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가지”
푸른 생나무에서 잘려 나와
가지런히 단장하고
사람들의 손에 들려 성수에 축성된 나뭇가지.
그 옛날 군중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고백하며 “호산나”를 외칠 때,
그들 손에 들렸던 나뭇가지.
호산나를 외치며
성당을 한 바퀴 돌아 성당으로 들어갈 때
“주님! 제가 이 가지를 손에 들고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라고 외치지 않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던 그 나뭇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볼 때,
십자가 뒤에 결려 뿌연 먼지에 온통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그 나뭇가지.
하지만
십자가 뒤에 걸려 있는 그 나뭇가지 바라보며
작은 결심을 하고,
그 나뭇가지 바라보며 하루를 감사하니
그 가지는 내 기도의 삶의 책갈피.
그 나뭇가지 바라보며
주님 가신 그길 따르겠노라고
묵주알 굴리니 그 가지는 내 인생 여정의 작은 촛불
그 가지 태워 머리에 바르고 회개의 삶을 시작하니
그 가지는 나를 씻어주는 정결한 물
그리고
그 가지 바라보며 주님 수난 기억하니
그 가지는 내 신앙의 메모장이네.
그리고 그 가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