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조사회(kontragesellschaft)
예수는 열두제자의 부르심과 하느님 나라 선포, 병자치유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직접 이스라엘의 모임과 재건을 겨냥하였고, 이로써 종말 이스라엘의 실존이 시작된다. 이는 꿈란공동체처럼 거룩한 남은 자들, 특수한 공동체라는 배타성과는 다르므로 성과 속의 이원론적 분리는 거부된다. 게르하르트 로핑크, 앞의 책, pp.26-32 참조.
한편 예수는 모여야 할 하느님 백성을 대조사회로 이해하기에 새로운 사회질서 안의 구체적인 실천을 겨냥한다. 여느 사회에서 상례로 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상종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제자공동체 안에서는 지배관계가 없어져야 하고, 속전의 죽음 예고에서 드러나듯 섬김이 강조되어야 하며, 세상 권세들의 폭력구조가 아니라 화해와 우애가 지배해야 한다. 위의 책, pp.92-102 참조.
한스 큉(H.Kng)에 따르면, 교회의 대조성은 그리스도교적 자유에서 잘 드러난다. 곧, 유능함과 효용, 성공 등의 가치를 지향하고 행업을 중시하는 능률 사회를 거슬러, 하느님에 대한 신뢰에 더 우위의 가치를 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은, 대가 없는 권리 포기를 통해 권리 주장에서의 자유를, 지배가 아닌 봉사로서의 권력 선용을 통해 세력 다툼에서의 자유를, 영으로부터의 가난함을 통해 소유와 성장과 소비로부터의 자유를, 자발적이고 서열없는 봉사를 통해 봉사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한스 큉, 앞의 책, pp.334-357 참조.
교회는 하느님 앞에서 세상을 성화해야 한다. 지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으로서 세상을 위한 교회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그 자신이 세상이 되어서는 안되고, 세상 안에서 번영해서는 안되며, 교회 본연의 모습을 간직해야 한다.” 게르하르트 로핑크, 앞의 책, p.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