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실라” 그 이름을 사랑하기 까지…

찬미예수님!

오늘은 저의 세례명에 얽힌 이야기 하나 해 볼까 합니다
저의 고향은 다도해의 많은 섬 중 한 곳에 위치하고 있지요
목포에 가까워서인지 일찍부터 공소가 있어서 어릴적 부터 공소예절을
배우며 성당에 다녔던 것 같아요(그땐 공소인지도 몰랐으며 어쩌다 한 번씩 신부님이
오시는 날엔 학교에서 방송으로 알려주시고 담임선생님께서 성당에 다녀오라고
수업중에 보내주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딩시절 어린아이가 죄가 있으면
얼마나 큰 죄가 있다고 고백성사를 보기 위해 수업까지 걸렸던 건지….
요즘 선생님이나 부모님 같았으면 학생이 공부해야지 성당은 무슨 성당이냐 했을 것
같네요)
그렇게 고백성사며 주일미사등 성당행사에 열심히 쫓아다니며 신앙생활을 했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이 참 좋습니다
성당에 가는 것은 그렇게 좋았는데, 문제는 제 세례명을 가지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놀리시는 통에 그 이름 불리워지는게 너무 싫었던 것 같습니다
세례명이 외국 이름이라서 신기하게 느껴져서 그렇기도 했겠지만,
머리색이 노랗다고 해서 떼국에서 데려온거 아니냐며 놀리시던 기억이 아픈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그래서 누가 내 세례명을 부르면 일부러 대답도 안하고 못 들은척 지나치기도 했었는데
성인이 되어 취직이 되니 부모님께서 교적을 서울로 옮겨주시더군요
그런데 사무장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루실라”요 그런 세례명도 있나요? 하면서 자꾸
“루갈따” 가 아니냐 하시기에 “루갈따”는 저희 고모님 이름이며
루갈따와는 분명 다른 이름이라고 우겼지만, 기어이 사무장님 임의대로 교적에는 “루갈따”
라는 이름으로 올려놓으신 거예요
참다 못해 서울명동 성당 교육관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 보니 “루실라” 라는 세례명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축일 또한 10월 OO일 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더군요
시골 공소에서 지은 세례명이지만 제 실제 생일과도 비슷한 시기와 맞춰 지은 것만 보아도
시골 치곤 상당히 세련이고 뭔가 아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유독 그 사무장님만 자신이
모르는 세례명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토록 제 세례명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 놓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골에서 아주머니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사실부터, 서울 성당에서의 일 등등으로
세례명도 좀 시골스러운 이름이 있나보다 하며 제 세례명에 대해 어떤 자부심
같은걸 느끼지 못했었는데 (무식해서 용감한 시절인거 같죠?)
이 곳 사이버 성당에 와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세례명으로 올리는 글을 보면서 또한
부족하지만 이곳 저곳에 저도 함께 참여하게 되면서 부터
어느 순간 제 이름 석자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있죠…참으로 신기하게도 말입니다
글 한 줄을 올리더라도 알 수 없는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니 조심스러워 한 번 더
생각하고 쓰게 되더군요
직장공동체에서도 형제님이나 자매님께서 “루실라 자매님” 하고 불러주면 얼마나 다정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답니다

무엇이든 그런 것 같아요
먼저 스스로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 남도 사랑하게 되고 또한 사랑 받을 수 있듯이
먼저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사랑스럽게 여기니까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는 것도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루실라” 성녀님!
저로 하여금 성녀님의 동정 순교의 높은 뜻을 기리게 하시고
“루실라” 성녀님의 뜻을 따라 모든 삶을 긍정적이며 기쁘게 받아들이게 하소서!

스스로에게 “루실라” 라고 가만히 불러 봅니다
오늘밤 유난히도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제 자신의 세례명을 소중하게 느끼게 해 준 이 곳 사이버 성당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218.149.182.148 델리아: 루실라… 이름이 참 예뻐요… [05/11-22:52]
211.194.124.5 루실라: 델리아 자매님! 이쁘게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 [05/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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