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종(아우구스티노)의 체포(2)

 



“혹시 정약종 어르신을 체포하러 가시는 길이옵니까?”




“네놈이 누구길래 의금부의 일을 그리 소상하게 알고 있느냐?”




“저의 주인 어르신이 정약종 어르신이옵니다요. 좀 전에 말을 타고 지나치신 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분께서 마재로 당신을 찾으러 가신다면 멀리가실 것 없다 하시면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라고 하셨사옵니다.”




순간, 의금부 도사 일행은 귀신에 홀리기라로 한 듯이 아무 말도 못하고 움직이는 이도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잡으러 가는 사람이 그들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며, 죽을 줄 알면서 ‘나 여기있소’ 하는 사람이 자신들을 부르고 있으니…. 의금부 도사 일행은 좀 전의 위풍당당한 기백은 어디로 사라지고 김 방지거의 뒤를 따라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앞에 이르렀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말에서 내리면서 그들을 반겼다.




“어서들 오시지요. 제가 바로 정약종이올시다.”




의금부 도사 일행은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당당한 모습에 다시 한번 기가 죽어버렸다. 그들 중 우두머리가 정중하게 약종에게 말했다.




“난 의금부 도사 김기천이오. 어명으로 그대를 잡으러 가는 길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구려. 그런데 정말로 그대가 정약종이시오?”




“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당신들이 찾는 정약종이올시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정중한 태도에 포졸들은 정약종을 앞에 두고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저를 묶어서 끌고 가시겠사옵니까?”




“아니오. 어찌 당신을 묶을 수 있단 말이오. 당신은 그 말을 타고 의금부로 가면 되겠소.”




“베풀어주신 성의는 감사하오나 저는 걸어서 가겠습니다. 잠시 이 사람과 이야기 할 시간을 주십시오.”




의금부 도사의 허락을 받은 약종은 김 방지거에게 말했다.




“자네는 이 말을 타고 집으로 가서 내가 잡혀갔다고 이야기 해주게나. 그리고 아무걱정 하지말고 다만 내 안에서 천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달라고 전해주게”




김 방지거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와 김 방지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포졸들 사이에서는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난 천주학의 괴수는 산적 두목같이 사학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저 사람을 보니 사악한 구석이라고는 한군데도 없는 것 같네 그려.”




“쉿! 남들이 듣겠네. 자네도 천주학쟁이로 몰리고 싶나? 여보게! 어디 천주학쟁이들이 나쁜 짓을 했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나? 그저 벼슬아치들이 자기들 세력 다지기 위해서 잡아들이고 죽이는 것이라네”




“그럼 우리가 죄없는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있단 말인가?”




“저 사람을 보고도 모르겠나. 저 사람이 어디 죄 있게 생겼나? 그리고 죄 지은 놈들은 도망가기 바쁘지 않은가? 저 사람이 죄를 지었다면 도망가지 우리한테 자진해서 잡혀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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