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2000년전 세계의 한 변방, 이스라엘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고 부활한 예수라는 사나이가 이 세상에 일으킨 반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는 전생애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도래라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했으며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써 이 나라를 자신의 인격 안에서 구체화하였다.
‘하느님 나라’란 한마디로 하느님 구원의 총괄 개념이요 하느님 구원 계획의 최종목표이다. ‘하느님 나라’는 개인적 종말론에서 생각하듯, 어떤 한 사람의 영혼이 죽은 후에 심판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낙원(Paradise)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그리고 하느님의 하느님이심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이 완전히 실현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인간은 구원을 발견하며 모든 악(惡)과 고통의 사슬에서 해방된다. 따라서 이것은 그리스도교적 희망의 결정체이다.
다른 한편,‘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자신의 사명으로 인식하고 가르쳤던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 즉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믿는, 그래서 그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이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교회는 자기 주인의 사명을 이 세상에서 계속해서 이어나갈 의무가 있다. ‘하느님 나라’를 목표로 하여 그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존재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는 아주 밀접한 관계이다. 그러나 지난날의 교회가 그랬던 것 처럼 ‘하느님 나라’와 ‘교회’를 동일시 할 수는 없다. ‘하느님 나라’는 교회 보다도 더 포괄적인 개념이며 하느님 구원 사업의 목표도 교회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도 결코 동일시 할 수 없는 ‘하느님 나라’와 ‘교회’ 사이이 관계를 규명해 보고자 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이 목적에 따라 ‘하느님 나라’와 ‘교회’ 사이의 관계를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 드러내 보여주는 하느님 나라(구원)의 성사로서의 교회라는 관점에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교회는 보이지 않는 구원을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아니한, 하느님의 나라를 이 세상 안에서 볼 수 있도록 보여주는 표지이며 성사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바로 그럴 때에 교회는 제2의(ALTER) 하느님 나라라고 할 수 있으며 교회 그 자신의 고유한 사명과 본성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