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


 

지난 금요일에 남편의 큰어머니께서

아버지 품으로 가셨답니다.

백삼세로 별세하신 큰어머니의 얼굴은 잠을 자는 듯한

편안한 아이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백수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

늘 뵐 때마다 한결같은 표정이셨지요.

그리고 걱정하는 것은 단한가지 \”밥 먹었니? 밥 먹어야지.\”

라는 말씀과 사랑으로 챙겨주시는 것이

그분의 일상이었습니다.

구교집안에 시집와서 삼십구세에 혼자되시어 종부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분을 그토록 편안하게 했던 단 한가지는 신앙이었다고..

신앙의 힘으로 젊은 나이에 홀로되어 아이들을 키우고

시댁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종부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단 한번도 인상을 쓰시거나 화를 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사남매를 낳고 키우면서 아들 둘을 먼저 보내며

지금까지 산다고 늘상 애석해 했습니다.

종가집의 종부로서 남편이 없기에 당했던 억울함도 많았지만

신앙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남편이 없기에 눈과 귀와 입을 다 막고 살았다고….

아무리 종가집 종부지만 일부 친인척들은

\”니가 뭔데…\” 라는 식으로 토를 달기도 하였기에

그냥 일만 하면서 벙어리와 귀머거리로 사셨다고….

아버지!

그러고보면 처해진 입장에 따라 바른 소리를 해도 통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권한을 문제삼는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처럼이요.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정말 황당한 질문입니다.

하긴 공동체나 삶속에서도 윤곽이 드러나면 \”당신이 뭔데?\” 라고 하지요.

의롭고 옳은 일을 해도 칭찬이 따르는 것이 아님에 좌절도 하고 힘도 빠지지만

그래도 이겨내며 기쁘게 살아야 함인데 그리하질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을 얻어 저희 큰어머니처럼 그렇게 삶에 순명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사랑을 실천해야 함인데 그리하지 못했음을 반성해 봅니다.

그리고 바리사이들처럼

열심히 아버지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쏟아부은 적은 없었는지도

반성해 봅니다.

하진 않으면서 사랑으로 행하는 이들의 모습에 꼬투리를 잡으려 하진 않았는지요.

권한을 문제삼고 그를 인정하지 못하는 저의 부족인데 그것을 모르고….

정말 부족하지요?

사랑이 없는 이가 사랑의 삶을 살지는 못함을 압니다.

어떠한 형식으로 만들어내는 삶이나 봉사는 그 그림자가 보입니다.

저의 그림자도 그런 모습의 뒷끝은 아닌지요.

말씀을 묵상하면서 부족한 저를 되돌아 봅니다.

누가 뭐래도 아버지의 일을 묵묵히 할 수 있는 저인지..

하지만 이젠 당당히 헤쳐나가렵니다.

아버지처럼 지혜롭게…

사랑이 넘치면 진리안에 머물면서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옳은 일을 하지만 누군가 트집을 잡는다 해도 웃으며 나아가는 저가 되렵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권한을 문제삼는 수석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라는 어이없는 질문을 함에도 불구하고

한번의 기회를 주시는 듯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라고 질문하십니다.

늘 고백하면서도 가슴한구석에 엉뚱한 생각을 하는 제게 던지시는 질문같아

가슴이 뜨끔하였습니다.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제 모습은 아닐런지요.

아버지의 일을 하는 바로 제 옆에 있는 형제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를 자빠뜨리려

계책을 세우는 저는 아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그러면서 궁지에 몰리면 \”몰라요\” 라고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삶의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는 저는 아닌지요.

아버지!

늘 말씀을 담고 산다고 하지만 진리안에 머물려고 노력하는 저인지 되돌아 봅니다.

잘해도 욕을 먹는 현실속에서 얼마나 꿋꿋이 서있었는지요.

아버지!

아버지의 일을 하면서 작은 장애물게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든 아버지의 일을 함에 있어 제게 다리를 걸지언정 사랑의 힘으로 지혜로이 대처할 수 있게 하시어

한결같은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시어 환한 미소로 응답하게 하소서.

아멘

 

이 글은 카테고리: TN-lectiodominus-C2, 복음 나눔(주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Re..“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에 1개의 응답

  1. ^*^ 님의 말:

    참 할말 없게 만드는 사람들 종종 있지요.
    네가 뭔데…ㅎㅎ
    ….
    그런데 이런 말에는 정답이 그저 벙어리 소경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목에까지 그럼 네가 뭔데 하고 말하고 싶지만..그렇게 말해서 소용 없음을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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