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두 개념의 장단점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신비적 공동체 교회관을 드러내어 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두 개념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왜냐하면, 위계질서적이며 제도주의적인 교회관에 비해 이 신비체적 교회관은 보다 민주적인 경향을 띄기 때문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나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은 전체 교회를 지도하는 성령과 모든 신자들의 직접적인 관계를 강조하고, 또 이 개념은 지체들 상호간의 봉사와 신비체 전체나 백성 전체의 이익에 절대적 비중을 두어 특정한 한 집단의 이해관계는 모두 여기에 속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백성」의 개념은 교회와 머리인 하느님 사이에 보다 큰 간격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개념과 구분되고 있다.
「하느님의 백성」이란 개념 은 개인적인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의 공동체로 이해될 수 있고, 또한 그 역사성 때문에 하느님의 항구한 자비와 교회의 항구한 통회의 필요성이 잘 드러난다. 즉 가톨릭 안에서 교회를 거룩하며 동시에 죄된 것으로, 회개와 쇄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여주는 데에 적합한 개념인 것이다. 그러나 이 모형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개념보다 신약의 새로운 면을 잘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즉 구약의 백성과는 구분되는 신약의 백성이 그리스도를 통한 새계약의 백성이라는 점을 드러내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개념이 교회와의 동의어로 사용될 경우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기적이고 독점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한편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개념이 신약의 새로운 면을 잘 드러내 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개념 역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개념은 순전히 비(非) 가시적인 은총의 공동체인지 아니면 가시적인 것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1) 그리고 교회를 부당하게 신격화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성령을 교회의 생명원리로 이해하는데 있어서 자칫하면 교회의 모든 행위들을 성령의 탓으로 돌려 교회 내에 존재하는 죄와 오류를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몸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두 개념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공동체 혹은 친교로서의 교회라는 모형을 밝혀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쨌던 이 관점에서 볼 때, 교회는 우선 제도 또는 가시적인 조직 사회만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는 내적이지만 신조, 예배라는 외적인 본질들로 인하여 표면화되는 친교의 공동체임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