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1. 말씀읽기: 요한3,7a.8-15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하였다고 놀라지 마라.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2. 말씀연구
새로 나야 합니다. 어찌 보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잘못되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 모습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새로 나야 합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겠지요. 옳지 않았다면, 부족했다면 옳은 방법으로, 보충하는 방법으로…,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하였다고 놀라지 마라.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영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삶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내 틀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때, 나는 놀라운 것을 보게 됩니다. 마치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끼고서 새로운 세상을 보듯이,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하느님의 엄청난 사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내가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틀을 가지고 내 앞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면 틀리거나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싶은 데로 부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내가 원할 때나, 그분께서 원하실 때, 그분께서 원하시는 방식으로…,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니고데모는 다시 의문을 제기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을 니고데모는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의문은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일안에서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나오는 말이 바로 그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 일들은 신앙적인 면 안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내가 믿기 어려운 것들,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들 안에서…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새로 나는 것은 결국 예수님을 통해서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새로 날 수가 없습니다. 믿음의 눈을 가지지 않고서는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보기 위해서는 믿음의 눈이 있어야 합니다. 니코데모는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들의 가르침에 따르면 메시아 시대의 징표로서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풍성한 하느님의 영을 부어주신다는 것입니다(이사야44,3,59,21;즈가리야12,1;요엘3,1) 영이 이와 같이 풍성하게 임하고 넘쳐흐른 결과 사람에게는 참된 내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는 그들의 마음을 바꾸어 새 마음을 일도록 해 주리라. 그들의 몸에 박혔던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피가 통하는 마음을 주리라. 그래서 나의 규정을 따르고 나의 법을 지켜 그대로 실행하도록 만들겠다. 그제야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에제키엘11,19-20).
율법학자들도 똑같은 사상을 말하였고 새로운 정신적 창조, 새로운 탄생에 대해서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유다 지식계에 이러한 사랑이 퍼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니고데모가 왜 예수님의 말씀을 그렇게도 명백하게 알아듣지 못하였던 것일까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는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이면서 이런 것을 모르느냐?”하고 물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결코 니고데모를 비웃지 않으셨습니다. 이 말씀 안에는 사랑을 거스르지 않는 부드러운 야유가 눈에 띕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빙그레 미소를 띠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너는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라는 말씀이 와 닿습니다. 너는 사제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너는 영세 받은지 오래된 신자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너는 본당에서 봉사하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내가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보신 것을 말하고 증언합니다. 하지만 나는 예수님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 맘대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백성들은 예언자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을 하십니다.
12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하늘의 일”은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말 합니다. 즉 하느님 자신에게 있어서 이루어지는 일, 곧 말씀의 영원하신 탄생, 삼위일체의 위격의 상호 관계, 인류의 구원에 관한 것 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사람은 아무도 하늘에 올라 간 일이 없으나 사람의 아들은 당신의 집인 하늘에서 내려 오셨다는 것입니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들리다”라는 동사는 요한복음에서 십가가의 사형을 기록할 때 쓴 고유의 동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권능을 통하여 다시 태어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가를 설명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높이 들려야 한다.” 이 말씀의 배경에는 민수기에 나오는 사건 이야기가 있습니다(민수21,4-9). 광야에서 당신께 불평을 일삼는 이스라엘 백성을 벌하시려고, 야훼께서는 그들에게 치명적인 불 뱀을 보내십니다. 그러나 백성들의 회개와 그들을 위한 모세의 간구를 들으시고 야훼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구리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매달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다음 불뱀한테 물린 이스라엘 사람은 누구나 장대 위에 높이 매달린 구리뱀을 쳐다보기만 하면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높이 들려짐을 구리뱀이 높이 들려짐과 비교하십니다. 높이 들려진 구리 뱀은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육체적인 생명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높이 들려진 사람의 아들은 신앙을 가지고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높이 매달리실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의 원천에 참여하는 것은 그 원천인 사람의 아들이 높이 들려졌음을 믿음으로써 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세상으로 파견하신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는 지금 여기서 영원한 생명인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종말론적인 하느님 나라에서 만물과 만사가 그 종말을 고하게 될 먼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그 생명이 현존하는 것입니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의 새로운 탄생의 섭리적 수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의 의무를 가르쳐 주신 다음, 십자가의 희생 제물의 필요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례가 지니는 구원적인 효과도 구세주의 수난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라고 명백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 까닭에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은 구원의 필수 조건이라고 결론을 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①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② 이러한 새로운 생명은 사람이 세례를 받음으로써 얻어집니다. ③그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으로 사람이 얻게 된 것입니다. ④그리스도의 속죄의 제물의 효과에 대한 믿음이 구원의 필수 조건입니다.
3. 나눔 및 묵상
1.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를 동료들과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증언하고 계십니까? 내가 체험한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까? 아니면 머리로 알고 있는 것들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까?
2.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그렇게 애를 쓰고 계십니다. 나는 믿지 않는 형제자매나, 쉬고 있는 형제자매들의 구원을 위하여 얼마나 애를 쓰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