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하느님 나라와 교회의 동일시
이상의 교회관의 변천사를 살펴보면서 짚어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4세기 초 이후 부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성행했던 교회의 자기 이해(일방적 그리스도 중심적 교회론을 바탕으로 한 ‘교계 제도-교회의 동일시’ 그리고 국가와 비견되는 하나의 ‘완전한 사회’로서의 교회) 안에서 나타나는 하느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는 ‘교회 = 지상의 하느님 나라’라는 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관 안에서는 교회가 그리스도 처럼 신성시 되고 ‘영광의 교회’가 전면에 대두되며 “오직 교회 안에서만 완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교회는 하느님 나라와 동일시 된다”.1) 실제로 아우구스띠노는 에페소서 5장 27절의 교회에 관한 묘사 – “이것은 그분이 교회를 화려한 모습으로 당신 앞에 나오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교회가 때나 주름이나 그와 비슷한 어떠한 흠도 없이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게 하려고 하신 것입니다” – 를 도래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2)
이렇게 교회와 하느님 나라가 동일시 되면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현실화 되고 시작 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아니한 종말론적 긴장의 시간 속에 위치하는 영광의 ‘하느님 나라’라는 이해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와 동일시 되는 교회는 그 자체로 완전하기에 세상과는 동떨어진, 세상과는 별개의 것으로 이해된다. 교회 – 세상의 대당 구조가 성립되며 교회 울타리 밖에 있는 세상과 사회의 인간 문제에는 둔감해 진다. 또한 이런 교회관에 있어서, 교회는 거룩하고 완전한 반면 세상은 타락해 있고 따라서 개종의 대상으로 밖에 파악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