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 5. 결론
결론적으로 공의회 직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 가톨릭 교회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새로운 영성, 공동체적인 영성, 열린 영성, 신성한 곳으로 도피하지 않는 영성(거룩한 것만 얘기하지 않는 것), 세상을 향한 개방, 세계와 연대한 영성‥ 이런 것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겪어야 했던 방황, 무분별하고 절제되지 않은 개방의 폐해 등등으로 야기된, 새로운 불일치․분열을 체험하고는 다시 새로운 고민에 봉착하게 되었다. 다시 옛 영성 즉 세속으로부터의 도피라는 영성과의 연결점을 타협점을 재발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현대적 시대의 요청이 무엇인지 그리고 전통적인 신앙의 유산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것들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오늘날 교회는 비관적인 것 뿐인가라고 체념할 수 있다. 많은 신자들이 오늘날 하느님이 없는 삶, 믿음이 없는 세상의 진면목을 조금씩 그 실상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 실상의 공허 안에서 믿음의 풍요로움, 믿음의 필수불가결한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교회의 희망을 학자들은 대체로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로 젊은 교회의 약진이다. 한국교회와 같은 젊은 교회, 그리고 박해받아 온 교회들의 활약이다. 둘째로 새로운 신심운동의 태동. 가톨릭 교회내에 이러한 새로운 신심운동은 많은 경우에 이미 20세기 초반의 가톨릭 개혁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령운동, 꾸르실료, 훠꼴라레, 레지오 마리애, 성서 공부운동, 성체와 자유운동 이런 것들은 20세기 이후, 1차 대전 이후에 등장했던 새로운 신심운동이다. 이것은 누가 주도하지 않았다. 밑에서부터 자연적으로 자생적으로 발생했다.
이제 교회 내에 하나의 새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의 쇄신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이루어져 가고있다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직무 담당자와 신학자들의 과제는 이러한 새로운 모습에 문을 열어주는 것이고,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요구 앞에서 산적한 문제는 적지않다. 더군다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목현장에서 와닿는 문제들은 참으로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사제독신 제도의 문제. 둘째로, 이혼한 재혼자들의 문제.. 지금 현행 교회법으로는 이혼했다가 재혼한 사람들은 완전히 성사도 하나도 못받는다. 그럼 그 사람들은 신앙 활동을 못한다. 당연히 교회를 떠나야 하느냐? 요새 이혼이 그렇게 급증하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1/2 즉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하고, 독일에서는 1/3이다.
세째로, 사제직을 떠난 사람들의 문제. 이상은 딜레마이다. 교회는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교회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하나도 없다. 실천적이고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서 교회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배려를 해줄수 있는가? 이 사람들은 모두 교회를 떠나야 하는가? 결국 성사로부터 제외되어야 하는가? 교회는 그들이 떠나가는 상황을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거나 방관해야 하는가? 다시 그 사람들을 교회의 품으로 안을 수는 없는가? 왜냐하면 모든 명제 위의 가장 우선적인 명제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께로부터 구원을 받았다이다. 교회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께서 바로 그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이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다가갔기 때문에. 따라서 이러한 딜레마가 우리 세대의 공통의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