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성령

성령이라고 하면 하도 추상적이어서 감이 잡히지 않는 개념인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아주 옛날 사람들에게는 성령이 오히려 극히 친숙하고 구체적인 존재였습니다.

히브리 말로는 성령을’루아흐’라고 하여,움직이는 공기, 즉 바람을 의미했습니다..
고대인들은 바람을 신의 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바람이 때로는 폭풍이 되어 무엇이든 다 휩쓸어 버리는가 하면
한더위에 허덕이는 사람에게는 선선하게 불어 숨을 돌릴 수 있게도 합니다.

그래서 바람은 신의 노여움을
또는 신의 너그러운 마음씀을 둘 다 드러내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성령강림에 있어 성령이 바람의 형태로 표현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도행전에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둣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2,2)고 되어있고

요한 복음에는 “바람은 제가 불고 싶은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3,8)라 하였다.

하느님의 숨은 우리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창세기에”주 하느님게서 흙(아담)에서 먼지로 사람(아담)을 빚으시고
그 코에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2,7)고 하였고,
시편에는”당신이 얼굴을 감추시면 그들은 소스라치고
당신이 그들의 숨을 거두시면 그
들은 죽어 먼지로 돌아가나이다”(104,29)하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히브리 말의
‘루야흐’와 그리스 말의 ‘프네우마’와 영어의 ‘스피릿’등은 모두 의성어로서
입에서 공기를 불어 내는 소리를 앎은 시늉말들입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성령이라는 말은
아무래고 추상적이어서 그다지 구체적이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숨’ 이라고 하면
만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하느님의 힘이고
이것이야말로 앞서 인용한 시편 말씀 그대로
숨을 거두시면 숨지게 하는 힘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때로는’영감'(=숨을 불어넣기)을 내려주시기도 합니다.

인간은 물 속에 사는 고기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성령에 감싸여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신교에서는 만물안에 영 또는 신이 깃들어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리스도교에서도 만물안에 하느님의 영이 머무르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을 전문용어로’신의 내재’라고 합니다.

과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만사를 과학적으로 보아
예컨대 공기란 움직이고 있는 분자일 뿐이라고 생각해 버리기 쉽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사실에 불과합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사물에 그보다 더 신비적인 깊은 의미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느님의 숨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감싸고 계심을 더 깊이 실감해야겠습니다.
불안한 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영의 수호를 받으려 살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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