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봉사, 섬김, 봉사직(διακονία: diakonia)
1) 봉사와 직무 수행
신약성서의 저자들은 당시 교회 공동체에서 통용되던 ‘직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현대의 직무에 해당하는 용어는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공동체내에서 어떤 개인이 수행하는 ‘봉사들’을 서술한다거나 공동체 전체가 수행하는 사명을 지적할 때에도 특정한 품위나 신분과는 상관없는 단어, 즉διακονία라는 단어를 썼다. 이 단어를 일부러 골라 썼다는 것은 성서 작가들이 자기네 공동체에서 통용되던 ‘특출한 태도’를 이 말로 표현하고 싶어했음을 드러낸다. 어떤 특전과 권위를 토대로 하여 거기서 봉사해야 한다는 의무가 발생하는 따위의 ‘직무상의’ 태도가 아닌 것이다.1)
‘봉사’(διακονία)란 신약성서에서 나타나는 모든 ‘직무’와 관련되는 본질적인 용어이다. 이 ‘직무’는 관리를 비롯하여(1고린 4,15; 골로 1,25) 인도하고 통할하는 권리(히브 13,17; 1데살 5,12; 로마 12,8), 판단하고(마태 19,28) 벌하는(1고린 5,5) 자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안에 봉사가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 대한 사도들의 의무를 말하자면 “여러분 가운데서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이의 종의 되어야 합니다”(마르 10,44)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것이 있다. 신실한 종의 비유는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봉사를 묘사하고 있다(마태 24, 45-51: 병행 구절인 루가 12,41-46에는 종의 표상이 사도들에게 적용된다). 바오로는 자신을 모든 이의 노예, 예수를 위한 여러분의 종이라 부른다(1고린 9,19; 2고린 4,5). 사도직의 직무는 단순히 봉사다(로마 11,13; 1고린 3,5; 2고린 6,3; 사도 20,24; 21,19). 여러 가지 직무는 단 한가지 봉사를 드러내는 데 불과하다.2)
“봉사(의 직책)도 (여러가지로) 나뉘어 베풀어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1고린 12,5).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 것은 하나의 봉사이다(에페 4,12 참조). 신약성서는 유대아나 세속의 직무를 표시하기 위해서만 희랍어로 공직을 뜻하는 통용어를 썼지, 교회 직무에는 쓰지 않았다. 교회 안에서의 질서와 정의, 법률은 세상에서 쓰는 것과 전적으로 다르므로 같은 말을 교회와 세상에서 함께 사용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3)
2) 섬김의 행위
διακονία는 봉사하는(섬기는) 행위를 나타낸다. 신약성서에서 διακονία는 “식탁에서 시중들기” 또는 보다 폭넓은 의미에서 “육신의 양식을 공급하기”를 의미한다.4)
또한 참된 사랑에서의 “섬김의 수행”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래서 스테파나의 가족들은 성도들을 위한 봉사에 헌신했다(1고린 16,15). 봉사는 묵시 2,19에서 일, 사랑, 믿음, 그리고 인내와 결부된다. 이 개념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것은 초기 그리스도 신앙은 행동양식에 따라 만들어지는 구별인 공동체의 교화를 위한 모든 중요한 활동을 διακονία로 여기게 되었고 묘사했다는 것이다(에페 4,11ff). 1고린 12,4ff에 따르면 은총과 활동에 따라 봉사의 다양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다른 봉사들은 한 분이신 주님께로 바쳐졌다. 각각의 은총 안에서 신도들은 그의 형제에게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봉사한다. 은총을 받은 사람은 은총의 선물로 그에게 위탁된 봉사에 대해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1고린 12,28에 언급된 “도와주는 은사”에는 이러한 봉사의 행위, 말하자면 공동체를 위한 돌봄과 원조의 행위를 포함하였을 것임에 틀림없다.5)
그러나 복음을 선포하는 가장 높은 직무조차 사도 6,4에서는 “말씀의 봉사”로서 서술되어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생명의 빵으로서 제공된다. 설교자의 참된 봉사는 그의 형제의 구원을 목적으로 하며, 그들에게 화해의 말씀을 설교함으로써 화해의 봉사를 행해야 한다(2고린 5,18ff). 이러한 점에서 천사는 하나의 본보기이다. “그들은 모두 구원을 상속받을 사람들에게 봉사하도록 파견된 시중드는 영들이 아닙니까?”(히브 1,14).
봉사는 복음을 향해 지향되어 있다. 율법을 지키려는 모든 노력은 죽음의 봉사직이고 단죄의 봉사직이다. 반면 기쁨 안에 있는 믿음은 영의 봉사이고 의로움의 봉사이다(2고린 3,7-9). 그것은 또한 “공동체 안에서 어떤 의무들의 수행”을 의미한다. 사도들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봉사의 직무이다(로마 11,13; 2고린 4,1; 6,3f; 11,8; 사도 1,17. 25; 20,24; 21,19; 1디모 1,12). “내가 주 예수에게서 받은 봉사(과업)을 완수할 것이니, 바로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렵니다”(사도 20,24). 또한 복음 전파자의 직무(2디모 4,5), 또는 전파자의 일과 개인적인 봉사와 도움을 겸하는 마르코의 활동(2디모 4,11)도 봉사의 일이다.6)
바울로의 διακονείν의 사용과 어울리어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모금은 διακονία로 묘사되어있다. 사도는 이것이 단순한 외적이고 부수적인 행위로서가 아니라 참된 사랑의 행위로서 여겨져야 함을 강조한다(로마 15,27f; 2고린 8,1-6; 9,1. 12f; 참조 사도 11,29f; 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