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성호긋고 술 얻어마신 신부님이야기…

윤종수  신부님의 “흑장미” 중에서 발췌


서울에서 동창 모임을 끝내고 기차를 타고 조치원에 가다가 식사시간이 되었다. 기차의 식당 칸으로 가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빈자리가 없었다. 마침 어느 부인이 앉은 테이블의 한쪽이 비어서 그녀에게 앉아도 되겠냐고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 부인이 내 얼굴을 보더니 그리 반갑지 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아마 내 얼굴을 보고 무서웠던 것 같다. 그 부인은 마지못해서 대답을 했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식사 전 기도를 바치고 먹었는데 그 부인이 내가 성호 긋는 것을 보고 그동안 바라보았던 눈빛이 달라졌다.


“저~ 신자세요?”


“아! 예. 신자입니다.”


“저도 신자입니다. 저는 대구 계산동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세요. 저는 조치원 성당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저도 대전교구 신부님들 몇 분 알고 있는데 지금 조치원 성당에는 어느 신부님이 계신가요?”


대답하기가 너무 어려운 질문이 나왔다.


“제가 본당 신부입니다만…”


“아이고. 신부님이셨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 뵙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신부님! 맥주 한 잔 하시겠습니까?”


“그러시죠…”


 성호 한번 그은 것이 앞사람의 경계하는 마음을 없애 주었고, 맥주 또한 한번 실컷 얻어 마시게 되었다……….


이하 생략……..


 



 

이 글은 카테고리: 사랑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