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의 이상은 현악 4중주

실내악의 이상은 현악 4중주
작곡가들은 젊은 시절의 수업기에 비용이 많이 드는 규모가 큰 관현악단을 사용하지 않고, 소규모 악단으로도 자기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실내악곡에 우선 손을 대고 만년에 이르러 노숙한 음악의 경지를 다시 실내악에 담아 명작을 남긴 경우가 많았다. 베토벤, 브람스, 프랑크, 포레 등이 그러했다.
그들은 실내악 중에서도 현악 4중주를 많이 사용했다. 제1,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이른바 바이올린족 악기로만 구성된 앙상블은 음질이 순수하게 잘 융합해, 독주와 조화를 겸비하는 실내악의 이상을 훌륭하게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음악의 바탕이기도 한 4성으로 이루어지므로 밸런스가 우수한 현악 4중주는 고도화한 실내악의 본질을 뽑아내기에 걸맞은 구성이었다.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왕자 베르디도 60세의 나이에 느끼는 바가 있었던지 현악 4중주를 한 곡 썼을 정도였다(물론 대단치는 않은 작품이지만).
20세기에 와서는 각종 악기의 독주 능력 탐구가 부지런히 이루어져 왕위를 차지해 오던 현악 4중주의 왕좌도 다소 흔들리는 감이 있다. 그래도 바르토크, 쇼스타코비치 등은 현악 4중주 걸작품을 다수 남겼다.
특히 쇼스타코비치는 한때 그의 작곡 스타일이 서구식 모더니즘에 기울어진다고 공산당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는 어떤 교향곡은 마지못해 그들의 비위에 맞도록 쓰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현악 4중주에서만은 자신의 내면 세계를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업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기본형인 현악 4중주에서 현을 더 보태거나 뺀 현악2, 3, 5, 6, 8중주 등이 있는데 작품수는 4중주에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이다. 또 관악기 편성만으로 된 목관 3중주(플루트, 클라리넷, 파곳), 거기에 호른까지 합한 5중주 등도 있다. 관악기 편성의 음의 융합은 현을 당하지 못한다.
관현 혼성으로서는 목관 하나에 현 3, 혹은 4을 결합한 플루트 4중주, 오보에 4중주, 클라리넷 5중주 등이 있다. 모두가 모차르트의 작품을 최고로 친다. 모차르트의 실내악곡에는 목관악기가 끼인 곡들이 많다. 목관악기 주자들과 친분이 두터워 그들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경우도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후세의 목관악기 주자들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이든, 모차르트 같은 작곡가는 목관악기와 호른 등을 끼어 10여 명으로 편성된 실내악으로, 세레나데나 디베르티멘토 형식의 곡도 여러 곡 썼다. 두 장르는 서로 엇비슷한 형식으로 악장 수가 6악장, 7악장 등으로 늘어난 경쾌한 곡풍이 특징이다.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의 ‘디버트(divert)’가 영어로 ‘기분을 전환시키다’라는 뜻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런 형식의 음악들은 높은 어른들의 식사 때나 야외 행사 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쓰였다.

피아노가 낀 실내악
실내악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형식으로서 피아노가 낀 곡들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 3중주’가 가장 중심이 된다.
피아노 3중주라고 하면 피아노 3대가 합주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세 악기가 각기 하나씩 셋이 연주하는 곡이 바로 피아노 3중주이다. 여기에 비올라가 하나 더 첨가되면 피아노 4중주가 되고, 현악 4중주단과 결합하면 피아노 5중주가 된다. 슈메르트의 유명한 5중주 <숭어>는 편성이 특이해 제2바이올린이 빠지고 콘트라베이스가 끼는 현 구성이다.
피아노는 원리적으로는 해머로 줄을 두들겨 소리를 내는 타악기이기 때문에 현악기들과 융합하기보다는 대립적이 되어 피아노가 낀 실내악은 협주적 중주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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