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말씀을 새기려니 얼마나 죄송한지요.

바로 제모습은 아닌가 해서랍니다.

예전에 논에서 쟁기로 밭을 일구던 친정 아버지께서는

한손에는 소의 고삐를 잡고 다른 한손에는 쟁기를 잡고

시선은 뒤를 돌아보면서 깊이와 줄을 확인하셨습니다.

근데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반듯했었고 깊이도 똑 같았습니다.

너무나 신기해서 함성을 지르며

\”와! 뒤를 보면서 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냐.. 신기하다.\” 라고 했더니

잠시 나오셔서 물을 마시며 제게 그러시더군요.

앞을 보지 않고 뒤를 보며 가면 삐뚤거리기 마련이지만

쟁기를 몰고가는 소의 고삐에서

소의 마음과 힘을 느낄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소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에 서로의 마음을 알고

밭의 모습도 알기에 그렇다고….. 눈을 감고도 밭에 씨를 뿌릴 수 있다하셨지요.

그때 몰랐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 말의 진리를 알게 되었답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쟁기가 나오는 구절에서

지난 옛추억이 아련히 떠 올랐습니다.

참 정겨운 추억이 믿음의 기쁨에 보태어 지니 더없이 행복한 밤이랍니다.

그래서 또 감사하지요.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을 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말씀에 나오는 세사람이 틀린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는 단호히 거절하십니다.

당연하심이지요.

한곳에 올인하지 못하는 자식을 바라봄에 저라도 그리 할 것입니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자식에게 그렇게 하심을……

쓸데없는 부질한 생각이 바로 저의 욕심이니까요.

아버지께선 그것마저 아셨기에 그리 단호하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저의 아들을 제가 다 파악하듯이…….

군대에 보내놓고 가슴으로 눈물지으면서도

목소리를 가다듬고 애써 태연한 척했지요.

그리고 어차리 할거라면 책임이 아니라 기쁨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의 모든 것은 지우라고…..

현재의 위치에서 앞으로만을 보면서 능동적으로 생활하고 지친 동료들한테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 했습니다.

군에 몸을 담은 사람이 가지전의 생활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과 안락했던 것에 연연한다면

힘들고도 힘든 생활이 되어 창살없는 감옥이 되기에 그리 말했습니다.

오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말씀을 묵상하면서 저의 모습을 돌이켜 봅니다.

믿음을 고백함에 확고한 자세로 오로지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기꺼이 나아갔는지요.

늘 무거운 지게를 벗어던지려 하고 세상에서 저의 욕심보를 채우려

완전히 끈을 놓지 못하는 저는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부대에서는 구호가 \”당신 멋져\” 라고 합니다.

처음엔 저게 뭔가 싶더니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때론 져주면서…\”

라는 뜻이라 합니다.

참 멋있지요?

제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런 마음으로 외쳤어야 했는데…..

참으로 저가 작아 보입니다.

모든 미련을 던져버리고 아버지의 자식으로 새로났음에

아버지의 발자국을 따라 기쁘게 작은 걸음이나마 내디뎠어야 했는데….

아버지의 손도 놓치기 싫고

세상의 재미도 놓치기 싫어하는 어리석은 저가 아니었는지요.

저희 집에 깜씨와 까부리라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어제 어후에 다른 녀석의 간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깜씨는 받아서 그릇으로 가지고 가서 발로 누르고 뜯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까부리는 이름 그대로 얼마나 산만한지요

준것마저 그냥 망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깜씨것을 뺏어 먹으려다 한방 물렸지요.

세 번을 주었지만 모두 다 그렇게……

웃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바로 어리석게 신앙생활을 하는

저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혜롭지 못함에 잃고마는 그런…..

주어도 놓치는 어리석은 이가 바로…..

바쁘게 움직이고 미사에 참여한다지만 제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책과 미사책을 들었지만 세상으로부터 오는 이익이 있다면 바로 던지고

욕심 보자기를 들고 뛰어가는 저일 수 있다는 생각이

저를 더 작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희망으로 나아가는 아버지에 대한 믿음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아버지만을 생각하렵니다.

신앙의 배에 제 몸을 실었다면 모든 것은 잊고

목적지만을 향해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을 다짐해 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의 유혹에 목을 빼고 있는 저를 꾸짖는 듯하여

가슴깊이 와 닿았습니다.

아버지께 믿음을 고백하면서도 온 마음을 다하여

아버지의 뒤를 따르지 못했음을 반성해 봅니다.

매일을 아버지에 대한 기쁨과 행복과 감사를 드리면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힘찬 발걸음으로

과감한 투자를 하고 확고한 믿음이 있었어야 보지 않고도 볼 수 있고

듣지 않아도 어울림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요.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어

\”사랑한다\” 는 말조차 드리지 못할 그런 저였어야 했는데

과연 그러하였는지요.

아버지!

오늘을 살아감에 아직도 뒤를 돌아보며 아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면

저를 깨우쳐 주시어 아버지만 바라보게 하소서.

사랑에 눈멀은 바보가 될지언정 그저 그렇게 숙연히 살아가는 사랑의 무지개로

살아가게 하소서.

먹구름이 저를 덮을지라도

아버지를 사랑하는 작은 저의 믿음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랑의 태양을 머금으며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



 

이 글은 카테고리: TN-lectiodominus-C2, 복음 나눔(주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Re..“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에 1개의 응답

  1. ^*^ 님의 말:

    불쌍한 까부리…줘도 못먹나….ㅎㅎ
    버린 다는 것은 소유하고 있을 때 버릴 수 있지, 가지지 못한 것을 버릴 수는 없겠지요?
    망 아래로 떨어진 뼈다구를 보면서까부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버리기 위해서는 움켜 잡아야 하는데…
    헛된 것은 놓고, 참된 것은 절대로 놓지 않고…ㅎㅎ

  2. 샘지기 님의 말:

    《Re》^*^ 님 ,
    ㅎㅎ 맞아요.
    제 교만이 저를 무디게 만드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늘 기억합니다.
    욕심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우는 일이 없어야 겠지요?
    버림의 지혜를 깨닫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