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지나고 아직은 나른한 몸과 마음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난 명절에 동서가 그러더군요.
\”형님은 참 쉽게 일을 하세요. 재미있나 봐요. 그러니까 힘들지 않지요?\” 라고…..
아버지 죄송한대요 한 대 \’퍽\’ 때리고 싶었던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와서 밥을 차리게 하는 동서의 말조차도 밉상이었지요. ㅎㅎ
그런데도 이것저것을 먹이려 분주히 움직이는 저가 더 웃겼답니다.
무엇보다도 밥을 맛있게 먹는 조카들이 어찌나 안쓰럽던지요.
아이들이 정신없이 먹으면서
제발 집에서 밥좀 해달라고 하는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저녁 설거지를 하고나니 이미 동서는 코를 골며 자고 있었지요.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싶은 생각도 들고해서…
재밌죠?
그러고 보면 제가 안아야 할 십자가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길목에 가로막히는 것들 중에
가장 대표적인게 가족들이 아닌가 싶네요.
그 십자가를 던지고 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기꺼이 지고 웃으며 가려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바람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할 뿐,
주어진 일상에서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분주히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들은 놓치는게 현실입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존재조차도 잊고 삶의 노예가 되어버리지요.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고 바쁘기만 한 자신을 보지 못함인가 봅니다.
바쁘다고 많은 것을 하는건 아닌데….
저도 전엔 그랬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바쁜 일상속에서도 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되었지요.
보지못했던 저를 보게 되었고 고요속에서 아버지께 저를 드리면서
더 많은 사랑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남들은 체계적이라 하지만 그것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사랑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함이지요.
제 경험을 말하지만 타고난 성격이라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한가지도 놓치지 않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깨닫는 것도…..
오늘 말씀에서 마리아와 마르타의 모습에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분주한 마르타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는
마리아의 자세도 너무나 이쁩니다.
혼자 바빠서 투정을 부리지만 둘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면
누가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까요.
음식준비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말씀에 귀기울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때론 조용히 머물며
아버지의 말씀에 귀기울이여야 함을 되새겨 봅니다.
명절을 맞이하면서 미리미리 준비하고
오기전에 끝내는 이유가 오는 이들을 맞기위함도 있지요.
손님들이 왔을 때 음식을 한다면 정신이 없고 저 또한 시중을 들면서
기쁨이 아니라 짜증이 저를 덮을테니까요.
그러면 놓치는 것보다 더 많은 기쁨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동체에서 전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의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분주한 움직임으로 보여지는 봉사를 하는 이들을
미워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제가 무엇을 하든 그 또한 없어서는 안될 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탓한 적은 없었는지요.
아마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함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아버지와 함께 한다면
제 마음의 평화가 자리잡음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늘 말씀에서 지혜를 얻어 지친 삶이 아니라 늘 기쁜 삶을 설계해 나가는 저가 되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늘 말씀에서 아버지와 하나되어 사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랑을 나누며 진리안에서 자유로이 아버지께로 나아가렵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마르타와 마리아를 방문하십니다.
음식준비로 분주한 마르타와 발치에서 말씀에 귀기울이는 마리아!
마르타가 투정을 부리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라고….
늘 불평을 하면서 삶에 허덕이며 온갖 걱정을 다안고 사는
저를 꾸짖는 메아리가 되어 가슴깊이 와 닿았습니다.
믿음을 고백하면서 늘 불안해 하고
세상의 근심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저는 아니었는지요.
아버지를 사랑한다면서
아직 못다버린 세상의 얼룩이 남아있는 저는 아닌지 돌이켜 봅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인 것을 옆으로 눈을 돌려
착각의 어설픈 눈으로 오해를 만들어 아버지께 투정을 부리며
정작 중요한 것을 몰랐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착각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은 저가
세상의 모든 근심을 떨쳐버리게 하시어
아버지의 말씀과 가르침에 귀기울이는 저가 되게 하소서.
세상사에 귀기울려 착각의 창살을 만드는 저를 꾸짖으시어 말씀에 귀기울이며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면서 그안에 사랑을 나누게 하소서.
각자의 할 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어 아버지의 사랑이 퇴색되지 않게 하시어
착각의 늪으로 저의 뿌리가 향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다른이의 사랑을 제 맘대로 해석하지 않는 지혜를 주시어
말씀에 충실하여 편협한 마음을 가지지 않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