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특성
‘교회’는 구조적으로 이중성을 지닌다는 특성이 있다.
첫째로 교회는 가시적인 측면과 비가시적인 측면, 신적인 측면과 인간적인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선교 교령 6)로서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이며 또한 이 세상에 속하는 하나의 제도(institution)이기도 한 것이다. 교회의 비가시적 본질은 교회의 가시적인 구조를 통해 비록 불완전하게나마 가시화 되고 드러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이런 양면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성교회는 본래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요, 가시적인 면과 비가시적인 면을 지니고 있고 —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며 거기에 종속되고 가시성은 비가시성에, — 현세는 우리가 추구하는 내세에로 지향하고 종속된다”(전례 2).
둘째로 교회는 의인들과 죄인들의 교회라는 이중적 구조를 지닌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1,7에서 로마 교회의 구성원들을 “άγιοι”, 성도들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초기 교회에서부터 “거룩한 교회를 믿는다”고 신앙고백을 해왔다. “교회는 손상 없이 거룩하다고 믿어지고 있다”(교회 39).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마태오 복음의 밀과 가라지 비유(13,24-30)가 잘 보여주듯이 교회는 성인들로만 이루어진 교회라고 할 수는 없다. 나약하고 부족한 죄인들의 공동체이기도 하다. “교회는 그 품 안에 죄인들을 품고 있으므로 성스러운 동시에 항상 정화되어야하며 회개와 쇄신을 끊임 없이 계속하는 것이다”(교회 8).
세째로 교회는 초-현세적이면서도 현세적 실재이다. 교회는 인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제도의 차원이며 현실에 매여있는 인간적인 사회인 것이 사실이지만 교회는 단순히 현세적 실재로만 간주될 수 없고 초-현세적인 영역에까지 연결되어 있는 실재라는 점을 에페소서와 골로사이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에페 1,10;23; 2,5이하 골로 1,13; 1,17이하). 필립비서 3,20을 보면 그런 사상이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즉 교회는 지상에 발을 딛고 서있는 그러나 그 본향과 내적 본성은 천상적인 것을 향해 있는 공동체인 것이다.1)
네째로 교회는 ‘이미’와 ‘아직 아니’라는 종말론적 긴장의 시간을 영위하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교회의 목적은 ‘구원’이며 이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을 통해 이미 이루어졌지만 미래에 결정적으로 완성될 것임을 고려할 때 교회의 실존 또한 이미 현세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완성의 날을 고대해야 하는 종말론적 실재로서의 ‘순례자 백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사목 40, 교회 48,50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