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왕인지 어떤지를
묻는 사람에게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내 왕국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요한 18,36)
이 진리는 깊이 되새겨야 할 만큼 어렵습니다.
볼 수 있는 것이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기억을 계속해서 흐려 놓습니다.
'이 세상'이,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게 할 만큼 우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어안이 벙벙하고
더 나아가서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린아이가 죽게 되면 우리는 볼 수 없는
존재에게 고통에 찬 '왜'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집을 짓고 가정을 꾸미고
자녀들과 살다가 늙어서 혼자가 되고,
과거의 몰락을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있으며,
볼 수 없는 현실이 우리를 변모케 하여
지상의 현실로부터 떼어 놓기 위해 우리를
흡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지상에 머무리기 위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절망적으로 매달립니다.
지상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오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즉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죽음은 빛의 문턱에 들어서는 순간입니다.
죽음은 기다림의 상태요,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고,
불가능한 것에 대한 희망을 하느님께 거는 것이며,
사랑이신 하느님을 결정적으로
차지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