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은 모두 고전음악?
심포니, 즉 교향곡이라고 하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의당 고전음악의 범주에 집어넣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문제가 있다.
결론부터 말해 어떤 악곡에 ‘교향곡’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고 다 고전음악은 아니다. 현재 실제로 교향악단에 의해 공연되거나 혹은 디스크에 수록된 교황곡 중 널리 알려진 것은 약3백곡 정도 아닐까 한다.
서양의 어떤 학자가 교향곡을 확립시킨 하이든부터 시작해 후기 낭만파의 거장이자 대심포니스트로 이름을 날리다가 금세기 초에 타계한 말러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약 150년 동안 전유럽에서 작곡된 교향곡 총수가 도대체 몇 곡이나 되는지 연구한 일이 있었다.
어둠침침한 수도원의 서고며 고색창연한 유명 도서관 깊숙한 곳까지 샅샅이 뒤져 조사해낸 결과 그의 목록에 올려진 곡수는 무려 1만3천 여 곡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가 빠뜨린 곡이나 작곡가 자신이 공표하기 꺼림칙해 미발표로 숨겨둔 곡까지 합하면 교황곡의 수는 모두 몇 곡이나 될지 어림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여기서 곁들여 지적하고 싶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요새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음반 제작자들이 파렴치한 상행위를 태연하게 저지르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이다. 드보르작의 교향곡을 예로 들어보겠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작곡가 스스로 세상에 내놓기가 겸연쩍어 미발표로 숨겨두었던 것들이다. 작곡가가 사망한 지 1백 년 가까이 되어 판권이고 뭐고 다 소멸된 시점이란 것을 빌미삼아 그런 교향곡들을 어디서 들추어내서는 “불후의 명작 발굴! 세계 최초의 녹음!!” 등 거창한 문구를 내세워 마구 찍어 팔아먹는 사례가 흔하다. 모르기는 하지만 작곡가가 다시 살아난다면 뒤통수를 갈기든지 하여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교향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그런저런 시답지 않은 작품들까지 다 예술품이며 고전음악의 자리에 모실 수 없음은 저명한 일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이 파묻혀 있는 것들은 분명 사전의 정의 중 “— 현재도 아직 높이 평가받고 있는—“의 대목에도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1만3천 여 곡 가운데 3백 곡이면 겨우 2, 3퍼센트 정도의 작품만이 ‘고전음악’의 대열에 남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예술작품이란 아무한테서나 나오는 것이 아니로구나 하는 실감이 더욱 굳어진다.
그러기에 예술이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대접받는 값싼 것이 아니다. 어느 시대, 어느 곳을 막론하고 무릇 예술이라 하면 머리가 깨인 일부 특수한 계층에 의해 보호받고 육성되게 마련이다. 우리가 문화 창달에 큰 힘을 기울이는 것도 그와 같은 문화적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의미에서의 ‘특수층’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