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을 것이다. ”


 

초롱초롱한 별이 살짝 배부른 달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을 시기하도 하듯이 약간은 센 바람이 요란하게 불고 있네요.

요즈음 전 오후면 성당으로 가서 십자가의 길을 하고

평온한 빛이 스며나오는 감실을 바라보며 아버지께서 가신 길을 더듬으며

부족한 저를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때론 가슴도 저미고, 때론 눈시울도 젖지요.

아무도 없는 조용한 성당안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리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바람에 불어온 쓰레기들이 강물에 널려 있어도 물은 흐르고 있었지요. ㅠㅠ

답답할 강이 안스러워 혼자 애를 태운 저였습니다.

훗날 아버지께서 다 치워주실 것을 생각지 못했나 봅니다.

어제 감실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수다를 떨다가 제가 돌이 되는 듯 하였습니다.

아셨지요?

갑자기 두쪽의 감실문에서 14처의 형상이 보였습니다.

무덤에 묻히시는 그 모습…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라는 부자가 예수님의 시신을 받아 깨끗한 아마포로 감싼 다음

바위를 깍아 만든 자신의 새 무덤에 모셨다지요.

깜깜한 어둠안인데 가운데서 환한 빛을 보았습니다.

몇 번이고 눈을 떴다 감았지만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순간 \”끝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나가질 않았지요.

돌이 된 듯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데 환한 빛과 시원한 바람이 그리 고맙더군요.

갈 땐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거든요. 금방 비라도 올 듯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가 아직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다가 기력이 다하여 두 번째 넘어지시자

예루살렘 부인들이 통곡합니다.

그러자 그들을 위로해 주시지요.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 라고…

그 상황에서도 사랑으로 안아주십니다.

그리고 회개와 심판의 날에 대한 암시도 주십니다.

그런 아버지의 사랑에 확신이 없는 저는

과연 아버지께 얼만큼 매달리고 있는지 되돌아 봅니다.

어떤 자세로 아버지를 부르고 대했는지를…

제대로 청하지도 않았으면서 주시지 않는다 불평하고, 찾지도 않았으면서..

두드리지도 않았으면서 원망만을 하면서 하루하루 말라간 저는 아니었는지요.

보여주시고 깨달음을 주셔도 너무나 부족하기에

알지를 못했던 저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사실 어제 그 상황에서도 무슨 생각을 했냐면

\”무슨 모양이었지? 왜 저런 모습이 나타나지?\” 라는 생각을 먼저 하였습니다.

아마도 제게 아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나 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차지 않았나 봅니다.

만약 제안에 사랑이 넘친다면 상대가 변화기를 바라기보단 제가 변화면서

제가 바라는 그대로를 행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텐데요.

그렇지요?

오늘 독서인 에스테르기에서 모르도카이의 기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크세르크세스 임금이 하만에게 모든 대신들보다 높은 자리를 줍니다.

근데 그런 자신에게 무릎도 꿇지 않고 절도 하지 않는 모르도카이에게 분노합니다.

그해서 하만은 그와 유다인들을 모두 몰살하려고 꾀하지요.

모든 것을 안 모르도카이가 아버지께 기도합니다.

방자한 하만에게 무릎 꿇고 절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교만도 오만도 아니고

명예를 좋아해서도 아님을 아버지께선 아실거라고…..

만약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그의 발바닥에

기꺼이 입 맞추었을 것이라 합니다.

단지 그리한 것은 인간의 영광을 아버지의 영광 위에 두지 않으려는 것이었다고

기도하는 그 모습에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늘 청하고 찾는 이의 기도는 저런 것이구나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말만한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랑이 아니지요?

온 마음과 가슴으로 사랑할 때,

비로소 간절한 맘으로 두손 모을 수 있음을 가슴 깊이 새겨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을 것이라 하십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도하는 이의 자세를 다시금 돌아보라는 메아리가 되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전 어떤 자세로 아버지를 대했는지요.

배고플때만.. 어려울때만.. 잠시 찾았다가 금새 등을 돌리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제대로 청하지도 못했으면서 안주신다 서운함만을 호소하진 않았는지요.

제가 저의 모습을 보지 못했음을 반성해 봅니다.

늘 저를 지켜주시면서 안타까워 하셨을 아버지시건만 가슴으로 사랑하지 않았기에

아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입으로는 모든 것을 다 줄듯이 노래하였으면서

정작 제것을 하나도 내어드리지 않았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문이 있음에 두드리면 열어 주실 것을 생각지 않았기에 담을 넘으려

무모한 행동을 취한 저는 반성해 봅니다.

아버지!

아직 갈길이 너무나 먼 부족한 저를 사랑의 빛으로 인도하여 주시어

깊은 깨달음안에서 새로나게 하소서.

넘치는 사랑을 주시려 늘 서서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가 되어

절망속에서 보다 일상에서 늘 아버지를 찾는 저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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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을 것이다. ”에 1개의 응답

  1. ^*^ 님의 말:

    하만도 회개하면 그 빛을 볼 수 있겠지요?
    하만도 회개하면 모르도카이를 받아들이겠지요.

    그런데 하만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마음이 닫혀 있으면 결국 죽음으로 향하고
    마음이 주님께로 열려 있으면,
    주님의 감실로 향하게 되면 보이겠지요…..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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