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진성사3

 




 



견진성사




1. 견진성사의 정의: 입문성사로서의 견진성사에 대하여




어느 단체에 입문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름을 등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완전히 어떤 단체에 소속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먼저 소속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단체의 근본정신을 알고 생활하며 그 단체로부터 삶의 힘을 얻어서 그 단체가 목표로 하고있는 일에 한 몫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사람의 단체 입문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세례를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의 신비와 교회의 삶을 살도록 불리워진 사람은 견진성사로써 성신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그리스도의 삶을 자기 삶으로 행하며, 교회에 맡겨진 사도직을 수행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양식을 얻어 그 힘으로 살아가게되는 총체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세례, 견진,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성사의 총체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입문성사들 중의 두 번째 성사인 견진성사는 ‘기름 바름의 성사’라고 하고 특히 서방 교회에서는 견고케 한다는 뜻으로 ‘堅振聖事’(Confirmatio)라고 부른다. 이 견진성사는 성령의 성사로서 우리를 쇄신케하고(요한 5,3;디도 3,5-6 참조), 신앙을 성장케 하는 성사이다. 세례받은 신자는 견진성사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와 교회에 완전히 결합될 뿐만 아니라 성령의특별한 능력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며 옹호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교회헌장 11항 참조)




2.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의 관계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초세기 교회에서 견진은 세례와 함께 베풀어 지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었으며, 자연히 견진을 세례의 완성으로 이해해 왔다.


세례성사로써 신자는 이미 영원한 생명을 누릴 구원의 보증을 얻고,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에 결합되었으며, 그리스도의 삼중직에 참여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세례성사는 구원을 위하여 완전한 은총1)을 베풀어주는 유효한 성사이다. 그렇다면 견진성사가 세례의 완성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것은 무엇이 모자라서 더 보탠다는 뜻이 아니라, 제 역할을 다하게 한다는 의미, 즉 활성화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이 담긴 컵에 설탕을 넣었을때 설탕은 바닥에 깔려 있게 된다. 단맛을 내기에 충분한 설탕이 물에 첨가되었지만 이 상태에서 물은 그리 달지 않다. 하지만 숟가락으로 물을 저어 설탕이 물에 완전히 녹게 되면 제대로 된 설탕물의 단맛을 느낄수 있게 된다. 이것은 설탕물이 설탕물 되게 하는 완성인 것이다. 견진성사도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이 참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도록 세례의 은총을 활성화 한다는 의미에서 세례성사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활성화하여 현세에서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빠스카에 결합되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굳게 결합되어 구원된 사람답게 살게하는 구원의 성사이다. 그러므로 견진성사는 구원을 위해 참으로 필요한 성사이다.




3. 구원 경륜 안에서 성령 : 성령-그리스도의 얼,교회의 얼




하느님께서는 당신 말씀과 영으로써 세상을 창조하셨고 인간에게 당신 영의 숨을 불어 넣어주시어 생명을 갖게 하셨다(창세1,1-2,7 참조). 또한 하느님께서는 당신 영을 모세에게 베푸시어 이스라엘을 에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셨으며, 판관들과 왕들을 성별하여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이민족의 위협과 침략에서 보호해 주셨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당신 영으로 예언자를 세우시고 당신의 뜻을 선포하게 하셨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판관들을 이끄시고 예언자들의 입을 열어주셨던 하느님의 영은 세상에 오실 구세주께 “일곱 가지 얼”을 주시기로 약속하셨고(이사야 13,2-3 참조),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님을 세상에 강생시키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 전체에 성령께서는 함께 하셨다. 그분의 강생이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으며(마태 1,18-25;루가 1,35 참조), 공생활의 시작때 드러난 성령의 보증(마태 3,17-4,1;루가 4,18 참조), 특히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의 신비는 성령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처럼 예수께서는 성령과의 일치 안에서 당신 사명을 수행하셨고 성령을 통하여 사랑의 부자관계를 긴밀히 하고 있었다.


또한 예수께서는 그분의 지상생활에서부터 교회에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여러번에 걸쳐서 사도들에게 약속하셨고(루가 12,12;요한 3,5-8;7,37-39;16,7-15;사도 1,8 참조), 당신이 부활하신 날에 이 약속을 이루어 주셨다(사도 2,1-4 참조). 성령을 가득히 받은 사도들은 주님 생애의 의미와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음을 깨닫고 기뻐하였으며, 그들이 예수께로부터 받은 복음선포의 사명을 담대히 수행하고 주님의 교회를 세상에 확장시켜갔다(사도 2,11 참조). 초대교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성령의 역사하심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탱하는 힘이 될 뿐만 아니라  그분께서 맡겨주신 구원을 위한 사도직 수행의 원천이 된다.


이처럼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얼이시며 교회의 얼인 것이다. 그러므로 견진성사는 신자들에게 성령을 베풀어 주어 빠스카의 삶을 더욱 충실히 살게 하고 교회와 하나가 되어 복음선포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한다.




4.견진성사의 효과




견진성사는 구세주와 하느님을 알고 따르도록 인도해주신 분이 바로 그 성령이심을 알게 되고 성령을 모시고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기쁜 삶을 살게 한다.


성령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룬 사람은 하느님을 모시는 영광을 누릴 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사람으로 하느님의 얼을 이 세상에 드러내 보인다. 성령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어주고,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하게 하며, 교회와 하나되어 교회의 일을 하게 한다. 그래서 영세한 신자, 더우기 견진성사를 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을 이 세상에서 계속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성령은 우리를 구원에로 이끌 판관이 되게하고,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가 되게 하며, 하느님을 섬기는 예배의 사제가 되게 하신다. 그래서 견진성사를 받은 사람은 이제 교회의 사람이 된다. 교회의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서부터 사는 사람이다. 또한 그들은 삶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할 사람이 된다.


성령 안에 사는 사람은 하느님으로 인하여 희망에 넘치는 사람이다. 하느님을 참으로 굳게 믿고 사는 사람이다. 하느님을 믿고 희망에 찬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다. 성령을 모시고 사는 사람은 성령의 선물(슬기,통달,의견,굳셈,지식,효경,경외;이사11,1-4 참조)을 가득 받게 된다. 성령의 선물은 ‘선교와 증거’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봉사로써 그 열매를 맺게 한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그리고 절제”(갈라 5,22)이다. 이러한 영의 열매를 맺고 사는 것은 사람에게 더 없는 행복이 되는 것이다.


또한 견진성사는 세례와 마찬가지로 지워지지 않는 인호를 박아준다. 이 인호로써 신자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더욱 깊이 참여하여 하느님을 경배하게 되며, 종말의 큰 시련때에 하느님으로 부터 보호 받을 보증을 얻는다.




5.견진성사의 수여(전례)




본질적인 예식: 견진성사는 집전자가 성령을 내려주는 안수와 함께 세례자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바르며 “성신 특은의 날인을 받으시오”라고 하는 것으로 수여된다. 초대교회때는 안수로써만 이루어 졌으나 후에 성령의 은사를 보다 더 잘 드러내기 위한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가 추가 되었다. 기름은 고대로 부터 풍요와 기쁨(신명 11,14 참조), 정화,민첩하게함,치유,아름다움등의 상징이었다. 견진성사에서의 도유는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 견진자들을 ‘기름부음 받은 자’, 즉 메시아의 삶에 참여시킨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래서 도유는 견진자들이 성령의 은총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깊이 참여하고, 모든 생활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집전자: 교회헌장 26항에서는 주교가 견진성사의 정규 집전자(Originarius)라고 하며, 교회법에서는 주교가 견진성사의 통상적 집전자(Minister Ordinarius)라고 규정하고 있다(882조). 그러나 견진성사 예식서에서는 주교와 함께 세례를 집전하는 사제도 견진성사를 거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교회법 863조에 따라 어른들의 세례가 주교에 의해 집전된다는 조건 아래 이해해야 한다.


   견진성사로 신자들은 더욱 완전하게 교회에 결합된다(교회헌장 11항). 또 공의회는 견진성사의 효과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감싸주시고 활성화시키는 성령과의 상봉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견진성사의 집전자는 ‘세계 교회의 모습대로 형성된 각 부분 교회의 일치를 볼 수 있는 원천이며 기초’(교회헌장 23항)인 주교임이 타당하다.   그러나 죽을 위험에 처해 있는 신자에게는 어떤 사제라도 견진성사를 주어야 한다(교회법 883.3). 왜냐하면 교회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충만한 성령의 은사로 완성되지 않은채 죽는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견진성사의 시기: 오늘날 서방 교회에서는 대부분 세례와 견진이 분리되어 거행된다. 그러나 입문성사의 총체적인 관점에서는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에 바로 이어지는 것이 본래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견진성사는 신앙을 증거하고 교회의 사도직에 충만히 참여시켜주는 성사이므로 성사를 받을 의향과 신앙고백의 원의가 있어야 하며, 사도직 수행에 필요한 분별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에 따라 교회는 유아세례를 받은 어린이가 신앙을 고백하고, 은총 안에서 성사를 받을 의향을 가지며, 교회 공동체의 삶과 현세적인 일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제자와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맡을 준비가 되고 난 후에 견진성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입문성사인 견진이 세례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견진성사 거행시 성세 서약 갱신과 신앙고백으로 시작함으로써 세례와 견진의 일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성인이 세례 받을 경우에는 여건이 된다면 즉시 견진성사를 받고 성체성사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어른이 견진성사를 미루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견진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 견진성사를 유효하게 받기 위해서 견진자는 세례를 받고 은총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건전한 신앙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하며 고백성사를 통해 죄사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신앙의 고백과 증거, 사도직 수행을 위한 교리 지식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직무에 참여할 원의가 있어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의 자세가 갖추어진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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