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전례(성무일도)의 거행(2)
시간전례란 무엇인가?
「전례헌장」과 「시간전례(성무일도)에 관한 총지침서」(이하 ‘총지침서’라고 한다)는 매우 분명한 논조로 시간 전례가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그 주제를 크게 나누어 설명하면 다은과 같다.
가) 시간전례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드리는 기도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모든 사람들의 주님이시고 유일한 중개자이시면 그분만을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그리스도와 연경되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전공동체를 당신 자신과 결합 시키시어 당신의 기도와 온 인류의 기도 사이에 긴밀한 관계를 다지셨다. 실상 인간의 종교적 행위는 그리스도 안에서만 그 구원적 가치와 목적을 이룬다.”(총지침서, 6항). 세례와 견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고, 그렇게 해서 그리스도의 끊임없는 기도에도 참여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런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당신 몸의 유일한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우리 한에서 기도하시고, 또 우리의 기도를 받으신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사제로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고 우리의 머리로서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며, 우리의 하느님으로서 우리의 기도를 받으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 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우리 안에서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들어야 한다”(시편주해, 85,1).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를 거행할 때만이 아니라 시간전례를 거행할 때에도 그 안에 현존하시고 구원을 이루신다(전례헌장, 83항).
나) 시간전례는 교회의 기도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인간역사에 개입하신 하느님께서는 믿는 사람들과 구원된 사람들을 성련의 보살핌을 받는 공동체로 만드셨다. 그 공동체를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부른다. 바오로 사도의 표현에 따르면 그 백성은 ‘그리스도의 신비체’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교회라는 말을 자주 역사적인 제도, 또는 외형적인 조직체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가 지닌 영적인 힘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교회’(ecclesia)라는 말 자페가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믿는 이들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밀접한 일치를 이루고, 그를 통해서 영적인 힘을 얻는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교회는 하느님께서 주도적으로 인간의 구원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성체성사를 거행하며 감사와 참미를 드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도시대부터 하느님의 보편적 구언의지를 따라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는 처음부터 ‘기도하는 교회’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교회의 신원은 시간전례 안에서 그 핵심적 표현을 찾는다. “교회는 기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교회의 본질을 실행하고, 지금의 교회를 실현하며 앞으로 되어야 할, 아직은 이루지 못한 교회가 될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낸다.” 이제 교회의 구성원들은 그가 어떤 특별한 임무를 띠고 있든 아니든 이 기도에 참여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인류를 구원하는 교회릐 자기실현을 위해 함께 일한다.
“이 기도를 바치는 모든 이는 한편으로 교회의 고유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ㅗ,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님을 찬미하면서 어머니이신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옥좌 앞에 서있기에 그리스도의 신부가 지니는 최고의 영예에 참여하는 것이다”(전례헌당, 85항; 총지침서, 15항 참조).
다) 시간전례는 대화의 특성을 지닌다.
모든 전례행위가 그런 것처럼 시간 전례도 하느님과 인간의 쌍방간에 이루어지는 대화의 특성을 지닌다. “시간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가 이루어지고 하느님께 대한 예배가 성취된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백성이 하느님께 노랙\와 기도로써 응답하는 가운데에’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대화 또는 나눔이 이루어진다”(총지침서, 14항).
라)시간전례는 무엇보다도 공동기도이다.
「전례헌장」과 「총지침서」는 시간전례가 지닌 공동체적 특성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례는 사적인 본성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기도이기 때문이다. 다른 전례행위에 대해서도 올바르게 적용되는 원칙에 따라 공동으로 시간 전례를 거행하는 것이 혼자 바치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전례 헌장, 26-27; 99항). 「총지침서」는 시간전례를 거행해야 하는 사제나 수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의 단체와 본당 고동체도 할 수 있는 한 교회 안에서 “주요 시간경들을 공동으로 바치도록”(총지침서, 21항)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신자들이 시간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함께 모일 때, 마음과 목소리를 합쳐 그리스도의 신비를 거행한튼 교회를 드러내준다”(총지침서, 22항). 그래서 총지침서는 ‘가정교회들’인 가족들도 함께 기도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시간전례의 어떤 부분들을 거행함으로써 교회와 더욱 밀접히 일치하도록 권고한다(27항).
마) 시간전례의 시간들은 제시간에 맞추어 거행되어야 한다.
전례헌장 88항과 94항에 따라서 이미 지속적으로 준비해 온 것이「총지침서」의 중요한 요구사한이 되었다. “시간 전레의 목적은 하루 전체와 모든 인간활동의 성화에 있으므로, 이들 시간경의 순서는 현대생활의 여건을 감안하면서 각 시간경들의 거행이 하루의 제시간에 가능한 한 부합하도록 다시 꾸며졌다”(총지침서, 11항). 그러므로 아침기도를 오후에, 저녁기도를 이미 밤이 지난 다음 새벽에 바치는 것은 옳지 않다. 몇 십년 전만 해도 실제로 많은 사제들이 사목활동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할까봐 전날 오후에 밤중기도와 아침찬미를, 오전에 저녁기도와 종과경을 바치는 것을 관례처럼 생각했었다. 이것이 습관이 되어 오늘날에도 계속 이렇게 시간전례를 거행하는 사제들을 가끔 볼 수 있다.
바) 어떤 지정된 사람과 공동체는 시간전례를 거행할 의무를 기닌다.
교회의 이 본질적 기도가 언제, 어느 곳에서도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교회는 서품으로 성직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과 수도 공동체에 이 기도의 봉사의 직무르 맡기었다(총지침서, 17항; 28-29항). 종신부제들도 주교회의의 지시에 따라 최소한 매일 시간전례의 일부분을 바치도록 권고한다(총지침서, 30항). 그러면서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시간전례의 거행을 다근 전례행위로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해 주었고, “특별한 경우와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 성무일도의 의무를 바꾸어주거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할 수 있도록 주교들과 수도회의 최고 장상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였다(전례헌장, 97항).
그러나 고위회 교부들은 시간전례의 거행이 부담스럽다는 것을 이유로면제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거부했다. 「총지침서」는 시간전례의 거행에 대해 그것을 교회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라는 권고로 이해하고 있다. 「총지침서」는 주요 시간경, 곧 아침찬미와 저녁기도에 대해서는 더욱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중대한 이유가 없는 한 이 두 가지 시간경을 생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총지침서, 29할). 위에서 말한 의무를 완화하는 조항은 현행 교회법 제 276조 2항과 3항 그리고 1174조 1항에서 언급하고 있는 새로운 전례서의 다양성에서 나온 것 같다(전례헌장,98항 참조). 그런데 현실에서는 「총지침서」29항의 “날마다 시간경 전례를 바침 것이다.”라는 표현을 “날마다 성무를 면제하는 의무를 가진다.”로 바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 올바로 거행하는 시간전례는 개인의 신심을 북돋아준다.
시간전례 의식은 그것이 아무리 직무 때문에 행하는 것일지라도 마음의 참여없이 형식적인 의무에서만 거행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전레헌장은 “성무일도를 바치는 사제들과 모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바칠 때에 정신을 소리에 맞추도록 주님 안에서” 권고한다고 말하고 있다(전례헌장, 90항). 마음과 목소리의 일치는 “이 기도가 그에 참여하는 사람들 각자의 기도가 되고, 신심과 하느님의 풍부한 은총의 원천이 되며, 개익기도와 사도적 활동의 자양분이 되도록하기 위해”(총지침서, 19항)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그리스도를 찾고 기도로써 그리스도의 신비에 항상 더 깊이 젖어들며” 시간전례를 거행하는 사람들은 “구세주 자신이 기도하실 때 지니셨던 같은 정신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청원을 드린다”(총지침서, 19항). 이것을 더욱 잘 실현하기 위해서 전례헌장은 “전례와 성서, 특히 시편에 관한 풍부한 교육”(전례헌장, 90항)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전례헌장이 다른 전례행위들에서 추천하고 있는 명상적인 침묵(30항)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총지침서」는 이 지시를 특별히 시간전례에 적용한다. “마음속에 성령의 목소리가 더 충만히 메아리쳐 오게 하고, 우리 개인의 기도를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 공동체의 목소리와 더욱 밀접하게 결합시키기 위해 적절할 때에는… 지혜롭게 한 순간의 침묵을 삽입시킬 수 있다”(202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