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곱시가 넘어서 저녁노을을 보고 완전 넋을 잃었습니다.
각기 키가 다른 빌딩뒤로
불바다를 보는 듯한 형상의 저녁노을!
얼마나 멋있던지요.
차를 세우고 묵주는 손에 쥔 채 마비된 듯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빛기둥이 내려오는 듯한 모습 또한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도취되어 저도 모르게
\”아버지, 제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런 정열적인 모습으로 아버지앞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했지요.
저녁노을이 제게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너무 미지근한 저의 신앙생활이
자연의 아름다움에도 비하지 못할 정도로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였거든요.
그런 작은 모습으로 늘 성체를 모시고 있는 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습으로 대체 무엇을 위한 저의 신앙생활인지요.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전 하지 않으면서 남이 하면 괜히 토를 달고~
기도한다면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믿음을 고백하면서 편협한 생각으로 판단하고~
사랑한다면서 용서하기보단 핑계거리를 만들고~
성체를 모시면서 아버지보다 더 높이 서 있으려 하고~
사랑을 핑계삼아 봉사한다면서 하기보단 권위를 부리고~
땀흘리기보다는 대접받기를 바랐던 저는 아닌지요.
정말 부족한 저의 모든 모습이 순식간에 스쳐갔습니다.
오늘 아버지께서는 \”생명의 빵\”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그렇습니다.
아버지의 성체를 받아모심에 사랑의 힘을 느꼈어야 했는데 과연 그랬는지요~
진정 사랑의 기운을 느끼며 한치의 게으름도 없이
아버지를 제 작은 지성소에 모셨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에 안으면서 저의 모든 사랑을 드렸는지요.
제 영혼이 지칠 때 늘 힘과 용기를 주시는 아버지!
전 그런 아버지를 너무 형식적으로 뫼시진 않았는지 돌이켜 봅니다.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임에 늘 기쁨에 찬 모습으로 말씀의 나침반을 가지고
의로움의 배를 타고 힘차게 나아갔어야 했는데 그리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아버지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바른 시각으로
바른 깨우침으로 노를 저었어야 했는데~~
에페소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라고~~
생명의 양식을 그저 빵으로 생각하며
형식의 틀에서 손을 내밀었던 저는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만약 그리하였다면 저의 어리석음에 가슴으로 눈물지으셨을 텐데요.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려 노력하는 어여쁜 자식으로 주어진 삶에 책임을 지면서
의무가 아닌 기쁨을 만들며 그 기쁨을 더 승화시키기 위해 말씀에 귀기울이면서
아버지를 뵐 그날을 위해 깨어 준비하는 자세로 성체를 모실 것을 다짐합니다.
주어진 사랑의 은총인 샘솟는 성사를 통해 저를 가꾸고 다듬었어야 했는데
너무나 부족했음을 반성하면서 그 부족함을 채우려 비지땀을 흘리는 저가 되렵니다.
사랑으로 제 안에 함께 하심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음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모습만을 그리며 아버지의 사랑안에 머물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사랑과 정성을 다하여 아버지를 모시렵니다.
제 작은 사랑의 집에~~
사랑이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라고~~
늘 성체를 받아모시면서 형식의 틀에 젖은 자세로 임했던
무뎌진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매일미사를 참례한다고 하면서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버지 앞에 섰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진정 아버지의 사랑을 안으면서 합당한 자세로 두손 모았던 저였는지요.
실천의 삶을 살기보다 무뎌진 삶의 일상속에
그저 해야 하는 것으로 감히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 봅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이의 겸손된 모습으로 두손 내밀었어야 했고
늘 말씀에 귀기울이며 부족한 저를 채우고 사랑을 키움에
기쁨으로 가득했어야 했는데
그리하지 못한 채,
그저 흘러가는 시간에 저를 맡기며
주는데로 편한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되려 제 이기와 아집만을 키우진 않았는지요.
아버지!
늘 부족한 저이지만 깨달음의 이치를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으로 담게 하소서.
영혼의 양식인 성체를 모심에 사랑과 열정과 정성을 다하게 하시어
겸손되이 두손을 내밀게 하소서.
그리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진리를 깨닫게 하시어
기쁨의 삶으로 아버지를 말하게 하소서.
말이 아니라 말씀에 젖은 삶의 모습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며
사랑하는 이를 만남에 가슴설레이는 그런 기분으로 사랑을 모시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