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깨비의 어원문제
도깨비의 명칭은 시대와 더불어 바뀌어 왔다. 그 어원을 고찰하면 그 속성에서 유래하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고려사 열전과 동국여지승람에 豆豆里(豆豆乙)이란 표현이 나오고, 이를 또한 木郞이라고도 하였다. 목랑은 나무로 된 ‘메’ 또는 ‘망치, 방망이’이와 같은 것이다. 豆豆里는 ‘메’나 ‘방망이’를 가지고 작업하는 동작을 말하는 ‘두드리다’의 어간‘두드리’에서 유래한다. 한편 승려들이 사용하는 錫杖도 삼국유사에 의하면 가끔 신통한 일을 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석장을 몽고어로는 duldui, 만주어로는 dulduri라 한다. 그렇다면 석장의 신통력과 도깨비의 별칭인 두두리와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있다.
‘메’는 만주어로 tugu(두쿠)라 하였는데, 이 두쿠는 ‘절구공이’라는 뜻도 있다. 절구의 평안도 방언은 ‘덜구(tol-gu>tot-gu)’로 부르며 이것을 男性어미를 첨가하여 tot-gu-a-bi가 tot-ga-bi(돗가비)로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도깨비의 15세기 표기는 돗가비로 ‘월인석보’와 ‘석보상절’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돗 + 가비’의 합성어로 판단되며, 돗은 ‘火’나 ‘種子’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돗은 풍요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비’는 아버지 등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장물애비’등의 용례로 볼 때 성인이 된 남자로 이해된다. 따라서 돗가비는 풍요를 관장하는 男神의 역할을 맡고 있었던 신격으로 평가된다.
양곡을 생산하는 능력을 가진 杵(절구공이 저)를 숭배하는 원시신앙이 파생되어 도깨비 신앙으로 변하고, 이것의 일부는 도깨비 방망이의 재물생산능력으로까지 발전하였으며, 절구공이가 남성상징이기 때문에 도깨비는 장정의 일꾼 차림으로 나타나며 여자나 노인 유아의 모습은 도깨비의 형상에서 잘 찾아 볼 수 없다.
현재 각 지방에서 쓰이고 있는 용어를 보면 토째비(경북월성), 돛재비(경남거창), 도채비(제주도), 또깨비(전남신안), 돛깨비(전남함평) 등이 있다. 이들의 용어 변화는 ‘돗 + 가비>도가비>도까비>도깨비’와 돗 + 가비>도가비>도재비>도채비‘이다 따라서 현재 발음되고 있는 모든 도깨비의 명칭은 돗가비에서 파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석보상절’에 보면 “돗가비 請야 福비러”에서 보듯 豊饒와 招福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신격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도깨비는 다양한 풍요신격의 하나로써 우리 민족에게 숭상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석보상절’의 내용을 볼 때는 邪神의 형태로 언급되어 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토착신앙과 결합된 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도깨비는 백성을 미혹하는 雜神 정도로 취급됩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깨비의 존재는 현재까지도 왕성한 전승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흔적은 도깨비 신앙이나 도깨비 민담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