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 형식-전개부

전개부
소나타 형식에서 제시부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부분이 전개부이다. 국회로 말하자면 각 정당의 입장 피력이 끝난 뒤 내가 옳다, 네가 틀렸다하며 갑론을박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반드시 어떤 조를 지켜야 한다는 제약이 없다. 어떤 곳에서는 장조가 단조로 변하기도 하면서 훨씬 자유롭게 악상의 나래를 편다. 일대 격론을 벌이듯, 혹은 자기 멋을 한껏 과시하면서.
그러나 제시부에서 보인 원형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꿔버리지는 않은 채 어디까지나 모델은 지켜가면서 이루어진다는 데 전개부의 묘미가 있다. 사실 서양음악의 발달사는 바로 이 전개부의 발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서양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음악의 전개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능력에 따라 우열이 가려질 만큼 ‘전개’가 중요시되기도 한다. 가령 베토벤을 왠들 보기드문 위대한 작곡가라고 하는가? 그것은 자기 작품 속에서 전개를 월등하게 잘 시키기 때문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작곡가 슈만이 베토벤을 가리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아무데나 나뒹구는 쓰레기 같은 모티프를 가지고도 멋지게 전개를 시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전개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다보니 이야기가 조금 길어진 듯하다. 아무튼 제1주제와 제2주제의 변형 등이 서로 다투기나 하는 양 얽히고설키면서 전개되는데 <군대 교향곡> 제1악장 전개부의 경우에는 제2주제가 보다 많이 취급된다. 듣고 있노라면 작곡가 하이든이 보다 여성적인 제2주제를 편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제1주제도 잠깐 얼굴을 내밀기는 한다. 야당의원들이 번갈아가며 단상을 점령해 떠들어대니 여당의원은 겨우 몇 마디 하고 마는 형국이랄까. 교향곡에 따라서는 제1주제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반드시 형평을 지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전개부가 끝나면 이어지는 것이 ‘재현부’이다.

이 글은 카테고리: music2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