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론-사제직에 대한 고찰(성서에 나타난 사제직)

 

3. 사제직에 대한 고찰


    (1) 성서에 나타난 사제직


     1) 구약성서에 나타난 사제직


사제(司祭), 즉 제사장이라는 말은 구약성서에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수식어와 함께 700회 이상 그리고 신약성서에서는 80회 이상이나 나온다. 히브리어 성서에서 사제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용어는 코헨(Kohen)이며, 이것의 개념은 사제와 행정관으로 봉사하는 일을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사제의 보편적인 개념은 제사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이스라엘에 있어서 사제직은 예언직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구약성서의 사제직은 계시종교의 위대성을 드러내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유대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1)


구세사의 관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의 계약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계약의 대사제이자 해방자이신 메시아가 파견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구약의 사제직과 신약의 사제직은 하느님의 구원 경륜에 있어서 상호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약 교회의 사제직은 유대교 사제직의 종말론적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성서에서 사제가 맡은 여러 가지 직분은 한 마디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의 역할’이었다. 이 중개자의 역할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2) 이스라엘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교의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제는 예배에의 봉사와 하느님 말씀에 대한 봉사, 두 가지 기본적 직무를 수행하였다.3) 사제는 백성들의 죄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간구하는 중재 역할을 하였으며, 자기 자신과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였다. 이러한 구약성서의 사제직을 바탕으로 하여 그리스도의 사제직, 즉 신약의 사제직이 나온 것이다.


      2) 신약성서에 나타난 사제직


신약의 유대아와 이방인 사회에는 갖가지 신들을 섬기는 많은 사제들이 있었다. 광범한 희랍 문화와 유대적 헬레니즘 문화에 있어 사제에 해당하는 말은 ἱερεύς(hiereus)였다. 이 말은 신약성서에서 유대인 사제들에 대해서도 사용했고(마르 1,44; 루가 1,5; 10,31; 요한 1,9; 사도 6,7) 이방의 사제들에 대해서도 사용했다(사도 14,13). 그러나 신약성서는 교회의 봉사자에게 사제란 오늘날의 명칭을 쓴 적이 없다.4) 그러나 신약성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사제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히브리서(2,17; 4,14; 5,10)에서 그리스도는 이스라엘 대사제직의 전통을 수행하는 참다운 대사제라 불린다. 구약시대의 제도들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분은 이 제도를 초월하심으로써 완성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5)


그리고 신약성서에는 네 가지 중요한 봉사직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첫째 직분은 ‘제자가 되는 것’이다. 제자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다. 모든 그리스도 신자가 실상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면 사제들은 유독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되어야 한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법을 신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당신이 택한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매일같이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다.6)


제자의 개념이 사제직의 영성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신약성서에 나타난 둘째 직분인 ‘사도직’은 그리스도교의 사제직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도는 그리스도가 파견한 ‘일꾼’으로서 사도직의 핵심은 ‘봉사’ 정신이다. 사도는 활동과 기도로써 봉사하는 사람이다. 사도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모금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으며 신자들을 교도하면서 봉사하는 사람이다. “사도직은 타인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 그리스도께 대한 봉사이다”라고 할 수 있다.7)


신약성서에 나타난 넷째 직분은 사제와 주교의 직무인데 이것은 그리스도교 사제직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신약성서에 나타난 넷째 직분은 ‘성찬의식을 집전하는 일’로서 이것 역시 그리스도교의 사제직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


사제직은 활동과 기질을 겸비한 직무이다. 그러나 신약성서에 나타난 네 가지 직분에서 매우 중요한 공통요소는 그것은 사제직의 모든 형태에서 현저하게 나타나는 특징인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근성’(closeness to Jesus Christ)이라고 여겨진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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