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종의 심문(1)

 

긴 어둔 밤이 지나고 새 날이 밝아 왔다. 감옥안으로 들어온 한줌 햇살은 천주님께서 그들에게 용기를 주시는 듯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비추어 주었다. 날은 밝으니 약종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앞에 닥쳐올 것들이 무엇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천주님께 은총을 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초조한 마음이 일었던 것이다. 감옥문이 열리면서 포졸들이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권철신 암브로시오가 작은 소리로 약종을 불렀다. 이미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기력이 쇠진해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약종이!”




“예! 어르신”




“저들이 아마도 자네랑 임대인 형제를 원하는 듯 하군. 대질 신문이 있을 게야.”




약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임대인 토마스를 바라보았다. 그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려.”




“염려하지 마십시오. 어르신. 저는 토마스 형제가 저를 얼마든지 원망해도 할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임대인과 약종의 손을 꼬옥 쥐어 주었다.




“천주님께서 함께 하실 게야.”




“명심하겠습니다요. 어르신”




“죄인 정약종, 죄인 임대인은 밖으로 나오시오.”




약종과 임대인이 옥 밖으로 불러낸 형리들은 그들을 붉은 오랏줄로 묶어서 데리고 갔다.


권천신 암브로시오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히 기도했다.




“천주님! 저들에게 힘을 주소서”




약종과 임대인은 끌고 나간 그들은 형틀에 묶었다. 잠시 후 의금부사가 심문석으로 나와 약종과 임대인을 심문하였다.




“죄인 임대인은 듣거라. 지난 1월 19일 네놈이 체포되면서 압수된 그 상자가 정약종의 것이 맞느냐?”




임대인은 약종을 바라보았다. 약종은 다 말하라고 하는 듯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임대인 토마스는 약종에게 미안해서인 듯 고개를 들지 못하고 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죄인 정약종은 들어라. 지난 1월 19일 임대인으로부터 압수된 상자가 네 것이 맞느냐?”




“그러하옵니다.”




“그렇다면 그 안에 들어있던 천주학 서적이며 물건들도 네 것이 맞느냐?”




“그러하옵니다.




“그렇다면 서찰에 대해서 묻겠다. 그 상자 안에는 네 서찰뿐만 아니라 외국인 신부의 서찰도 함께 있었느니라. 조정의 허가 없이 외국과 교류하는 것이 대역죄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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