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묵상하면서 나서 자랐던 친정이 생각납니다.
결혼을 하고서는 자주 찾아가지 못하고 있지요. 맘만 있을 뿐… ㅎㅎ
영원히 살아계실 부모님이 아니지만 제 일상에서 만큼은
참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갈 때면 그동안 지쳤던 삶의 고단함을 잊고 가지요.
차에 타는 순간부터
예전 기뻤던 일들 그리고 정겨운 추억들이
새로새록 살아납니다. 가까워지고 멀리서 집이 보이면
모든 것을 잊고 철없던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도 잊고 아들도 잊고 마냥 귀여운 딸이 되어 수다를 떨면서 웃고 뒹굴고 합니다.
아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간다고 엄마께선 늘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돌아오는 차안에선 또 다른 다짐을 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심습니다.
사랑이 잔재하는 울타리안엔 특벽한 무엇이 주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더 큰 힘을 얻고 확신을 가지고 뚜렷한 주관이 성립하게 되나 봅니다.
아버지의 집을 들어서는 순간에도 오늘의 모든 근심과 악한 마음은 버리고
철없는 자식의 모습으로 들어서야 함이지요?
늘 한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세상의 모든 어둠은 버리고 밝은 빛의 옷을 입고 고요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일치하는 저였어야 했는데
혹여 제가 고요를 깨트리고 아버지의 집을 더럽히는 장사꾼의 모습으로
앉아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 봅니다.
라테파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맞아 성전을 정화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아니면 시작하면서 미사참례를 하는 가운데 형식에 젖은 마음으로
그냥 있다 오는 저는 아니었는지요.
무뎌진 마음에 무엇을 해야하는지 조차 모르고
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모른 채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안고 들어가서 아버지를 바라보고 함께 하면서도
세상의 눈으로 마음을 주지 않고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저는 아니었는지요.
경건함과 엄숙함이 있는 곳!
그곳에서 사랑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고요를 걸어야 함인데 과연 그리하였는지요.
주일이면 시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과 소음이 성당을 뒤덮습니다.
얘기를 하고
성가연습을 하고 한쪽에선 잔돈을 바꾸며 한주간의 안부를 묻습니다.
다리를 꼰이도 있고 장괘틀에 발을 올리고 미사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가방정리를 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버리고 들어왔어야 하는 세상의 것을 안고 들어와 누군가를 가리키며
남의 말을 하는 이도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
정말 눈을 감지 않고서는… 그리고 귀를 막지 않고서는 아버지와 함께 머물기가 어렵답니다.
말씀을 찾고 묵상하는 것은
감히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지요.
성경도 언제가부터 사라졌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전 제 매무새를 더욱 단단히 하게 되었답니다.
저도 언제 그리될지 모르니……
긴시간도 아니고 기도하는 이들이 그 조금의 시간마저 아버지와 함께 하지 않으면서
걸으면서 묵주를 감고 다니는 것을 보면 저 이해가 되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자식이 아버지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아버지의 대변인인냥 얘기하는 이들을 보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아버지만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가슴으로 함께 머물러야 함인데….
제 열정을 그 시간만이라도 불사르며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렸어야 했는데
과연 그렇게 하였는지요.
주어진 현실을 핑계삼아 저도 장사꾼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성당안에서도 시기하고 질투하고 어둠의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평화의 인사마저도 외곡시키는 저가 아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허물면
삼일만이 다시 세우겠다고 하십니다.
삼일만에 다시 살아나심을 예견하시지만 아무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도 무딘 저가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감실을 바라보는 우메함이 없어야 함을 다짐해 봅니다.
말씀에서 저를 돌아보고 부실 것은 부시고
고칠 것은 고쳐 더 멋진 신앙인이 되어
성전을 더럽히는 장사꾼이 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작은 행동하나라도 고쳐 사랑의 마음으로 드러나게 하렵니다.
감실앞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면 함께 고요속에서 미소를 짖고
더 강한 사랑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나서는 저가 되어
저의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성전이 되게 하렵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장사하는 이들을 몰아내시면서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경건함과 엄숙함이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시끄러운 소음만이 머리를 아프게 하는 현실과
형식적인 전례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저를 돌아보게 하시는 말씀이 되어
깊이 와 닿았습니다.
매일미사에 참례하든 주일미사에만 참례하든 누구를 탓하기 전에
저역시 언제 어느때 그모습이 될런지는 장담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성경을 멀리하고 매일미사 책에만 의존하여 대충 때우고
성체를 영하고 인사없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속상해 했습니다.
잠시나마 조용히 머물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그들의 행동에 저가 동요되어
기도가 되지 않음을 푸념했습니다.
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요.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버지에 대한 오롯한 사랑만을 가지고
들어가야 했음을 생각해 봅니다.
그 힘이 컸다면 어떠한 소음과 행동들도 보이지 않았겠지요.
아니 제가 아버지께 향하는 사랑의 거리를 막지 못했을 것임을 생각해 봅니다.
사랑의 고요는 누군가에 의해 방해를 받지 않는 법임을
제가 몰랐었던 것은 아니었는지요.
제 마음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것임을 알지 못했었나 봅니다.
아버지!
부족한 저가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장벽을 뛰어넘게 하소서.
옆에서 어떻게 하든 흔들리지 않고 제가 서 있는 시간을
아버지와 하나되어 공유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언젠가는 아버지처럼 장사꾼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을
단호히 꾸중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어
세상의 그늘이 빛의 열정을 가진 이들을 잡아먹지 못하게 단호히 말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