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신원과 영성
1. 오늘을 사는 평신도
한마디로 단언할 수 없이 복잡하고 바쁘게 변화해 가는 세상 속에서 과연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평신도로서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삶에 대한 가치와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가야 하는 것인가?
한국에서는 과거 가톨릭이 믿을 만한(?) 종교였다. 종교를 가지게 된다면 가톨릭을 믿겠다는 생각이 많은 이들에게 있었고, 과연 그것은 현실로 드러나서 80년대에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 입교를 자청해서 교세는 날로 팽창했다. 비록 소수이지만 직장에서나 사회 전반에서 신자들의 생활이 타인들에게 모범이 되었고, 가톨릭 전반의 분위기는 불의에 대항해서 과감한 저항을 할 수 있는 커다란 대들보였다. 어떤 의미에서 정의로움과 사랑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80년대를 지나면서 더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생겨났고 교세도 더욱 커졌다. 성소자의 증가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렇다면 사회 전반에서 가톨릭의 향기는 더욱 더 커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사회 곳곳에서 더 큰 감동과 신뢰를 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것 같다. 내적으로는 냉담자가 속출하고 있고 외적으로는 더 이상 신뢰에 가득찬 종교로 보이지 않는다. 신자 수의 증가로 인해 곳곳에서 가톨릭 신자를 볼 수 있지만 냉담자의 숫자는 더욱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의 소리가 평신도들의 대화에서도 심심지 않게 나오고 있다. 과거에 비해 더욱 더 크고 멋있는 성당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데도 이런 현상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닮고자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들에게 지금 이 순간 “나는 누구인가?”, “평신도로서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던져지는 것이다. 외적인 교세 성장과는 관계없이 관습화되고 형식적으로 흘러 버린 평신도의 생활을 새롭게 정립시키고 평신도의 신원과 사명, 영성에 대한 전반의 문제를 짚어 가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