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그리의 미세레레(Miserere)
사제이며 작곡가인 알레그리(Gregorio Aaaegri, 1582-1652년)는 로마와 로마 근교의 성당에서 성가대 솔리스트로 활동하다가, 1629년 12월 교황 우르바노 8세에 의해 교황청 시스틴 성당의 가수가 되어 평생 그 자리에서 지내게 된다.
그는 당시의 가장 중요한 교회음악 작곡가로도 이름을 떨치며 교황청 성가대를 위해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서 1638년에 작곡한 2개의 합창을 위해 쓴 9성부의 ‘미세레레’는 가톨릭 교회음악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 곡은 교황청 시스틴 성당에서 성주간 예식때 부르는 시편 51편에 곡을 부친 것으로 부활전 성 삼일의 어둠이 깔리는 저녁에 15개의 촛불을 제단 옆에 켜놓고 하나씩 촛불을 끄며 노래를 부르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레고리오 성가와 뽈리포니(다성음악)가 함께 어우러져 마치 천상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아름다움으로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곡에 매료된 교황청은 시스틴 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연주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르고, 문외불출의 작품으로 지정하여 이를 필사한 자는 파문하도록 하였다.
130여년이 지난 1770년, 교황청을 방문한 14살의 모차르트가 이 곡을 단 한 번 들은 다음 악보로 기록해 내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 곡의 소용돌이치는 듯한 전율의 프레이즈는 마치 천국에라도 닿을 듯하며 이러한 프레이즈야말로 이 작품의 독특한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 김한승 신부님의 교회음악 여행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