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
10월은 로사리오 성월, 묵주기도 성월입니다.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침으로써 나의 마음이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께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묵주기도’(黙珠祈禱)를 지칭하는 말인 ‘로사리오’(Rosario)는 원래 ‘동정 마리아의 장미꽃다발’(Rosarium Virginis Mariae)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우리 나라에서는 묵주알을 세면서 바치는 기도라는 뜻에서 ‘묵주기도’로 불리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장미 꽃다발’ 혹은 ‘장미 꽃밭’(라틴어 Rosarium; 이탈리아어 Rosario)라고 불리던 이 기도가 중국과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매괴신공’(玫瑰神功)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이 묵주기도는 장미꽃들로 엮은 기도의 화관을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 드리는 것이고,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고,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함께 걷고자 하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가 로마제국에 의해 박해를 받을 때, 많은 신자들은 순교로써 신앙을 증거 했습니다. 순교자들은 형장으로 끌려 나갈 때 주님을 뵈옵기에 합당한 차림으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쓰고 나가는 관습이 있었고, 신자들은 밤중에 몰래 순교자들의 시체를 거두어 무덤을 만들고, 그들이 썼던 화관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장미꽃 송이 송이마다 기도 한 가지씩을 드리곤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막에 숨어 기도로써 일생을 바치던 은수자들은 곡식의 낱알이나 작은 돌을 둥근 관처럼 엮어 그것을 들고 기도하던 관습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습은 12세기경 신자들에게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글을 잘 모르는 신자들에게 성무일도 대신 150번의 주님의 기도를 암송하도록 했는데 150번의 숫자는 시편의 숫자에 해당됩니다. 이 기도를 바치기 위해 그 수를 헤아리는 것으로 구슬로 엮은 줄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께 깊은 신심을 갖고 있던 신자들은 성모송을 바침으로써 성모님께 사랑을 드렸고, 또 전구를 청하는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을 되풀이함으로써 성모님께는 영광이 되고, 성모님께서는 그 기쁨이 기도를 바치는 나를 통해서 계속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이라고 기도하면서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50번, 100번 또는 시편의 숫자에 해당하는 150번을 한 묶음으로 해서 그 기도를 성모님께 드리는 화관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기도 방법은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묵주기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빛의 신비가 추가 되어서 그렇지,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를 다 하게 되면 150번의 성모송을 하게 됩니다. 묵주의 모양이나 성모송의 번수, 그리고 묵주의 기도를 ‘장미꽃 다발’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12세기 삼종기도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도 매우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대신하여 ‘성모송’을 50번이나 150번 외우기도 하였는데, 이를 ‘성모의 시편’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때에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매우 다양하게 등장하였는데, 그중에서도 성모님의 다섯 가지 기쁨 즉, ①성모 영보(領報), ②예수님의 성탄, ③예수님의 부활, ④예수님의 승천, ⑤성모 승천 등이 묵상될 때마다 성모송이 되풀이되었다. 여기에 13세기부터는 ‘영광송’이 더해져 처음에는 성모송마다, 그 후에는 성모송 열 번마다 영광송을 바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수님의 생애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요약하는 내용으로 발전하였고, 이것이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인 15가지의 ‘신비’를 낳게 한 모체가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환희의 신비’에 관한 것이 생겨났고, ‘고통의 신비’에 관한 것은 14세기경에 일어난 성모통고에 대한 신심에서 발전되었습니다. 그후 ‘영광의 신비’에 관한 것이 또 발전했습니다. 지금처럼 성모송 10번에 신비를 한 가지 묵상하며 그 사이 사이에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방식으로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5세기 이후입니다. 이렇게 묵주 기도는 열심한 신앙 생활속에서 오랜 시기를 두고 발전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이 반포된 빛의 신비를 통해서 묵주기도가 완성된 것입니다.
묵주의 기도는 그 내용이 아주 간단합니다. 영세한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알아듣고 바칠 수 있는 기도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기도입니다. 묵주기는 아는 만큼, 믿음이 있는 만큼 바치는 기도입니다. 성경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있고, 성모님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면 더 깊이 묵상할 수 있고,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그 삶 안으로 빠져 들게 되면 관상에 까지 이르게 하는 기도입니다. 알면 알수록,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기도가 바로 묵주기도이고, 마음이 없으면 없을수록 형식적으로 바치는 기도가 묵주기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