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은 최고의 음악 예술
‘실내악’이란 이탈리아어의 ‘무지카 다 카메라(musica da camera)’를 번역한 말이다. 여기서 ‘카메라’는 스냅 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아니라 ‘실’, 즉 방을 의미한다. 영어로 번역하면 ‘체임버 뮤직(chamber music)’이 된다.
실내악의 ‘실내’란 옹색하게 비비고 사는 서민들의 좁은 방안을 말함이 아니라 군주 시대의 왕후, 귀족, 아울러 그들과 결탁한 부호들의 넓고 호화스런 방안을 말함을 우선 염두해 두어야 한다. 따라서 한마디로 실내악이라고 해도 가난한 서민들의 자그마한 방에서 이웃 몇몇이 모여 노래를 합창하거나 기타, 만돌린 따위의 서민 악기를 퉁기는 음악을 가리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호화의 극치를 이룬 고관대작들의 실내, 설령 허식일망정 엄한 예의범절과 뭔가 의미심장한 듯한 지적 분위기에 감싸인 환경 속에서 거행되는 음악행사였기에, 당연히 거칠고 야한 것은 배격되었으며 극히 세련된 것만 받아들여졌다.
음악을 듣는 쪽도 무엇인가 알아듣는 척해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진짜로 예술을 이해하게 된 나으리들도 더러 생겨났다. 그들은 스스로 연주는 물론 작곡까지 하기에 이르러 문화의식은 더욱 고양되었다.
그러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그들에게서 녹을 타먹자니 음악가들도 바짝 정신을 차려야 했다. 어느 음악가든 고도의 예술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배겨날 수가 없었다. 자고로 실내악이란 장르가 모든 음악 분야 중에서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첬재 이유는 그와 같은 사정에서도 연유한다.
한편 실내악이란 아무래도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므로 음량, 색채 등이 큰 규모의 관현악에는 미치지 못했다. 극적 표현수단으로서는 적합치 못하였기에 대신 순음악적 악상과 절대 형식을 연마하는 데 알맞은 장르였다. 대부분의 실내악은 각종 악기 편성에 의한 몇 개 악장의 소나타 형식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그 속에 작곡가의 순음악적 자질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음악 분야이기도 했다.
고전파 이전까지는 실내악은 나으리들이 식사할 때 식욕과 분위기를 돋우거나 춤을 출 때 반주곡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졌다. 고전파에 이르러 소나타 형식이 확립되고 나서 실내악은 그 단단한 형식 속에 작곡가 자신의 작곡 이상을 담기에 적합한 깊이 있는 예술 형식으로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