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베델이란 사람이 수도자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어느 날, 수도원을 찾아와 수도원장 에피파무스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원장이 물었습니다.
“수도자는 무엇 때문에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은거 생활을 하는 겁니까?
속세에서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가능한데 말입니다.”
수도원장 에피파무스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촛대를 가져다가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 다음 엘 베델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바깥은 바람이 몹시 불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방문을 나서기 전에 수도원장은 촛불을 엘 베델에게 넘기면서 말했습니다.
“밖에 나가거든 촛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바람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오.”
엘 베델은 그러마고 했습니다.
그러나 방을 나오자마자 금방 세찬 바람이 불어와 촛불을 꺼뜨리고 말았습니다.
엘 베델은 다시 불을 붙여 보았지만 불은 붙자마자 금세 꺼져 버렸습니다.
엘 베델은 수도원장 에피파무스에게 말했습니다.
“원장님, 촛불이 제대로 타오르게 하려면 방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는 바람 때문에 불이 도무지 견뎌내질 못합니다.”
그러자 에피파무스가 엘 베델에게 대답했습니다.
“지금 그 말이 그대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오.
바깥에서는 바람 때문에 촛불이 잘 타지를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속세의 바람이 수시로 불어 닥치는 바깥 세상에서는
피어오르는 하느님의 사랑을 간직하기 불가능하다오.
이 사랑이 타오르게 만들자면 은수생활로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요.”
엘 베델은 마음이 환해졌고, 그리하여 수도자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