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을 은총안에서

성지(聖枝)

푸른 생나무에서 잘려 나와 가지런히 단장하고

    사람들의 손에 들려 성수에 축성된 나뭇가지.

그 옛날 군중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고백하며 호산나를 외칠 때,

그들 손에 들렸던 나뭇가지.

호산나를 외치며 성당을 한 바퀴 돌아 성당으로 들어갈 때,

주님! 제가 이 가지를 손에 들고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치지 않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던 그 나뭇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십자가 뒤에서 뿌연 먼지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는 그 나뭇가지.

그렇게 잊혀져가는 나뭇가지, 성지(聖枝).

 

성지(聖枝)는 십자가의 장식품이 아니라

주님을 임금님으로 고백하던 사람들에 의해 선택된 나뭇가지.

주님을 따르는 나는 그 가지를 바라보아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네.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따르기 위해 변치 않은 마음을 청해야 하고,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하루를 기억하기 위한

내 기도의 삶의 책갈피가 되어야 한다네.

그렇게 살아갈 때,

내 마음에 안 드는 형제자매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치는 신앙가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게 살아갈 때,

나는 언제나 옳고, 언제나 기도하고, 언제나 주님께로 나아가는 신앙인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그렇게 살아갈 때,

참되게 고해성사를 볼 수 있고,

은총지위에서 주님의 성체를 모실 수 있으니…,

 

그렇게 기억하며 또 한 해를 살아가야 하리.

그래야

그 가지를 태워 내 이마에 뿌리며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외침을 들을 때,

내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잊지 않을 수 있으니…,

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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