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


 

어둠속에 게슴츠레하게 모습을 드러낸 눈썹달이 정겹기만 합니다.

마음의 평정속에 많은 보화들이 넘나듬을 이젠 깨달았기에

더 평화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렵던 시절에 저희 동네에 흑백 텔레비젼을 가지고 있는 집이 있었습니다.

동네에 딱 한집!

그집에 가자고 저녁이면 엄마를 졸랐지요.

많이도 아니고 두 번 갔었답니다.

근데 아버지께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이유도 없이 야단만 치신 아버지가 서운해서 말도 않고

울다 지쳐 잠이들었답니다.

오빠와 동생은 남자라 울음을 뚝 그치고 조용했는데

전 자면서도 훌쩍 거렸다고….

아침에 일어나서 아버지의 얼굴도 안보고

처마밑에서 쌔까만 고무신의 코만 돌에다 문지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빠 미워~ 이게 아빠 코야!\” 라고 하면서…..

참 철이없었지요.

그날 오후 엄마랑 들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마당에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신비로왔던 텔레비전이 저희 집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지요.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좋아서 아버지 최고라면서 안겨서 뽀뽀를 하고…. ㅎㅎ

텔레비전이 들어오고 동네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저희집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근데 어느날 아침에 아버지께서 저희를 앉혀놓고 말씀하셨습니다.

돈이 없어졌다고……

저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지요.

하지만 저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버지께선 저희를 혼내셨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돈은 너희가 쓴 것이다. 우리집에 온 사람들을 의심하면 혼난다.\”

라고 하시면서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일이 있은 얼마후 함께 계시던 아버지께서 조용히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선 바로 앞집에 가서 언니를 데리고 오라는 것이었지요.

그러고보니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앞집 언니가

그 일이 있은 뒤부터 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땐 이유를 모르고 뛰어가서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 언니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 후에도 정신없는 틈을 타서 방으로 들어가다가

아버지께 들켰다고 합니다. 앞집 언니가….

처음에도 아버진 보셨나 봅니다. 그래서 소리높여 저희를 꾸중하셨던 것이지요.

그 언니가 듣고 마음이 편하라고……

그랬지만 오지 않자 저를 보낸 것임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돈의 재미를 맛보고 두려움에 시달릴 그 아이가 애처로워

저를 보낸 것을….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였다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셨지요.

같이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없어진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가련한 그 아이의 환경이 아버지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었나 봅니다.

사실 지금도 그 언니는 전과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 돈을 가지려 했기에……

아버지!

감사합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말씀으로 저를 붙들어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사랑을 주시고,

그 사랑을 가슴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시어

바른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하답니다.

만약 제게 그런 사랑의 힘을 주시지 않았다면

헤로데와 같이 살아갈 저일수도 있으니까요.

의로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리만을 차지하고 거만스러이 앉아 목을 빼고

사악한 자신의 성격과 줏대없이 주위환경에 휩싸이어

분별력이 없는 신앙인의 헤로데로 살아갔을지도 모르니까요.

말씀을 묵상하면서 오늘을 살아감에 아버지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저의 부족하고 못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헤로데처럼 두려움에 떨면서도

또 다른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내심 아버지를 기다리는 엉터리 신앙인이 아니라

아버지의 품에 안길 그때를 생각하면서

사랑을 넘치게 받은 철없는 딸로 살아가렵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헤로데의 모습에 저를 비추어 봅니다.

생각도 해 보지 않고 거슬리는 가지를 쳐 버리고선

후회를 하는 어리석은 이가 저는 아닌지요.

신앙생활을 한다면서 저의 성격을 다스리지 못하여 다른이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도 모자라 그의 숨조차 막으려 했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그러면서 두려움에 지쳐 저 스스로 어둠으로 들어간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공동체에서 장을 맡으면서 바른 입지를 내세우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변하는 모습으로 봉사를 해 온 것은 아닌지요.

의로운 쪽에 서지 못하고 세상의 힘에 기웃거리는 이의 손을 들어주며

제 입지를 살리려 했던 적은 없었는지요.

그러면서 어떤한 은총이 제게 주어지기만을 바라며

형식적인 모습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봅니다.

아버지!

어리석은 저가 말씀에서 지혜를 얻어 바른 판단으로 행동하고 말하게 하소서.

지나간 어제에 연연하여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보내며 퇴보하는 어리석음보다

오늘을 살아감에 사랑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여

늘 아버지의 은총을 몸소 체험하는 저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의 힘으로 굳건히 살아가는

멋진 의로운 신앙인이 되어 헤로데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아멘.

 

 




이 글은 카테고리: TN-lectiodominus-C2, 복음 나눔(주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Re..“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에 1개의 응답

  1. 아리랑 님의 말:

    아멘.
    샘지기님!
    정말로 아름답고 멋진 신앙인 이십니다. 사람들로 부터 인정받고 존경받는 신앙인 이십니다. 신앙인 샘지기님의 묵상을 보며 떠올리면 왠지 가슴이 흐뭇함과 평온함 안정된 기쁨이 잔잔한 파도가 되어 밀려 옵니다. 이웃 집 앞 마당 옆에 서있던 아주까리에 앉은 빨간 고추잠자리의 평온함, 그 옆에 작은 멍석에 널어 말리고 있던 찹쌀 풀 입힌 들 깻잎의 안온함, 그리고 눈을 들어 하늘 보면 들판과 동네 길 들과 미류나무와 초가지붕에 내려 앉을 것 같았던 태양의 따스함…… 이 모든 것을 샘지기님에게서 느낍니다….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냥 얻어졌으면 어떤 화가가 그렸다는 예수님의 모습과 유다스의 초상이 같은 사람을 모델로 하였다는 일화가 있을리 없을 것입니다….
    늘 찾으려 하고 얻으려 하고 보듬으려 하고 화해하려 하고 기억하려 하고 사랑하려 꾸준히 노력하시는 마음과 실천이 있었고 계속 그렇게 하실 것이기에 홍광철 세례자 요한 신부님 말씀처럼 내공 으로 장풍을 날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는 샘지기님의 모습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분명 날 닮았다 하실 것입니다.^*^
    살살 부는 바람, 누렇게 익은 벼를 커다란 콤바인으로 웃으며 탈곡하는 모습, 적당히 내려쬐는 햇님,,,,,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자연과 같은 샘지기님! 즐건 오늘 되세요 *^*

  2. 샘지기 님의 말:

    《Re》아리랑 님 ,
    늘 넘치는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모습에 평온함을 느낍니다.
    애써 마련한 그늘을 내어주시는 그런 사랑에 많은 것을 배웁니다.
    풍성한 가을들녘 처럼 넉넉한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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