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1990년대에 들어와 세계는 급격한 변화의 양상을 띄고 있다. 동서냉전구조의 해체와 동유럽의 민주화, 동서독의 거대한 변혁의 흐름과 함께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한∙소 수교 및 북한의 대미∙대일 접근노력 등 어느때보다도 남북의 화해∙협력을 이룰 수 있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이끌려 가기보다는 남한 내부의 상황 변화를 유도하여 그들 방식대로 통합을 감행하고자 하는 혁명세력이 아직도 주도권을 쥐고 있기에 세계정세에 따른 급격한 변화를 경계하고 있고,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의 이러한 경직된 자세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기에 남북관계는 양측이 서로 관계개선을 위한 합의의 틀을 모색했으면서도 합의의 내용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가시적 화합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같은 남북관계의 정치 사회적 현실은 「남과 북이 실질적 화해와 통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양쪽에서 모두 변화가 있어야」함을 말해준다.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바로 여기서 발견된다.1)
오늘의 한국 교회는 민족복음화의 역사적 과제를 북한선교라는 용어로 집약하고 있다. 1992년 3월에 개최된 춘계주교회의에서 통과되어 입법예고된 「사목지침서」제200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해 놓고 있다. 즉 “북한선교는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형제적 나눔을 실현하면서 민족의 평화통일에 대비하여 북한 교회의 부흥과 북한 동포의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역량을 갖추는 교회의 활동을 말한다」고 규정해 놓은 것이다.
이러한 개념 규정은 한국 교회가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고유한 노력을 기울여 남북한 현실정치의 의미와 한계에 제약되지 않는 보편적 구원의 의미를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아적 사명을 밝힌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서 「북한선교」라는 용어가 단지 북한 교회의 부흥을 위한 선교사의 파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실현을 기본명제로 전재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북한선교라는 용어는 이와 유사한 개념이나 용어인 민족복음화, 통일사목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한반도의 통일에 이르는 과정과 그 후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북한선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가로막는 남과 북의 체제,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여 서로 진정으로 화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계획에 배반되는 사고방식, 가치관, 실상,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바로잡음으로써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끔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2)
그러면 한국 교회는 해방후 지금까지 북한선교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또한 앞으로는 어떤 선교정책을 실시할 것인가? 또한 그 과정에서 반성하고 참회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 제기된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는 찾아야 한다. 왜냐면 한국 교회의 북한선교에 대한 지난날의 활동과 그에 따른 평가 및 반성은 앞으로의 선교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피고자 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북한선교를 위한 한국 교회의 활동과 과제를 살핌에 있어 먼저 해방후 지금까지 북한의 종교정책과 전개과정 그리고 최근의 북한 교회 실상을 알아보고자 한다. 북한의 종교정책 및 현실태는 북한선교를 위한 가장 객관적인 자료가 됨과 동시에 이것을 고려해야만 올바르고 적절한 선교 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II부 북한선교의 활동부분에서는 먼저 한국 천주교회의 북한선교 활동을 연대별로 구체적으로 알아본 후 개선할 점을 찾아보고 그 다음으로는 한국 개신교회의 북한선교 활동을 살핌에있어 대표적인 몇몇단체를 소개하면서 어떠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볼것이다. 그리고 III부에서는 북한선교의 전망과 가능성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IV부에서는 앞의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해서 가장 시급한 북한선교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