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시는 예수님(루가7,1-10)
국경 도시인 가파르나움에는 세관과 수비대가 있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의 군대 안에 세계 도처에서 온 용병을 두었는데 그 중에는 시리아인, 트라키아인, 게르마니아인, 갈리아인 등이 있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은 이교도였다. 그런데 그의 종이 중병에 걸리자 그 백인대장은 종을 돕기 위해 예수님께 청을 드린 것이다. 그런데 그는 직접 청원을 드릴 자격이 없다고 느끼고는 유대인 원로 몇 사람을 보내어 대신 청을 드리게 했다. 팔레스티나에서는 유대인이 외교인 집을 방문하는 일이 절대로 없었다. 그러므로 외교인 백부장은 유대인 풍습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예수께 자기 집을 돼지우리 같은 곳이고 생각하면서 황송하게 생각한다. 원로들은 예수님께 말씀드렸다.
“백부장에게는 이런 일을 해 주실 만합니다. 사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하여 우리에게 회당까지 지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만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백인대장인 예수님의 능력을 인정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회당을 지어 준 것으로 보아 비록 그는 이교도였지만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유대인 원로들은 공동체의 지도적인 인물들이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예수님 안에 계시면서 당신 백성에 대한 사랑을 입증해 주시는 분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행적을 보아왔기 때문에 이교도라 할지라도 백인대장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율법을 알고 있었기에 구원을 받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이스라엘 민족이어야 한다는 것을 믿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 청을 드렸다 함은 예수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가셨다. 그런데 백부장은 친구들을 보내어 그분께 여쭙게 하였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사실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찾아갈 엄두도 못 냈습니다. 그저 한 말씀 하셔서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백인대장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이 부정하고 죄많은 이교도이기에 예수님 면전에 서 있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생각했다. 그런데 그의 믿음과 유대인 원로들의 믿음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원로들은 병든 그 사람을 치유하려면 예수님께서 직접 그 사람 앞에 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백인대장은 치유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예수님의 말씀에서 비롯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씀드린 것이다.
“사실 저 역시 (남의) 권력에 매여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군인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다른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놀라신다.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내가 이스라엘에서는 이만한 믿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메시아가 이 세상에 오셨지만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서는 아무런 믿음도 발견하지 못하셨다. 그런데 이방인에게서 그 믿음을 발견하신 것이다. 백인대장은 구원의 근본적인 필요조건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을 향하여 활짝 열린 마음인 것이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방인이면서도 예수님께 감히 청을 드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믿음을 통해서 그의 종은 건강해졌다. 그의 믿음을 통해서…
➢백인대장
군대의 명령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대로 수행된다. 그래서 자신의 권위에 복종하여 부하들이 말을 듣는 것처럼, 질병이나 고통도 반드시 예수님의 절대 권력에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 오직 필요한 것은 주권자의 생각을 나타내고 그것을 수행하도록 보장해 줄 만한 명령 한 마디 뿐이라고 생각.
➢예수님
“정말 어떤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고 감탄. 그런데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미 얼마 동안 활동을 하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반응을 얻지 못했음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 구원에 있어서의 예수님의 지침
어느 누구도 전통이나 조상들의 공로로써, 또는 단순히 어떤 가문이나 민족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써 구원을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 결정적인 요소는 “확고한 믿음”인 것이다. 이러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자기가 구하는 바를 넘치게 받을 것이며 그 외에 더 많은 것을 받을 것이다.
<함께 묵상해 보아요>
1. 살아가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은총입니다. 백인대장도 참으로 은총을 받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언자를 예언자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예언자가 받을 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신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진가를 알아차리고 있습니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하느님의 사람임을…
2. 백인대장의 믿음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토마스 사도에게 “나를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백인 대장은 그 믿음을 충실하게 지켰습니다. 아니 인정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까? 무엇이든지 말씀 한 마디로 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인정을 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