리고 박해가 잠잠해지면 성서나 교리 책들을 옮겨 적어서 다시 신자들의 성화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느니라.




“알겠사옵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이 박해에 불을 지피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상자의 운송은 임 토마스라는 형제가 맡게 되었다. 그런데 도중에 세상을 흔들어 놓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바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상자가 포졸들에게 발각된 것이다.




“잠시 그 지게를 내려놓아 보거라”




포졸들의 불신검문에 걸린 임 토마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상자를 소나무가지로 쌌는데 전체가 나뭇단으로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포졸들이 그것을 수상하게 본 것이다. 포졸들은 임 토마스가 지고 있는 짐에 밀도살한 쇠고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으리들! 왜 그러십니까요? 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요.”




“어서 짐을 내려 놓으래도!”




“나으리들! 왜 그러십니까요?




포졸들이 억지로 임 토마스의 지게를 벗기고 나뭇단을 풀어 헤치자 나뭇단 속에서는 상자가 나왔다.




  “네 이놈! 저 상자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느냐?”




  “나으리! 아무것도 아닙니다요. 주인어른의 심부름인데 제가 나무를 해오면서 속에 넣어둔 것입니다요. 이 속에는 책 몇권 밖에 들어있지 않습니다요. 그냥 좀 보내주십시오.”




  임 토마스는 포졸들에게 통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포졸들은




“일단 수상한 것 같으니 관청으로 가 보자.”




한성부사 앞에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상자는 열리게 되었다. 상자안에서는 성경과 교리책, 성물, 주문모 신부님의 편지 등이 쏟아져 나왔다.




“네 이놈! 너도 천주학쟁이렸다!”




한성부사의 날카로운 질문에 임 토마스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허! 이놈이 매를 맞아야만 정신을 차리겠구나. 여봐라! 형틀을 대령하라!”




“아이고 나으리! 살려주십시오”




임 토마스는 울면서 한성부사에게 매달렸다.


이 글은 카테고리: catholicdata2020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