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요한 묵시록 2장
아시아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는 2-3장에 걸쳐 나옵니다. 모든 편지가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각 편지의 수신인과 발신인이 나오고, 지금까지 수신인 교회 공동체의 신앙생활 상태가 어떠했는지에 관해 여러 가지 잘잘못을 지적하면서 회개하도록 초대하며, 끝부분은 종말론적 약속을 해 줍니다.
1. 편지의 구조
① 주소: “00 교회의 천사에게” : 각 교회의 지리적 위치를 규정합니다.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들 속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를 살펴볼 때 천사와 교회라는 말은 서로 바꿔 써도 되는 것인데, 여기서 언급되는 천사는 이 지상 세계에 속하는 것으로서 완성된 교회를 의인화시켜서 부르는 것이다.
② 그리스도의 자기소개: “ ··· 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구약과 신약의 권고문에서 주로 나타나는 이 장엄한 예언 형식을 통해 그리스도를 각 지역교회와 직접 연결짓습니다.
③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각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판단: “모든 교회는 내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특별히 강조됩니다.
④ 각 교회의 상황에 따른 특별한 권고: 기억과 회개의 초대로 특징지어져 있습니다.
⑤ 성령의 말씀을 알아들으라는 일반적인 권고: “귀 있는 자는 영이 교회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라”는 표현이 일곱 편지 모두에 나타납니다. 묵시문학이나 지혜문학에서 “귀가 있다”라는 말은 단순히 듣는 능력만이 아니라 무엇을 받아들일 내적 자유와 그 받아들인 것을 반성하고 실제로 지혜롭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귀 있는 자”란 성령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⑥ 그리스도의 약속: “승리하는 이에게는···을 주겠다.”: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에게 선물이 약속됩니다. 이 선물의 최종적 실현은 종말론적 상황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2.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2.1. 에페소 도시에 대한 설명
에페소는 소아시아 서쪽 해변 도시로서 로마 속령 “아시아” 주의 수도였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다음으로 지중해에서 유명한 항구였습니다. 동서양이 서로 만나는 곳으로 무역이 활발했으며, 다양한 종교의 중심지였습니다.
이 도시에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3세기였습니다. 이 도시는 훗날 희랍인들이 섬기던 아르테미스와 합류하게 될, 프리기아 신화에 나오는 다산의 여신인 큐벨레에게 종교의식을 바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드는 중심지였습니다. 기원전 330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정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도시는 2.5km 정도 장소 이전을 겪게 됩니다. 이 때에 이 도시는 새로운 건물들로 치장하고, 주민수가 25만 명에까지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이 도시에서는 은행 등과 같은 상업적이며 예술적인 건축들이 빠른 속도로 신축되었고, 따라서 오랜 기간 번영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던 것입니다.
에페소는 베르가모와 오랫동안 패권 다툼을 해 왔습니다. 기원전 129년에 로마가 에페소를 지방 수도로 정함으로써 패권 다툼은 끝을 맺게 됩니다. 기원후 17년, 이 도시는 지진으로 인해 대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진은 에페소를 이전보다 더 아름답게 건설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는 황제숭배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50-55년에 바오로 사도가 이곳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건설했고, 아시아 주 선교의 거점 역할을 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 갔을 때 에페소에는 멋지게 건축된 4-5층의 주택들과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 공동 목욕탕, 스타디엄, 두 개의 광장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 도시는 호화스러운 신전에 모셔져 있던 아르테미스를 숭배하기 위해 온 순례자들로 북적댔습니다.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수천 개의 상점들이 번창하고 있었으며, 금으로 만든 상품이나 모조품을 팔았습니다. 사도행전 19,23-40을 통해 사도 바오로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했기에 은장이들과 직공들에게 손해를 끼쳐서 소동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 파괴 시점 전후로 에페소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소아시아에서 모 교회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훗날 에페소가 아시아의 빛이라고 말하게 된 것입니다. 70년경에는 동양 그리스도 신앙의 중심지로 발전했으며, 사도 요한이 생애의 마지막 시기를 이 에페소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요한이 묵시록을 쓸 당시 에페소 교회는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종교의식에 대항해서 격렬한 싸움을 싸워나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묵시록의 첫 번째 편지는 바로 그런 상태에 있던 에페소 교회에 보내지고 있는 것입니다.
2.2. 편지내용
① 주소: 1 “에페소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에페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는 나머지 여섯 교회에 보내는 편지들과 마찬가지로 에페소에 있는 교회 “천사”에게 보내지고 있다.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들 속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를 살펴볼 때 천사와 교회라는 말은 서로 바꿔 써도 되는 것인데 “에페소에 있는 교회의 천사”를 “천상적 실재가 되도록 언약된 에페소 교회”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그 이유는 천상적 실재가 된다는 것이, 보호하고 지켜주는 천사 안에서 인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② 그리스도의 자기소개:
1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소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지였던 에페소 교회에 말씀하시는 그리스도는 당신 오른손에 일 곱 별을 쥐고 계신 분이고, 밤낮으로 당신의 오른손을 비추는 첫 번째 촛대의 품위를 그 교회에 맡기시는 분이십니다.
일곱 등경은 일곱 교회를 가리킵니다.
③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각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판단:
에페소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그 어떤 능력과 그 어떤 특권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에페소는 정치적으로는 로마 황제로부터 아시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고 있을 뿐입니다. 교회의 초고 책임자 곧, 그리스도께서 교회들 가운데서 에페소 교회를 첫 번째 자리에 올려놓으신 것은 그 교회가 지니고 있었던 다음의 여섯 가지 특징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첫째: 너의 행한 일
에페소 교회가 행한 일이란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믿음이요, 세상에서 예수님에 대해서나 사탄에 대해서, 빛에 대해서나 어둠에 대해서 보여준 가시적이고 공개적인 믿음의 행동을 말합니다.
둘째: 수고
에페소 교회가 선교적 열정을 지닌 공동체였으며, 아직도 그런 공동체로 남아 있는 것처럼 사도적 수고나 선교적 활동에 무게를 실어주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셋째: 악한 자들에 대한 태도
에페소 교회는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악한 자들의 소행을 참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악한 자들이란 “악마의 일을 하는 자들”, “어둠의 일을 하는 자들”입니다. 에페소 교회가 간직하고 있던 윤리적 정통성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었습니다.
넷째: 거짓 사도들에 대한 경계
에페소 교회는 하느님께서 그 옛날 당신 백성을 시험하셨던 것처럼(탈출기16,4;20,20), 거짓 사도들이 가르치고 있는 교리가 옳은 것인지 분간하기 위해 그들을 시험하셨습니다. 이 거짓 사도들은 거짓말쟁이로그 정체가 폭로되었습니다. 그런데 내 주변에도 거짓 사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가 거짓을 말하는 것인지, 진리를 말하는 것인지를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또 내가 나를 살피지 않으면 내가 거짓을 말하는지, 진리를 말하는지를 살필 수 가 없습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사도나 예언자로 자처하는 순회설교자들에 대해(1데살5,20;1요한4,1 참조) 그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사도행전이나 바오로 서간에 보면 전도사들이 파견될 때 임명장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교회에 정식으로 열두 사도로부터 파견 받아 나온 사람인지, 나름대로 와서 자기 것을 가르치는 사람인지 구분하는 임명장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에페소 교회는 이것을 시험해 본 것입니다. 그래서 거짓 사도를 쫓아내고 교회의 전통적인 것을 받아들인 것에 칭찬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에페소에 보낸 이냐시우스의 편지에서 보면(9,1) “나는 일찍부터 여러분이 새로운 교리를 가지고 찾아온 자들에 대해 그들이 여러분 사이에 자리잡지 않도록 허락하지 않고, 그들의 씨앗이 여러분 사이에 떨어지지 않도록 여러분의 귀를 막은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전해지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디다케(11,8.10)와 헤르마스의 목자(11,11-15) 등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3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다섯째: 인내
인내라는 말은 묵시록 안에 7번 나오는데, 그것은 그리스도교적 덕목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시련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태도입니다. 특히 인내심이 결정적인 것으로 작용하게 될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내는 주님의 사도가 지녀야 할 전형적인 덕행입니다.
여섯째: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고통을 참아냈고 용기를 잃지 않았음
이 여섯 가지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다른 모든 교회들에 앞서 첫 번째 자리에 에페소 교회를 올려놓으셨습니다.
그러나 에페소 교회는 그들이 지니고 있던 덕목들만큼이나 부족한 것도 지니고 있었으니 그것은 첫째 사랑입니다.
4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네가 처음에 가졌던 사랑”이라는 표현에서 보여 지는 사랑(agape)은 요한복음서와 요한 서간에서 볼 때 그리스도교 계시의 본질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 전체 안에서 사랑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바로 형제적 애덕, 사랑과 자비, 그리고 상호 협력에서 비롯된 조건 없는 행위를 지칭하는데, 그것들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1고린13,1-3에서 참다운 형제적 사랑이 없다면, 그 외의 모든 덕행들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에페소 교회에는 예전에는 그토록 소중하게 실천되었던 사랑이 현재는 한 구석에 내동댕이치듯 별로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에페소 교회는 사랑을 저버린 상태에 만족하며 살아감으로써 커다란 위험 속으로 삶의 길을 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 에페소 교회에 전하시는 말씀 속에는 경고의 질책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편지는 에페소 교회가 예전에 지녔던 사랑을 기억하고, 타인에 대한 그 같은 사랑에 기초해서 새롭게 일을 하도록 간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6 그러나 너에게 좋은 점도 있다. 네가 니콜라오스파의 소행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에페소 교회가 니콜라오스파의 소행을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은 에페소 교회로 하여금 다시금 칭찬을 받게 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오스파에 속한 사람들은 묵시록 2,2절에서 언급한 거짓 사도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그리스도의 전통 교리와 다른 것을 가르쳐서 신도들의 마음과 믿음을 흩뜨리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라고 합니다. 또 다른 교부는 영지주의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문제시 삼는 것은 그들의 소행입니다. 니콜라오스파의 소행은 아가페(agape)를 거부하는 것과 간음의 행위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항구 도시에서는 윤리적으로 문란한 행동이 아무런 문제없이 자행되어 왔었기에, 그리고 아르테미스에게 바쳐지는 종교의식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외설스런 행동들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니콜라오스파에 속한 사람들은 육체란 영의 침투와 비교해 볼 때 하찮은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육체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에페소 교회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증오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니콜라오스파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의 소행이었다는 것과 그들을 증오하는 것이 하느님께 대해서 취해야 할 태도였기에 칭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네가 그렇게 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내가 가서 네 등잔대를 그 자리에서 치워 버리겠다.
④ 각 교회의 상황에 따른 특별한 권고:
회상한다는 것은 또 다른 면으로는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첫 번째 사랑에서 가졌던 감격을 되새기며 현재의 빗나간 삶을 바꾸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황금 등경 가운데를 거니시는 주님께서 각 사람에게 심판관으로 다가오실 것이고, 그분께서는 에페소 교회가 지니고 있던 특권들을 박탈하심으로서 에페소 교회가 누리고 있던 교회의 중심지로서의 자리와 위치를 바꾸어 버리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원로원에서 내린 결정을 따르는 일에 익숙해져 있던 에페소 사람들은 자기네들의 도시 에페소가 계속해서 옮겨 다녔던 역사를 잘 알고 있었기에, 주님께서 경고하시는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을 것입니다.
7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⑤ 성령의 말씀을 알아들으라는 일반적인 권고:
“귀 있는 자는”단수형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숙고되는 각 신앙인은 회개하도록 촉구 받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설명이 되어 있지만, 묵시문학이나 지혜문학에서 “귀가 있다”라는 말은 단순히 듣는 능력만이 아니라 무엇을 받아들일 내적 자유와 그 받아들인 것을 반성하고 실제로 지혜롭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귀 있는 자”란 성령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7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하느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게 해 주겠다.’”
⑥ 그리스도의 약속:
보상의 내용은 승리자로 하여금 하느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의 나무에서 먹을 것을 따 먹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본질적인 의미를 알기 전에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당대에 통용되던 동전에 새겨져 있던 아르테미스의 거룩한 나무를 떠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간접적인 것으로서 에덴동산에 심어졌던 생명나무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 열매는 바로 가장 위대한 사랑(agape)이 계시된 십자가 나무의 열매를 말하는 것“으로서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그 십자가 나무의 열매를 먹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3. 스미르나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3.1. 스미르나 도시에 대한 설명
스미르나는 에페소 북쪽 120KM 떨어져 있는 도시로서 “아시아의 매력”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소아시아 도시입니다. 루치아누스는 “이오니아의 도시 중 가장 아름답다”고 했으며, 옛 시인들은 “아나톨리아의 보석, 소아시아의 왕관이며 꽃”이라고 예찬했습니다.
스미르나는 현재 터키의 두 번째 항구이며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이즈미르를 지칭하는데, 대략 50만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기원전 900년경부터 번영을 누리기 시작했으나, 그로부터 3세기 후에 리디아 군대가 쳐들어와 방화함으로써 초토화되고 말았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가 초토화된 이 도시를 재건했습니다. 스미르나만큼 로마황제의 영광을 기리기 위한 온갖 종류의 동상들이 세워져 있던 도시가 없었다고 합니다. 묵시록의 동시대인이었던 티안느의 아폴로니우스는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면서, 스미르나 사람들이 만든 월계관을 건축물보다 더 칭송했습니다. 2세기에는 로마의 여신에게 봉헌된 신전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유다인 촌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곳 유다인들이 얼마나 그리스도인들을 증오했는지는 이 도시의 주교인 폴리카르푸스의 순교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3.2. 편지 내용
① 주소: 8 “스미르나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② 그리스도의 자기소개: 8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죽었다가 살아난 이가 이렇게 말한다.
처음이요 마지막이라는 표현은 그리스도 부활의 신비를 통해 입증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겪고 나서 새 생명을 얻으신 분이시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조건과 하느님의 영원성을 일신에 모으셨습니다. “시작이요 마침”, “알파요 오메가” 등 그리스도의 호칭은 이러한 총체성을 표명합니다.
③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각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판단:
9 나는 너의 환난과 궁핍을 안다. 그러나 너는 사실 부유하다. 또한 유다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에게서 중상을 받는 것도 나는 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다인이 아니라 사탄의 무리다.
“환난”은 대부분 그리스도인을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케 하는 “박해”와 동의어 입니다. 성서적 언어로 가난한 자는 억압받는 자 입니다. 힘센 자의 희생물로서 환난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스미르나 교회는 산상수훈에서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너희의 것이다.”를 실제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공동체였습니다.
스미르나에는 유다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름만 유다인으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의 메시지를 배척하고 복음의 전파를 방해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28 겉모양을 갖추었다고 유다인이 아니고, 살갗에 겉모양으로 나타난다고 할례가 아닙니다. 29 오히려 속으로 유다인인 사람이 참유다인이고,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마음에 받는 할례가 참할례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느님께 칭찬을 받습니다.”(로마2,28-29)라고 말했습니다. 교회를 박해하는 유다인들은 이제 “하느님의 회중”(민수기 16,3)이아니라 “사탄의 회중”인 것입니다.
신앙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신앙인이라고 말하면서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며, 자기 욕심을 챙기는 사람들은 신앙인이 아니라 신앙가이며, 사탄의 하수인인 것입니다.
10 네가 앞으로 겪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이제 악마가 너희 가운데 몇 사람을 감옥에 던져, 너희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너희는 열흘 동안 환난을 겪을 것이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그러면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
④ 각 교회의 상황에 따른 특별한 권고:
환난을 겪으며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하느님을 증언한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생명의 월계관을 씌워 주실 것입니다. 월계관은 승리와 기쁨이라는 두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하느님이 계신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표시기이고 합니다. 결국 죽음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니 죽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자기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1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⑤ 성령의 말씀을 알아들으라는 일반적인 권고:
11 승리하는 사람은 두 번째 죽음의 화를 입지 않을 것이다.’”
⑥ 그리스도의 약속:
모든 인간에게는 당연히 한번의 죽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누구나 맛보아야 할 “육신의 죽음”입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죽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세상에서 하느님께 불충했던 죄인들이 최후심판 후에 맛보게 될 “영혼의 죽음”입니다. 즉 영원한 생명에 들지 못하고 끝없이 벌을 받은 곳으로 떨어지는, 그래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영혼의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사람은 두 번째 죽음의 화를 입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4. 페르가몬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4.1. 페르가몬 도시에 대한 설명
페르가몬은 소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도시로서 스미르나 북쪽에 있습니다. 지중해에서 약 24KM 떨어진 이 도시는 한때 아탈리아 왕국의 수도였다고 합니다. 웅장한 신전들이 많기 때문에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으로 일컬어졌습니다. 또한 아시아에서 황제숭배를 공적으로 시행했던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기원전 27년에는 아우구스투스와 로마를 위해 각각의 신전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페르가몬은 에페소나 스미르나와 달리 문화와 종교의 도시였습니다. 이 도시의 도서관에는 20만 권 이상의 양피지 두루마리가 소장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