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성전
1. 계시(啓示)
영원한 행복의 원천은 하느님이다. 그런데 하느님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당신을
우리에게 보여주신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의 원천인 하느님께서 어떻게 당신을 알려
주고 계신가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1.1. 계시의 의미
계시의 의미를 살펴보면 계시라는 말은 어떤 감추어져 있는 것이나 가려져 있는
것이 자기를 드러내고, 나타내고 열어서 밝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계시는 거
룩한 존재가 자기 자신을 열어 밝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룩한 존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이고 자신을 감추어 두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거룩한 존재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거룩한 존재는 가끔 예외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때에는 어떤 일정한 장소
와 일정한 역사, 즉 때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는데 그럴 때에는 언제나 속된 것을 매개
로 하여 드러낸다. 일정한 사물, 나무나 바위, 하늘 등을 통하여 자신을 드러낸다. 이
때 인간은 이런 사물을 통하여 거룩한 존재를 체험한다. 거룩한 존재는 때로 일정한
사건과 그 사건에 관계된 인간을 통하여 자신을 열어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거룩한
존재가 자신을 드러낼 때에는 언제나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역사 안에 자신을 드러낸
다.
1.2. 계시의 성서적 의미
성서적 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거룩한 존재자인 인격신이 자유로이 자기 자신을
드러냈다는 것에 있다. 성서는 계시자이신 거룩한 존재 즉 거룩하신 하느님을 명확하
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계시의 성서적 특징은 역사적 행위 안에서 완성된다는 점이
다. 이것은 거룩한 하느님이 시간의 제약 안으로 들어오셔서 천천히 점진적으로 인류
에게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것이다. 구약 성서에 보면 거룩하신 분이신 하느님이 모세
에게 나타나시는 장면이 있다. 이는 하느님이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모습이다. 여기
서 중요한 것은 모세가 하느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먼저 모세에게 당신을
드러내셨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아울러 그 장소도 거룩한 공간이 되고 있다. 구약 성
서에는 이런 하느님의 계시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실질적인 삶이었으며 생존이었
음을 말해 준다.
신약 성서 안에서 하느님의 계시는 나자렛 예수의 인격 안에 현존한다. 예수 그
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 당신을 드러내신 자기 계시의 절정이자 완성인 것이
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공적 계시는 완결된 것이다.
1.3. 계시의 교의(敎義) 신학적(神學的) 의미
계시의 교의 신학적 의미는 그 내용은 성서적 의미와 다를 것이 별로 없다. 왜냐
하면 신학은 언제나 성서에 그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계시는 세상을 넘
어서 계신 하느님께서 스스로를 열어 보이시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초자연적인 말
씀인 계시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일 때 그 계시를 \’공적 계시\’라 부르고, 한 개인에게
해당될 때에 \’사적 계시\’라고 부른다.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교부들은 그리스도가
하느님 공적 계시의 절정이고 종결임을 선포했다. 그러므로 계시의 확실한 선포는 마
지막 사도가 죽으면서 끝났다고 말한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신 것이
다. 따라서 계시는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나자렛 예수의 인격적인 현존 그 이상을 넘
어 설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의 완성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곧 하느님을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계시가 드러나는 장소는 바로 교회이다. 사람들은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계시
의 성서적인 증거들을 계속 현실화시키면서 또 새롭게 전해 주는 것이다. 이는 계시가
성서적인 증거에 기초하고 있지만 교회를 통해 전해 오는 성전들 속에서도 드러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성전은 성서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
께서 사도들을 통해 전해졌을 것이라고 교회가 믿는 것들이다. 이렇게 계시가 전해져
온 성서와 성전은 그 시대 상황과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시대에 따라 근
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해도 약간의 해석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수
된 성서와 성전의 올바른 해석은 교회의 교도권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석
에 차이가 있으면서도 우리 교회는 갈라지지 않고 하나인 교회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2. 성서에 대한 이해
2.1. 계시의 이중적 성격
하느님이 당신을 열어 보이는 계시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것을 보여주시는 것과 인간의 것을 당신의 것으로 삼아 주신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자기 계시는 우리들에게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계시의 가장 핵
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하느님을 가장 잘 계시해
주신 분이었다. 동시에 그 분은 참 인간으로서 인간의 모든 상황을 취하셨던 분이다.
하느님께서 인간들의 상황을 당신의 것으로 취하셨다는 사실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해 주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이 세상에 사시고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
고 인간과 같은 삶을 사신 후에 그 인간들을 구원하시는 것이 하느님의 계시였던 것
이다. 그러므로 이제 인간의 상황은 어떻게 달리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며 그리스도
를 통하여 구원될 수 있고 해방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 그리스도의 삶과
메시지를 우리는 성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는 그저 이스라엘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을 알
려주신 것들을 기록한 것이고 인간의 상황에 동참하시는 하느님의 이야기를 서술한
책들이다.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고 인간이 해방되고
구원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글자 그대로 거룩한 책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를 대
하는 우리의 태도는 정성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2.2. 성서의 개괄적인 내용
구약과 신약이라는 낱말을 보면 구약은 옛 약속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약
즉 새로운 약속에 대하여 생겨난 말이다. 신약 성서가 생기기 전에는 성서하면 구약만
을 의미했을 것이다. 구약과 신약의 경계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전후로 나누
어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지 전이 구약이며, 태어나면서부터가 바로 신약인 것
이다. 그러므로 구약은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타락한 인간들이 구원자이신 메시아를
기다리는 구원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으며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복음 선
포와 죽음 그리고 부활 승천 후 성령의 강림으로 설립된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사도
들의 모습을 알려주면서 끝으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열망하는 내용으로 끝내
게 된다.
구약 성서는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대로 창세기 1 장 1 절부터 순서대로 기록
된 것은 아니다. 기원 전 1200 년경부터 기원 후 100 여년에 걸쳐서 기록된 책이다. 처
음에 이스라엘 민족들은 한 군데에 정착하여 살던 민족이 아니고 떠돌아다니며 유목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가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유목 생활을 하다 보니 그들은 이민족으로부터 침략을
받을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왕도 없었고 군대도 없었기 때문에 많은 피
해를 받았다. 그래서 왕을 세우고 이민족들의 침입에 대비하게 된다. 왕이 탄생하고
군대가 조직되면서 이스라엘은 이민족들의 침입에 방어할 수는 있게 되었지만 세금을
내야 했고 군대에 가야만 되었으며 권력의 횡포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
들의 원래 역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등을 생각
하게 되었고 결국 출애굽을 생각하게 된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은 너무나 무기력한
상태였지만 강한 이집트 군대를 무찌를 수 있었다. 그것은 오로지 야훼 하느님의 역사
적인 개입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야훼 하느님과 자신들에 대한 역사를 회고해 보면서 구전들
을 모아 한 줄 한 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구약 성서가 글로 기록된 배경인 것
이다. 그리고 그 후에도 이스라엘은 중동의 한가운데에 위치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이
민족들의 침입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귀양을 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들
은 자신들을 반성하고 그 모든 것들이 하느님께 대한 불충의 결과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하느님께 탄원도 하고 원망도 하며 때로는 찬미와 감사를 드리기도
하였다. 그 모든 것들이 구약 성서를 형성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2.3. 신약 성서는 어떻게 기록되었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아무런 기록도 남겨 주시지를 않았고 역사적 사건인 예수 그리
스도의 죽음과 부활만이 있었다. 그러므로 1 단계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들
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구전의 단계가 있었을 것이다. 즉 부활을 통해서 비로소
그 분의 행적과 사건들이 중대한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깨닫고 그 분에 대한 신앙이
형성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야말로 사도들의 선포 내용
이며 신자들의 신앙 내용이었다.
다음으로 2 단계는 문서로 기록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제자들도 죽어
가고 곧 도래하리라 믿었던 종말과 심판이 지연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 공동체
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 세상 안에서 더 확고히 보전하고자 할뿐만 아니라 신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또 로마의 교회에 대한 박해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공개적으로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서의 필요
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서의 필요성에 따라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모아서
기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3 단계는 신약 성서의 완성 단계로 편집 단계이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신자들로 하여금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믿게 하고 그 믿음 가운데서 올바
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려 하였다. 따라서 그들의 목적은 이미 전해져 오고 있는
기록들을 가지고 그 당시 공동체의 필요성에 의해 역사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선교
적, 교육적, 신앙적인 내용으로 편집하는 것이었다. 신약성서는 예수의 전기나 교회의
역사를 적은 것이 아니라 선교, 교육, 신앙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만을 요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 후 이런 편집단계를 거쳐서 신약 성서의 정경화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정경화 작업에서 대전제가 되는 것은 교회가 신약 성서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리스도
교적인 문서들이 교회의 구체적인 필요와 요구에 의해 기록되기 시작하면서부터 1 세
기 후반 경에는 수많은 서신들, 수많은 복음서들, 수많은 행전과 계시록(묵시록)들이
많이 나타나 초대 그리스도교인들 사이에 널리 유통되고 이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수많은 문서들의 출현은 교회 안에서 새로운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많은
문서들 중에는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앙과 경건한 생활에 유익을 주는 것도 많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위협하는 이단적인 문서들도 발생하여 혼란을 가
져오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올바른 경전 즉 정경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리스도교 신
앙과 생활의 표준이 될 수 있고 또 교회 안에서 어디서나 통일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 확정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기준 즉 그
책들이 사도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게 되었다. 사도성이란 사도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또 책의 내용이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가 등이 기준이 되
어 정경을 확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러 지역 교회의 의견이 일치되어 정경 27 권이 확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즉 393 년의 종교 회의와 39 년 성 아우구스티노 주관 하에 열린
3 차 아프리카의 카르타고 종교 회의에서 신약 성서 27 권이 그리스도의 정경으로 확
정되게 되었다.
이처럼 성서는 많은 책들이 모인 총서인 동시에 한 권의 책이다. 성서는 많은 책
들이 모여서 이루어졌는데 구약이 46 권이고 신약이 27 권으로 모두 73 권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성서는 어떤 한 사람에 의해 쓰여진 것이 아니고 또 단 시간에 의해 쓰
여진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작성되고 편집되
고 확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를 대할 때는 이런 배경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것이고 그저 단순히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연구와 묵상을 통해서 그
시대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하느님께로 다가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4. 성서의 목록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원 전 3 세기와 2 세기 경 알렉산드리아 지방을 중심으로
성서를 그리스어로 번역을 할 때에 지금의 성서와 같은 목록을 확정하였다. 그런데 기
원 후 90 년 팔레스티나 북부 해안 쪽에 위치한 얌니아란 곳에 모여 랍비 회의를 열고
그들의 경전을 다시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그리고 그 때에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
는 구약 성서 중에서 제 2 경전에 해당하는 것을 삭제하였다. 그래서 개신교에서도 이
를 따라 제 2 경전을 자기들의 성서 목록에서 빼 버렸고 39 권만을 성서의 목록으로
정하였다.
가톨릭 교회가 정경으로 여기는 구약 성서는 모두 46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
약 성서의 제일 앞부분은 보통 모세 오경이라고 하는 율법서 5 권이 있다. 그 이름은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이다.
다음은 예언서로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역사와 설교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21 권이다. 그 이름은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 상ㆍ하, 열왕기 상ㆍ하,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디야, 요나, 미가, 나훔, 하바꾹, 스바니
야, 하깨, 즈가리야, 말라기 등이다.
성문서는 율법서와 예언서 이외의 책으로 이스라엘의 역사나 시, 철학들의 내용
으로 13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이름은 시편, 욥기, 잠언, 룻기, 아가, 전도서, 애가,
에스델, 다니엘, 에즈라, 느헤미야, 역대기 상ㆍ하 등이다. 그리고 제 2 경전이 있는
데 총 7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이름은 토비트, 유딧, 지혜서, 집회서, 바룩, 마카베
오 상ㆍ하 등이다.
신약 성서는 그리도교인의 성서로써 먼저 4 권의 복음서가 있다. 마태오, 마르
꼬, 루가 복음을 공관 복음서라고 한다. 이들은 비슷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
이다. 그리고 역사서에 해당하는 사도행전이 있는데 이 사도행전의 저자는 루가로
서 루가 복음의 속편으로 썼을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편지글에 해당하는 서간 성서들이 21 권이 있다. 그 중에 바울로 사도가
직접 썼을 것이라고 보는 친서가 8 권으로 그 이름은 테살로니카 전ㆍ후서, 갈라디아
서, 코린토 전ㆍ후서, 로마서, 필립비서, 필레몬서 등이다. 그리고 바울로의 친서는 아
니지만 가명 서간이라고 불리는 서간이 5 권이 있는데 그 이름은 에페소서, 골로사이
서, 디모테오 전ㆍ후서, 디도서 등이다. 그리고 예외적인 것으로 히브리서를 포함하여
바울로 서간을 총 14 권으로 보는 설도 있다. 그리고 공동 서간 혹은 가톨릭 서간이
라고 불리는 사도들의 서간이 7 권 있는데 그 이름은 요한 1ㆍ2ㆍ3서와 베드로 전ㆍ
후서, 야고버서, 유다서 등이다. 그리고 묵시록이 한 권 있다. 이렇게 해서 신약 성서
는 총 27 권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73 권에 이르는 성서들은 바로 우리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는 말씀을 담
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성서를 가까이 하는 것은 우리 신앙 생활의 기본이라 할 것이
다. 그러므로 많은 기회에 자주 성서를 공부하고 익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6. 성서의 내용
2.6.1. 구약성서의 내용
모세 오경의 첫 권인 창세기는 우주 창조, 인류와 종교의 기원, 아브라함의 선정
및 그 후손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출애굽기는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이
압박 받던 이집트에서 구출되어 나오는 이야기이다. 레위기는 제사, 축제일, 사제 등
에 관한 규율을 적고 있다. 민수기는 이집트에서 나온 이스라엘 민족의 약 40 년 동안
의 유랑 생활에 대한 기록이다. 인구 조사로 각 민족의 수가 많이 나오므로 민수기라
고 한다. 신명기에서 모세는 정착지에 다다른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느님의 계명을 잘
지키라고 다시 한 번 부탁을 한다. 그러므로 신명기란 말은 제 2 의 율법 혹은 율법
반복을 뜻한다.
다음으로 여호수아기는 모세의 계승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가 되
어 정착지로 들어가 자리잡은 것에 관한 기록이다. 판관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
스라엘 열두 지파는 왕이 없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으로 연결되어 있던 중, 신앙이 냉
각되면 적의 공격을 받고 그러면 하느님께서 그들 중에 지도자를 나게 하시는데 이들
을 판관이라고 하며 그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 다음에 나오는 룻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판관 시대의 어떤 히브리 사람이 기근을 못 이겨 자기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을
데리고 이교인 지방에 가서 살다가 자기 두 아들을 이방인 여자와 결혼시킨다. 그리고
는 자기도 죽고 두 아들도 죽는다. 고독하게 된 나오미가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귀향할
때 이교인 며느리 룻이 따라와 효성으로 그를 섬긴 이야기의 기록이다. 룻은 바로 다
윗 왕의 증조모이고 예수 그리스도는 이 다윗 가문에서 나실 것이므로 이후 구약 성
서는 이 다윗 가문에로 집중된다.
사무엘 상권부터 열왕기 하권까지의 이야기는 기원 전 1095년에서 586년의 이스
라엘 왕국의 역사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인 다윗의 왕권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
사무엘 하권에는 다윗이 등장하고 그에게 영원한 왕좌가 약속된다. 열왕기 상권에는
야훼의 성전, 솔로몬의 즉위, 그의 권력과 지혜 왕국의 분열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
고 열왕기 하권에는 남국 왕조의 최후와 아시리아에 의한 이스라엘의 포로, 바빌론에
의한 유다의 유배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상의 구약 성서 12 권은 천지 창조로 시작하여 히브리 민족이 포로가 되는 것
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역대기에는 그것을 다시 간단히 기록하고 역시 포로 기사로
끝을 맺는다. 특히 다윗과 솔로몬과 그의 계승자들인 유다의 여러 왕의 치세를 밝히고
있다. 에즈라서는 사제였던 에즈라가 쓴 것으로 바빌론 포로 생활에서 해방되어 고향
으로 돌아가 성전을 새로 지은 기록과 계명 준수의 독려가 실려 있다. 느헤미야서는
평신도였던 느헤미야가 쓴 것으로 예루살렘 성의 재건과 종교적 갱신이 그 내용이다.
토비트서는 제 2 경전으로 토비트 부자의 생애를 기록한 것이다. 아시리아에서의
포로 생활 둥에 신앙의 위험이 많았지만 토비트 부자는 끝까지 성덕을 지켰다는 이야
기이다. 유딧서도 제 2 경전으로 성덕이 높은 과부 유딧이 이교 왕의 장군의 목을 베
어 자기 민족들을 구한 이야기이다. 에스델서도 제 2 경전인데 열심했던 에스델이 페
르시아 왕의 총애를 얻어 자기 민족을 구한 이야기이다.
욥기는 욥이 행복하거나 고통스럽거나 하느님을 공경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시편
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집으로 그 중 73 편을 다윗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잠언은 솔
로몬이 지은 것으로 금언, 격언 등의 형식으로 하느님 공경, 성덕 수행을 독려하고 있
다. 전도서도 솔로몬이 지은 것으로 영생을 얻지 못한다면 세상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가는 부부의 사랑을 노래한 책으로서 역시 솔로몬이 지었다고 본다. 이 사랑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를 사랑하심을 상징한다. 지혜서
는 제 2 경전에 속하는 것으로 기원 전 2 세기경에 기록된 것이다. 지혜는 모든 행복
과 영생의 원천임을 주장하고 역사적으로 그 실례를 든다. 집회서도 제 2 경전으로 기
원 전 170 년 경 저술된 것이다. 이 책은 집회 때 많이 읽었으므로 집회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덕행을 닦고 죄악을 피할 것을 권장하며 구약 시대의 성인들을 찬양하고
하느님의 창조 업적에 나타난 지혜에 탄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상은 구약 성서 가운데 율법서인 모세 오경과 전기 예언서에 속하는 역사서
의 내용들이었다. 다음은 후기 예언서를 중심으로 설명을 하는데 본격적인 의미의
예언자는 후기 예언서를 저술한 예언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약 시대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로서 하느님의 계명을 가
르치고, 사람들의 악행을 엄하게 꾸짖으며, 구세주 그리스도와 관련되는 미래를 예언
하였다. 구약 시대의 후기 예언자는 16 명으로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다니엘을
4 대 예언자라 하고 그 밖의 예언자들을 소예언자라고 한다.
그 예언서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사야 예언자는 구세주께서 동정녀에게서 태어
나신다는 것을 예언하였다. 그리고 고난을 받으시고 비참하게 돌아가실 것과 그분의
왕국에 대해서 예언을 하신 분이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유다인들의 패망을 예언하신
분으로 유명하다. 애가는 죄악의 벌로 예루살렘이 황폐하여진 것을 노래한 것으로 예
레미야가 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룩은 예레미야의 충실한 제자로서 그 책의 내
용은 죄를 회개하라고 권고하면서 예루살렘을 위로하였고 유배 중인 유다인들에게 보
낸 예레미야의 편지를 수록하였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예루살렘의 멸망과 구세주의
왕국에 대하여 예언하였다. 다니엘 예언자는 청년 시절에 납치되어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한 예언자였다. 구세주께서 오실 기한과 그 분의 왕국에 대하여 예언을 하였
다.
나머지 12 명의 소예언서의 내용들은 비슷하다.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을 꾸짖고
멸망을 예언하고 메시아 왕국을 예언하였다.
2.6.2. 신약 성서의 내용
신약 성서는 쓰여진 순서를 따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복음서를 보면 마르꼬
복음서가 가장 먼저 쓰여졌다고 본다. 이 복음서는 복음서의 원형으로 예비 신자들을
복음서라고 할 수가 있다. 이 복음의 목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믿게
하려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태오 복음과 루가 복음은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을 것으로
본다. 그 중에 마태오 복음은 유다인들을 위하여 쓰여진 것이다. 그리고 신앙 훈련 교
과 과정에 따른 윤리적 행동을 강조하여 교리 교사를 위한 복음서라고 할 수가 있다.
루가 복음은 이방인들 즉 그리스말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복음서로서 특별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서로 불린다. 마지막으로 요한 복음은 아주 특유한 형태를 갖는 복음
으로 교회가 제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본래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실천적인 삶
을 살려내려 시도한 복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도행전은 독자적인 독립문서라기보다는 루가 복음의 속편으로 기록
된 것으로 역사 기록의 형태를 빌린 신앙 고백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도행전은 세 부
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교회의 시작, 교회의 분산, 교회의 확장이다.
서간 성서들 중에 제일 먼저 쓰여진 것은 테살로니카 전ㆍ후서 이다. 이 책은 그
교회의 사람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있는 것에 대해 격려와 기쁨을 표현하며 꾸준히 계
속할 것을 권고한다. 다음은 갈라디아서로 이 서간은 사람들이 율법 주장에 관한 이야
기를 듣고 신앙으로 구원받는다는 사실과 율법으로부터의 자유를 강조한다. 고린토
전ㆍ후서 에서는 신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여러 가지 폐습을 책망하고 교훈을 내
린다. 로마서는 바오로 사도가 로마에 있는 교우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며 보낸 편
지이다. 그 내용은 유다인이나 이방인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만이 구원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필립비서는 사도 바오로가 자기에게 베풀어준 호의에 감사하고 영
적인 목자로서 여러 가지 훈계를 내린다.
필레몬서는 개인에게 보낸 짧은 편지이면서도 당시의 문제였던 노예 문제를 심
각하게 다루고 있다. 골로사이서는 그리스도는 만물의 머리요, 중심이요, 목적인 만큼
그 분에 의해서만 구원이 있음을 강조한다. 에페소서는 그리스도 신자가 되었으면 유
다인이나 이방인이나 다 함께 일치 단결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사목 서간이라고 할 수 있는 디모테오 전ㆍ후서와 디도서는 교회의 책임
자들에게 교회를 잘 지도하게 하기 위해 훈계하는 공식적인 문서라고 할 수 있다. 공
동 서간인 야고버서, 베드로 전ㆍ후서, 요한 1ㆍ2ㆍ3서, 유다서 등은 어느 개인이나 특
정한 교회에 보내진 것이 아니라 교회 일반에 보내진 것으로 사도 시대의 전통을 강
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묵시록은 교회가 박해시기에 박해를 잘 이겨내도록 쓰여진
책이라고 할 것이다.
이상이 성서 각 권의 간단한 내용을 열거한 것이다. 이 정도로는 제목을 길게 나
열해 본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처럼 제목만 나열하기에도 긴 책이지만
우리가 인내심을 가지고 이 책에 다가간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을 열
어 주시는 계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3. 계시의 중요한 원천인 성전
성전은 한 마디로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전
은 전설과는 다른 것이다. 전설이라고 하는 것은 그 기원을 인간에 두는 것이다. 그러
나 성전의 기원은 하느님이다.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가 그 분의 이끄심으로 기록
되었으면 성경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록되지 않고 교회의 전통 안에 전해 내려오면 이
를 성전이라고 하는 것이다.
구약 성서가 쓰여지기 전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던 구전 단계가 있다고
하였다. 이런 것들이 그 때에는 성전의 모습이었다. 그 후 모세 오경이 기록되고 난
후에도 이런 성전에 관한 가르침을 명시하고 있다. 모세 오경의 거의 끝 부분인 신명
기 32 장 7 절에 이런 말이 있다. \”너희 아비에게 물어 보아라. 그가 가르쳐 주리라. 노
인들에게 물어 보아라. 그들이 일러주리라.\” 이런 내용을 보면 구약 시대에도 성서 외
에 계시 진리가 전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신약 성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글을 쓰지 않
고 말로써 가르치셨고 사도들도 처음에는 이런 방법으로 가르쳤을 것이다. 신약의 계
시 진리는 기록되기 이전에 이미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신약성서
가 다 기록되고 난 뒤에도 거기에 모든 계시가 실리지는 못했다. 요한 복음의 저자는
자신의 복음을 1 세기말에 썼지만 맨 끝에 가서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예수께서
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일을 하셨다. 그 하신 일을 낱낱이 다 기록하자면 기록된 책
은 이 세상을 가득히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예수께서 공생활
3 년 동안에 하신 일들을 복음서에 다 기록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초대 교회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교회는 그르침 없이 철저히 식별하였고 또 보전하여 왔다. 그런데 교회가 식별
하고 전해 온 성전이란 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성전이 반드시 입에
서 입으로 전하여 오는 것만도 또한 아니다. 성전은 각종 신경, 공의회의 문헌, 혹은
교황이나 교부들의 저서, 교서 등에 부분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도 있다.
성전의 예를 들어보자. 성서에는 세례에 대하여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
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내가
가르친 것을 모두 지키도록 가르쳐라.\”(마태 28,20) 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요한 복음
3 장 5절에 보면 예수님은 니고데모와의 대화를 하면서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
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라고만 하신다.
그런데 여기서 가르침을 받을 수도 없고 지킬 능력도 없고 죄지을 능력조차도
없는 어린아이에게도 세례를 받아야만 구원되는가 안 되는가에 대해서 성서는 가르쳐
주지를 않는다. 그리고 물에 관해서 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물로써 어떻게 하라는 것
인지에 관해서 명확하게 가르쳐 주지를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을 명확히 밝혀 주는 것
이 성전인 것이다. 오직 초대 교회부터 일반적으로 실천하며 전해 내려온 성전만이 가
장 똑똑한 대답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보다 먼저 있었고 성서와 함께 공
존하여 온 성전은 성서의 희미한 뜻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는 하느님 계시를 성서와 성전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