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3주간 토요일

 

하느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고


그분 앞에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하였다네


당신 자녀라고 감히 말씀드리지 못하고,


그저 죄인이기에 그분의 자비하심에 엎드려 간구하였다네.


내 죄가 진홍색 같이 붉다 하여도 그분의 사랑으로 양털같이 희어지리니


나 그분의 사랑 굳게 믿으며 내 잘못을 용서 청했네


흐르는 눈물은 내 허물을 씻어내고,


그분의 침묵은 나를 치유하였다네.




신자들의 가장 진실한 모습을 볼 때가 바로 고백소에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묻은 죄의 허물이 어떠한지 깊은 성찰을 통해서 고백할 때 그분들의 고백 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아주 작은 것을 가지고 아파하는 고백자의 고백 속에서 사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분의 고백 앞에서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사제는 신자들의 열심한 고백성사를 통해서 성화됩니다. 진실로 통회하는 이들의 고백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해 주시는 말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해소에서 가장 행복할 때가 어린이들에게 성사를 줄 때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너무도 사소한 것을 가지고 진지하게 성사를 보는 어린이들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발견합니다.




오늘 우리는 두 사람의 고백자를 보게 됩니다. 한 사람은 스스로 의인이라고 말하는 죄인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죄인이라고 말하는 죄인입니다.


의로운 사람은 누구이고, 죄인은 누구일까요? 나 스스로 나를 의롭다고 말한다면 그 자체로 의로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판공성사를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오늘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하느님 앞에 서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십니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였고 또 하나는 세리였습니다.


바리사이는 서서 저 혼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일 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이 바리사이파 사람은 스스로 올바른 사람임을 자처합니다. “하느님 앞에 교만하게 서 있는 바리사이”그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그가 얼마나 교만에 차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겸손을 허울을 뒤집어 쓴 교만의 극치가 어떤 것인지 우리는 바리사이의 모습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기도를 하다가 뒤에 있는 세리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결코 세리와 같은 죄인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교만과 세리를 향한 멸시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선행들을 나팔 불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두 번 단식,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열성. 하지만 그가 자랑하는 것은 외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그는 내적 의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로 눈을 들 생각도 못하고 자기 가슴을 치며 ‘하느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멸시를 받고 있던 세리. 그는 멀리 서서 감히 얼굴도 쳐들지 못하고 통회의 표시로 가슴을 칩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죄를 짓어 왔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 가난한 이들에게도 단호하게 세금을 거두어 들인 그, 그리고 눈에 보이는 돈에 현혹되어 저질렀던 이런 저런 부정들. 그리고 그 죄에서 헤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행동들. 그러나 매 순간 그 유혹에 넘어져 버렸던 그.


그는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필요한 가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하느님의 판단은 사람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스스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죄 없다고 고백하고 있는 나에게, 형식적으로 고백하고 있는 나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겸손한 기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기도, 자신을 낮추는 이를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받아들이십니다. 죄를 뉘우치는 이에게는 용서를 베풀어 주십니다. 아무리 큰 죄의 늪에 빠졌다 하더라도 깊이 뉘우친다면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나를 용서해 주십니다.




가끔은 고해소에 들어와서 죄가 없다고 우기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는게 죄지유! 저는 특별한 죄는 없습니다. 그냥 판공 때가 되니까 성사를 보는 것입니다.


부활 판공이 시작되었습니다. 성사를 보시는 분들도 알고, 사제도 알고, 하느님도 알고 계십니다. 진정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성사를 보고 있는지, 성찰과 통회 후 진심으로 뉘우치며 고백을 하고 있는지.


좀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뉘우치면서 주님께 자비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처하는 바리사이파 사람의 고백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세리의 고백을 해야 하겠습니다.


“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오늘 바리사이와 세리의 모습 안에서 제가 가야할 길을 알았습니다. 당신의 크신 자비와 사랑을 굳게 믿으며 당신께 있는 그대로의 저를 드리고자 합니다. 한점 꾸밈없이 나를 인정하고, 잘못한 것들에 대해서 당신의 자비를 청하게 하소서. 그리고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자랑하지 않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고백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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