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한 소년을 사랑한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소년에게 그늘이 되어 주었고, 그네가 되어 주었으며, 맛있는 열매를 주었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년이 어른이 되어 집이 필요하자 나무는 소년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자신의 가지들을 주었고,
그 소년이 멀리 떠나가려는데 배가 필요하자 자신의 몸을 베어 배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년이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을 때 등걸만 남은 나무는 그 소년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나무는 소년을 사랑했고, 소년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기에 행복했습니다.
비록 소년에게서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더라도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내어 준다는 것. 그것은 주는 이에게는 행복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
내가 그에게 무엇인가를 준다면 그도 나에게 무엇인가를 줄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나는 그에게 쉽게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믿지 않은 이들도 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극복하기 어려운 유혹중의 하나가 바로 “기대와 조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그에게 해주면 그도 나에게 그 이상의 것을 해주겠지. 하는 기대
나는 저 친구 싫어하는데 혹시 저 친구가 나에게 잘해준다면 나도 그에게 다가갈 용의가 있어. 또는 그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와는 어울리지 않겠어. 하는 조건.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조건 없이 베풀 것을 요구하십니다.
오히려 내가 무엇인가를 해 주어도 그는 나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더 잘 해주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친한 사람과만 어울리는 것.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과만 어울리는 것. 있는 사람들, 힘있는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 그래서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는 것.
그것은 믿지 않는 이들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역겹더라도 그에게 잘 해주는 것.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비록 상대방이 내 마음을 상하게 했고, 그가 나에게 진실하지 않으며,
나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도 않고, 가까이 가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에게 다가가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특별한 도움은 주지 못하지만
언제나 다른 이의 도움은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비록 그들은 나에게 갚아주지 못하겠지만 하느님께서 손수 갚아주실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이들은 멀리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들에게만 잘 해준다면 결국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은 내 안에서 만큼은 결코 이루어지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의 구원을 원하십니다.
오늘 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하느님의 심오한 구원계획을 찬양하는 것과 같이 하느님께서는 어느 누구도 멸망하기를 바라시지 않습니다.
비록 유다인들이 순종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순종치 않는 유다인에게서 결코 자비를 거두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 대한 당신 백성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끝까지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의 품성은 인간적 가치기준이나 사고방식으로는 헤아릴 길이 없기에 오늘 독서에서 사도바오로께서는 오로지 찬양을 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은 사람의 공로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무상의 선물입니다.
하느님께서 이처럼 나에게 자비로우시니 나 또한 그렇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삶은 무엇이 하느님의 뜻이고, 무엇이 선하고 그분께 맞갖고 완전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기대와 조건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행위는 결코 아닙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정성을 다하는 것도 하느님의 뜻은 아닙니다.
있는 사람에게는 아부하고 약한 이들에게는 함부로 대하고, 옳고 그름을 말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하느님 보시기에 옳은 삶은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구원역사를 완성하시려 한다 하면 나의 힘이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나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두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활짝 열고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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