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론
1. 하느님 나라
1.1 하느님 나라 – 예수 복음선포의 중심1)
예수가 ‘하느님 나라’를 자신의 복음선포의 중심으로 삼고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예수의 생애, 말씀과 행적을 전하는 공관복음서에서는 “하느님 나라”라는 용어를 70회 이상 사용2)하고 있으며 예수가 공생활 중에 행한 설교의 중심 메시지는 하느님 나라의 선포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이다.3)
마르꼬 복음서는 다음과 같이 예수의 복음 내용을 요약한다.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여러분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시오”(마르 1,15).
마태오는 하느님 나라 대신 ‘하늘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여러분은 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다가왔습니다”(마태 4.17).
‘하늘’이란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기를 꺼려하는 유대교적 전통을 따른 표현으로서 “하느님 나라”와 “하늘 나라” 이 두 표현은 동일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마르꼬와 마태오는 예수의 메시지를 같은 모양으로 요약하고 있는 것이다4) 또한 예수의 무수한 기적들도 지상에 하느님의 전능하신 주권이 작용하고 있음(하느님 나라)을 증거하는 표지로써 행해졌다. 예수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우리가 기다리는 분(메시아)이 당신이냐”고 물었을 때, 자신이 행한 기적을 증거로 들어 대답했고(참조: 마태 11,2-6; 루가 7,18-23) 또한 악령을 몰아내는 기적을 행하면서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가 11,20; 마태 12,28)라고 말한다5). 그리고 12제자의 파견에 있어서도 그들의 파견사명이 하느님 나라의 선포와 병자 치유, 악령의 축출임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참조: 마태 10,7-8). 이렇듯 병자치유와 악령을 쫒아내는 예수의 기적 행위들은 신약성서에서 하느님 나라와 밀접한 연관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예수는 하느님 나라의 중요성, 급박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러분의 목숨을 위해 무엇을 먹을까 또 여러분의 몸을 위해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시오. — 여러분은 먼저 (하느님의)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시오 그러면 이런 것들도 다 곁들여 받게 될 것입니다”(마태 6,25-33)
“죽은 자들이 자기네 죽은 자들의 장사를 지내도록 내버려 두시오. 당신은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리시오”(루가 9,60)
당시 예수가 상대했던 사람들은 주로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 즉 가난하고 병든자,죄인으로 취급 받던 사람들임을 감안한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활고의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예수가 이런 사람들의 처지를 도외시 하거나 모르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라는 요구는 예수 자신에게 있어서 “하느님 나라”가 얼마나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예수를 따르는 제자가 되려는 이가 “먼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 예수가 이에 대해 “죽은 자의 장례는 죽은 자에게 맡기고 하느님 나라를 전하라”는 요구를 한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급하고도 중요한 일로 생각되었는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예수의 설교와 공생활의 중심도 하느님 나라요 그 테두리도 하느님의 다스리심이었다.하느님의 다스리심이야 말로 ‘예수의 본연의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