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주발에 따스한 밥 한그릇\”
아랫목에 두툼한 담요로 매끼니마다 밥 한그릇을 덮어 두셨다는 외할머니!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외할머니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밤입니다.
밥이라도 배불리 먹고 살라고 딸을 한동네 부잣집에 시집보낸 것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머슴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사는 딸을 위해 그리하셨다고…
지켜주지 못하고 보내버린 못난 부모가
딸에게 용서를 청하는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정작 식구는 보리밥만을 먹으면서 쌀을 구해 한 그릇씩만 해서 묻어두었답니다.
그리고 때가 지나면 그것을 보리밥과 섞어 이모와 외삼촌에게 먹였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 배고픔에 지쳐
다른 이의 눈을 피해 집에 들렸을 때 먹여 보낼 생각으로….
가슴아픈 일이지만 엄마는 지금도 그것을
사랑의 추억으로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해 준비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
오늘 종의 비유를 들어 \”깨어 있어라\” 고 하십니다.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는 가운데 깨어 기다릴 수 있을까요?
한결같은 모습으로…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 자지 않은 것처럼 꾀를 부리는 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ㅎㅎ
꾀를 부리며 대충 넘어가려는 종의 모습이
바로 저가 아닌지요.
빈집을 깨끗이 치우고 음식을 준비하고 평소에 주인이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면서
낮과 밤이 모자랄 정도로 마음을 다해 분주히 움직이는 종이 바로 저여야 하는데
그런 종의 모습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지요.
그런 모습을 본 주인의 환한 미소!
그리고 종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에서 뜨거운 사랑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제가 깨어있다면 늘 사랑의 은총을 느낄 수 있을테지요.
회개하여 구원으로 나아간다는 저가
잠시도 깨어 있지 못하면서 어찌 믿음의 옷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갖추지 못함인데 게으름과 교만이 불충실한 종의 모습으로
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기다림은 또 다른 희망으로 이어지지요.
그 희망은 깊은 사랑으로 빛을 냅니다. 그치요?
그 빛을 들고 깜깜한 어둠도 밝혀가면서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충실한 종의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이어야 함인데
부족한 전 볼 눈조차 없기에 깨닫지 못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언제 어느때 오든 깨끗이 정리하여 주인이 원하는 모습을 고이 간직하면서
지키려 노력하는 종의 성실한 모습이 바로 제 모습이길 간절히 청해 봅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중요한 것은 제가 사랑하는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며
흘러가는 시간조차 안타까워 잠시도 꾀를 부리지 않고
깨어있는 저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주인과 종의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몇 번이고 가슴에 담았던 말씀이지만 당당하지 못한 저랍니다.
늘 깨어 기도한다면서 정작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불충실한 종의 모습으로 살아온 저가 아닌가 싶어서지요.
주인의 마음을 알고 헤아리는 종이 아니라 없음에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는
그런 종이 바로 저가 아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사랑도 배려도 인내도 없는 그런 불충한 종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가 도리어 충실한 종을 보고
어리석다 손가락질 한 적은 없었는지요.
아버지!
말씀의 거울로 불충실한 저의 본 모습을 바라보게 하시어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종이 되게 하소서.
삶의 터널에서 믿음의 빛을 따라 걸어가며 그 빛을 내어주신 사랑의 화신에게
제 마음을 다해 저를 던지는 종의 모습으로 성실히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