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희년을 맞으며
1. 교회 일반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와 더불어 2000년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선교 300년대를 살고 있다. 공의회에서 제시한 교회관은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회관이라 할 수 있다. 미래의 교회관은 양자(Communion & Institution)택일의 교회관이 아니라 양교회관이 가진 요소들을 상호 배제하지 않고 상호 수용하면서 두 개념을 포괄하고 내포하는 교회관이어야 한다. 그 교회관은 하느님의 백성이 모여 이룬 조직이요, 제도적인 공동체이고, 개인의 참여와 은사의 작용이 존중되는 역동적이고 통공적인 삼위일체론적인 교회관인 양자융합의 교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교회관이야말로 전문적이요 급변하고 다변화 된 현대 사회 속에서 교회가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하나됨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그 괄목할 만한 교세의 성장과 경제적 자립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냉담자의 증가, 예비자의 감소, 도시 교회의 거대화, 내적 영성의 미비, 신학과 신앙의 토착화 문제, 경제 발전에 따른 세상의 물질주의의 오염, 신앙과 삶의 분리현상 등등 그 대안이란 게 고작 영성의 강화와 소공동체 운동 그리고 도농 교회간의 상호교류 등이 있지만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미래의 교회관이 제도와 Communio의 합일된 교회관이라면, 개인적인 측면에서 회개와 쇄신이 필요하지만 제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측면에서 회개와 쇄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쇄신, 또 한 번의 말 잔치?’ (사목 97, 2)가 되고 말 위험이 있다. 모두가 동등한 자격을 가진 교회라고는 하지만 실재 교회의 운영은 성직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한국 사회 현실과 함께 여러 가지 문제와 함께 개혁해야 할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칙을 지키고 전통을 유지 보존하는 것이 보수적인 것이라면,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가는 순례자인 교회는 교회의 본 모습을 찾고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회개하고 쇄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진정한 보수는 늘 진보적이라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희년의 의미가 본래의 제 자리를 찾는 것이라면 한국교회도 본래 교회의 제자리 찾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는 공의회의 교회관과 제도주의적인 교회관 사이에 충돌이 있으며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생즉사 즉 죽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그리스도의 부활의 진리를 믿는 교회라면, 제도주의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하고 개방적인 교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오늘의 한국 실정에서 하나의 복음일 수 있다. 그러기에 교구간의 벽을 허물고 인간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한국인은 비록 이성적인 판단엔 문제가 있으나 공동체성에 있어선 세계 제일이다. 추기경을 마치 우리나라 천주교의 책임자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을 정도가 아닌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토착화, 평생교육, 도농 공동체의 실질적인 나눔, 평신도 신학자의 양성 등등. 개개인간의 약점을 보완하고 교회가 제모습을 갖고 드러내는 장치가 제도라면, 제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미래가 현재 삶의 모든 차원에 효력이 미치도록 투신할 과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